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 세계경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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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전쟁, 세계경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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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구소 “세계 경제성장률 0.2%p 하락” 전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계 경제는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은 여전하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전쟁의 영향을 피해 갈 수 있는 곳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BBC가 11일 보도했다.

BBC는 그 영향의 정도와 심각성은 결정적으로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에 달려 있다며 전쟁 지속 기간에 따라 최근 시장에 가해진 충격이 일시적일지 아니면 좀 더 장기적인 현상일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경제는 "극적인" 타격을 입겠지만, 그 외 국가들에 대한 영향은 각기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연료의 절반 이상을, 터키는 3분의 1 이상을 러시아에서 들여온다. 러시아가 주요 무역국인 이들 국가의 경제는 현재 상황에서 비교적 취약하다.

반면 미국과 중국에서 대러 무역은 국내총생산(GDP)의 각각 0.5% 2.5%에 불과하므로 이들 국가가 입을 타격은 비교적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벤 메이 글로벌 거시 경제 연구 책임자는 이번 전쟁으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4%에서 3.8%로 약 0.2%p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전망은 전쟁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계산된 것“이라며 ”만약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그 영향은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요 고려 사항은 바로 전쟁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다. 사실 이미 이번 전쟁으로 유가 시장은 혼란에 빠진 상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석유 생산국 3위다.

2020년 기준 러시아의 일일 석유 생산량은 1050만 배럴, 수출량은 500만~600만 배럴에 달한다. 러시아산 석유의 절반은 유럽이 사 갔다.

지난 3월 7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 원유 금수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북해산 브렌트유가는 사상 최고가에 육박하며 치솟았다.

지난주 21% 급등했던 브렌트유가는 또다시 18% 급등해 배럴당 140달러에 가까워진 뒤 소폭 하락했다.

에너지 연구 기관인 썬더세드 에너지의 롭 웨스트 대표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지와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지난 8일 한발 나아가 "유가 급상승은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배럴당 최대 300달러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노박 부총리는 러시아 국영 언론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거부한다면 전 세계 경제는 참담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 상승은 연료뿐 아니라 다른 모든 재화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연료와 에너지는 상품 제조와 운송에 기본적인 비용이므로, 이들 가격이 상승하면 전반적인 물가가 상승하게 된다.

한편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의 경제학자들은 현 상황이 "스태그플레이션 같은"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클레이스 은행은 이미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p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이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식량 생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이들 간의 전쟁은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남아공 스텔렌보스 대학의 완딜레 실로보 농업경제 수석연구원과 미국 JP모건체이스사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생산의 14%, 수출의 29%를 차지한다.

게다가 이 두 나라는 옥수수와 해바라기유 시장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곡물 공급 차질은 중동, 아프리카, 터키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레바논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밀의 대부분을 수입하며, 이집트와 터키도 마찬가지이다. 아프리카의 수단,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알제리, 케냐,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의존한다.

세계 최대 비료 기업 중 하나인 야라 인터내셔널의 스베인 토레 홀스더 CEO는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도래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식량 위기가 얼마나 심각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작물 재배에 중요한 비료의 가격은 이미 유가 폭등으로 치솟은 상태다. 러시아는 주요 비료 수출국이다.

홀스더 CEO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전쟁 전부터 상황이 좋지 않았다"면서 "세계 인구의 절반이 비료로 키운 농작물에서 식량을 얻는다. 비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다면 일부 작물의 경우 (수확량이) 50%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는 동유럽, 독일, 이탈리아, 터키 등 일부 국가에서도 물가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맥키언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에 가해진 여러 복합적인 압박은 아시아 국가 경제의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세계 경제가 올해 강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부분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 연구원은 전 세계가 다시 일상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경제 성장 측면에서도 "뜻밖의 행운"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이 연구원 또한 "세계 경제가 전쟁으로 바로 불황에 빠져버리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현재 상황이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을 초래한다"라는 점을 인정하며 "전쟁이 경제에 미칠 영향이 얼마큼 커질지는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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