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기자회(RSF: Reporters Without Borders)’가 중국의 언론 탄압 실상을 담은 82쪽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에포크타임스가 9일 전했다.
RSF는 “중국 정권은 전례 없는 기술적 검열과 감시 도구를 사용해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더 이상 권리가 아닌 범죄가 되는 사회 모델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서방의 ‘적대 세력’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불량 저널리즘(rogue journalism)’ 개념을 국외로 전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SF는 언론 자유와 언론인 인권 보호를 위해 1985년 프랑스 파리에서 결성된 국제비영리단체다.
RSF는 7일 중국 저널리즘의 거대한 퇴보(The Great Leap Backwards of Journalism in China)’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2년 전 공개된 중국 언론 실태 보고서 ‘새로운 미디어 질서를 추구하는 중국(China’s Pursuit of a New World Media Order)’의 후속 편이다.
보고서는 1장 언론인에 대한 정권의 탄압, 2장 악화된 홍콩 언론 자유, 3장 국경을 넘나드는 중국의 정보 통제 전략 등 총 3장으로 구성됐다. 이밖에 ▲중국 당국과 각국 정부들, 관련 기관에 대한 호소 ▲언론인 및 언론사, 출판사, 소셜네트워크(SNS)를 위한 제안으로 마무리 됐다.
보고서를 통하여 RSF는 언론이 중국 공산당을 대변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2019년 10월부터 중국 기자들은 ‘사상 검증 시험’을 의무적으로 치러야 기자증을 발급 받을 수 있다. 그 연장선 상에서 시진핑 주석의 사상을 테스트하는 애플리케이션도 스마트폰에 다운 받아야 한다.
언론인에 대한 사상 검증 조치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예정이다. 중국 미디어 전담 기구인 국무원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10월 15일, 직업 언론인들은 최소 90시간에 달하는 ‘중국 공산당 주관’ 교육을 받게 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저널리즘의 거대한 퇴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 당국이 억류 중인 언론인은 비 직업 언론인(프리랜서 기자)을 포함하여 최소 127명이다. 이들은 중형 선고에 더하여 고문과 학대가 자행되는 수용소 수감으로 인하여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RSF는 밝혔다.
자국 내 기자 뿐만 아니라 외신 기자들도 중국 공산당에게는 ‘원하지 않는 목격자’다. 중국계 스웨덴 국적 외신기자 구이민하이(桂民海), 호주 국적의 양헝쥔(楊恒均), 중국계 호주인 청레이(成蕾)는 현재 스파이 혐의로 중국 공안 당국에 구금된 상태다. 지난 2020년 한해 동안 외신 특파원 18명이 비자 갱신을 거부 당해 중국을 떠나야 했다.
보고서는 중국 내에서 언론 탄압이 자행 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홍콩을 지목했다. RSF가 2002년 이후 매년 집계·발표하는 ‘세계 언론 자유 지수’ 에서 2002년 18위(완전 자유 국가)이던 홍콩은 2021년 80위(부분 자유 국가)로 추락했다.
홍콩 언론 자유의 추락은 2019년 발효된 홍콩 국가안전법이 결정적 계기였다. 홍콩판 ‘빈과일보’ 폐간이 대표 사례로 제시됐다. 빈과일보는 중국 공산 정권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독립적인 보도를 이어온 언론사였지만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로 지난 2021년 6월 30일 폐간 됐다.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 창업자이기도 한 지미 라이 빈과일보 사주 역시 국가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중국령’ 홍콩에서 기자들에게 가해지는 물리적 위협도 지적됐다. 2019년 9월, 홍콩 시위를 취재하던 베비 메가 인다(Veby Mega Indah) ‘수아라 홍콩 뉴스(Suara Hongkong News)’ 기자는 오른쪽 눈에 고무탄을 맞고 영구 실명 됐다. 2021년 5월 11일, 사라 량(Sarah Liang, 梁珍) ‘에포크타임스’ 홍콩지사 기자는 자택 부근에서 괴한 1명이 휘두른 야구방망이에 다리 등 여러 부위를 10 여 차례 가격 당했다. 모두 취재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언론 탄압으로 추정된다. 캐리 람(Carrie Lam) 홍콩 행정장관은 베이징 당국의 눈치를 보며 반복되는 언론인에 대한 폭력은 외면하고 있다.
해외에서 중국 내 실상을 보도하는 기자들도 탄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미국에서 위구르족 인권 실태를 보도하는 굴체라 호자 자유아시아방송 기자는 “2001년 미국으로 건너온 후부터 중국 내 친척들이 중국 당국의 압력을 받고 있다. 2017년에는 남동생이 체포됐고, 2018년에는 부모와 친척 24명이 체포 당했다”고 RSF에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는 중국 내 언론 탄압을 강화하는 좋은 구실이 됐다”고도 RSF는 짚었다. RSF에 따르면 2020년 최소 10명의 언론인과 온라인 평론가가 중국 공안 당국에 체포됐다. 코로나 19 사태의 진상을 대중에게 알렸다는 이유이다. 시민기자 장잔(張展)과 팡빈(方斌)은 여전히 구금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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