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곳이 평양 순안공항 인근 미사일 기지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확인됐다고 VOA가 31일 전했다.
방송은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 영상 자료를 기존에 촬영된 민간위성 사진과 비교해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에서 직선으로 약 800m 떨어진, 그리고 길을 따라 이동할 경우 약 1.2km 거리에 위치한 곳에서 유사점을 확인했다.
북한 매체는 이번 미사일 발사에 동원된 이동식발사차량(TEL)이 하늘색 건물에서 나오는 장면도 공개했는데, 위성사진 비교를 통해 이곳이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의 북쪽 건물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매체에 등장한 건물의 색상과 모양은 물론 건물의 바깥쪽으로 보이는 밭과 나무, 작은 도로의 형태가 위성사진과 유사하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 영상 자료를 토대로 상황을 종합하면 북한의 발사차량은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을 빠져나와 길을 따라 약 1.2km를 이동해 이곳에서 발사한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앞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2020년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의 제작과 조립, 점검을 위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며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을 지목한 바 있다.
이 시설은 중심부에 3개 건물이 있으며 그 옆으로 철로가 연결된 별도의 건물이 마련돼 있다. 또 이들 건물은 모두 폭이 넓은 도로로 연결돼 있는데, 각 도로의 연결 부위는 대형 차량이 회전을 할 수 있을 만큼 큰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당시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의 존재를 공개한 조셉 버뮤데즈 CSIS 선임연구원은 30일 이 일대에서 발사가 이뤄졌다는 분석에 동의했다.
발사가 이뤄진 지점은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에서 800m 떨어진 곳이며 또 북한이 공개하는 사진 자료를 분석할 땐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발사 준비 역시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실패한 첫 번째 발사가 북쪽 지대에서 이뤄졌고 이번 발사는 남쪽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항의 남쪽 부근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인데, 현시점에서 그렇게 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군사용이 아닌 민간용 시설이 즐비한 공항의 남쪽 부근에서 발사를 감행한 점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비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북한 민항기들이 사실상 운항을 중단한 상태이고, 또 순안공항의 터미널도 운영되지 않고 있지만 발사 실패 시 파편이 주변에 계류 중인 항공기나 터미널 또 공항 바로 옆 주거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양 순안공항의 민항기용 활주로는 해당 발사지점에서 약 1km, 또 순안공항 터미널은 1.5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또 불과 1.2km 거리에는 고려항공 여객기 5~6대가 계류하고 있다.
버뮤데즈 선임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항공기가 상공에 떠 있지 않고 주변에 민간인이 없는 시간을 맞췄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미국)는 그렇게 하지 않는 만큼 이는 일반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슈멀러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해당 지점을 발사 장소로 선택한 사실에 대해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며 이례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공항에 대한 권한과 운영 통제권을 갖고 있는 만큼,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면서 공항의 계획을 확인하거나 변경하려 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사일 관련 시설 바로 인근에서 발사를 한다는 사실이 이번에 또다시 확인된 점도 주목된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과거 화성-14형 미사일의 발사 장소가 자강도 진천의 미사일 시설 인근이며, 구성 미사일 시설 인근에서도 발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신리 미사일 지원시설 인근에서 발사가 이뤄진 것도 “같은 경우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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