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차남 앤드루 왕자(요크 공작・61)의 군 직함과 그에 대한 왕실 후원 자격을 회수했다고 BBC가 14일 보도했다.
왕실 관계자에 따르면 앤드루 왕자는 앞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전하'(HRH, His/Her Royal Highness) 칭호도 쓸 수 없다.
이번 결정은 앤드루 왕자가 미국에서 성폭행 혐의로 민사 재판을 받게 되면서 이뤄졌다.
앤드루 왕자 측근은 미국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가 미국 뉴욕주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에 대해 "(앤드루 왕자가) 계속 자신을 변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왕실은 성명에서 "여왕의 승인과 동의 하에 요크 공작의 군직과 왕실 후원 자격을 박탈한다"며 "공작은 앞으로도 공무를 수행하지 않으며 일반 시민으로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왕실 관계자에 따르면 앤드루 왕자의 모든 역할은 여왕에게 즉시 귀속되며 다른 왕실 일원에게 분배될 예정이다. 이 문제는 왕실에서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왕실의 이번 결정으로 앤드루 왕자는 영국군에서 가장 오래된 연대 중 하나인 그레나디어 가드의 대령을 포함한 여러 군 직함을 잃었다.
앤드루 왕자는 영국 해군에서 22년 복무했으며 포클랜드 전쟁 때 전투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
올해 38세인 주프레는 지난해 8월 뉴욕 법원에 앤드루 왕자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뉴욕주 아동피해자법에 의해 미성년자 성폭행 피해자는 공소시효가 지나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주프레는 엡스타인이 당시 17세였던 자신을 앤드루 왕자와 성관계를 갖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가 영국과 미국에서 총 3번에 걸쳐 자신을 성폭행했다며, 미국법에 의하면 당시 자신은 미성년자였다고 밝혔다.
한편 앤드루 왕자는 2019년 BBC뉴스나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주프레를 만난 기억이 전혀 없으며, 미국과 영국에서 주프레와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주프레의 변호를 맡은 데이비드 보이스는 BBC에 금전적 합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주프레가 불명예를 씻길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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