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앞에 쩔쩔매는 미국의 北 트라우마
북핵 앞에 쩔쩔매는 미국의 北 트라우마
  • 조우석 주필(평론가)
  • 승인 2020.10.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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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미국 대선 이후 대북 정책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라는 점이다. 특히 김정은 수석 대변인 소리를 듣는 문재인이 버티고 있는 참으로 희한한 상황에서, 공화당 트럼프가 대통령에 재선하느냐, 아니면 민주당 바이든이 되느냐의 결과에 따라 어떤 쪽이 우리에게 유리한가를 점검해보는 것은 충분히 의미있다. 유감스럽게도 누가 돼도 안보환경에 큰 변화는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정답이다. 누가 되든 불안한 한반도 안보 상황이 호전될 것 같진 않다는 것인데, 그만큼 우리 상황이 복잡하고 어렵다.

우선 두 후보가 모두 북핵문제 해결에 대화를 강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민주당 바이든의 한반도 전략을 살펴볼 보면 그는 마음에 드는 점이 하나 있고, 안 그런 점도 따로 있다. 우선은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에서 벗어나겠다는 약속이다. 그 말은 동맹관계를 복원하고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을 회복하겠다고 얘기로 들리는데, 그건 일단 환영할만한 일이다. 단 아쉽게도 그게 다분히 원칙론이고 레토릭에 그칠 수 있는 점이다. 아닌 게 아니라 바이든은 다른 데에서는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어 트럼프와 닮은꼴이다.

그게 걱정이다. 이른바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라고 하면서 우물쭈물하고 끌려가다가 끝내 북한 비핵화를 수수방관했던 오바마처럼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바이든 캠프 내 전문가 일부는 북한을 핵국가로 수용하는 군축회담을 주장하기도 한다. 정말 가슴 철렁할 일이다. 자 그렇다면 바이든이라고 해서 우리 입장에서 마음 편할 리는 없다는 게 오늘 우리의 중간결론이다.

사실 그건 트럼프도 마찬가지다. 그의 경우 지난 9월이죠? 그는 자신이 재선에 승리할 경우, 이란 및 북한과 신속한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 발언부터 양면성을 갖고 있다. 그건 남북 화해와 협력에 중점을 두는 문재인 정부와 서로 통할 수는 있다는 뜻이지만, 지금까지 해온대로 동상이몽의 상황이 우려된다. 또 세상이 다 알지만, 그 이면에는 트럼프가 한·미 동맹을 거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때문에 북한에서 일부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군사 훈련을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더 나아가 주한미군 감축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렇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경우를 살펴보면, 어찌됐든 우리 안보 상황은 구조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 누가 됐든 어쨌거나 ‘미국 우선주의’를 강화할 것이 우려된다.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이 멀어져 간다는 뜻인데, 그러면 문재인 등장 이후 3년인 넘도로 안보환경이 취약해질대로 취악해진 상황에서 결정적 이변이 없는 한 즉 한국인의 정치적 각성 없이는, 우리가 원하는 자유우파의 승리 없이는 한반도 상황은 미국 변수와 상관없이 여전히 어렵다는 뜻이다.

물론 자유우파 내부에는 트럼프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그것도 근거는 딱 없다. 트럼프가 누구냐? 그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더라면 미국은 벌써 북한과 전쟁을 했을 것이라고 떠벌여오지 않았느냐? 워싱턴포스트 기자 밥 우드워드의 책 ‘격노’에 따르면 2017년 후반 트럼프는 핵무기 80개로 북한을 공격하는 걸 검토했다고 하는데 그게 이른바 북폭이다. 당시 우리의 소원은 북폭이고 김정은에 대한 참수 공격이라고 우리 자유우파은 빌고 또 벌었지만, 결과는 황당하다. 지금 트럼프는 자기 덕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안 일어났다고 호언하지만, 결국 그렇게 밍그적거리는 바람에 현재 김정은의 배짱만 커졌고, 결국 북한이 가진 핵탄두는 60개를 초과한 수준이고, ICBM과 SLBM까지 최종 개발함으로써 이젠 미국 본토을 협박하는 수준 아니냐?

자 여기에서 나는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하나는 공개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미국은 북한에 대한 역사적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고, 그걸 트럼프도 바이든도 마찬가지란 점이다. 그게 6.25전쟁에 대한 공포 심리다. 일테면 1950년 전쟁이 터지자마자 참전을 결정했던 당시 트루먼 대통령이나 맥아더 사령광은 북한 인민군의 남침을 전쟁의 시초라고 여기지 않았다. 아주 쉽게 생각한 것인데, 그 이유를 잘 음미해봐야 한다.

당시 세계 최강 미군 앞에 조선인민군 따위는 군대도 아니었다. 북한군대는 장비도 엉성하고 훈련도 되다만 오합지졸이고 미군을 보기만 해도 꼬랑지를 내리고 도망갈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트루먼과 맥아더는 당시 625참전을 경찰 행위(폴리스 액션)이라고 표현했던 것이다. 엄청 얕본 것인데, 이게 웬일이냐? 첫 전투부대인 스미스 대대가 경기도 오산에서 투입됐다가 거의 전멸되다시피했다. 그게 전쟁 직후인 7월 4일의 일이다. 북한군에게 완전히 당한 것이다. 이후 3년간 무려 3만 7000명 가까운 젊은이들이 전사당하면서 미국은 진저리를 처야 했다.

그 진저리가 역사적 트라우마로 미국에게 남아있어서 지금도 중동국가를 때리듯이 평양 돼지 김정은이를 쉽게 폭격하거나 하지 않고, 저렇게 밍그적거리는 것이다. 물론 미군에 대한 트라우마로 따지면 북한도 어마어마하다. 무엇보다 엄청난 미군 폭격에 시달리면서 공포심을 키워왔다. 어쨌거나 미국은 북한에 대한 역사적 트라우마가 지금 대북정책의 수면 아래 또아리 틀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 그럼 여기에서 하나 더 말씀드려야 한다. 그럼 한반도 안전은 어떻게 확보될 수 있을까?

미군은 한반도 안보에 절대적이다. 한미동맹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러나 우리를 지키기 위한 최종적인 담보는 미국이 아닌 결국 우리라는 점이다. 한반도 안전을 제대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좌파에게 빼앗긴 권력부터 되찾아와야 하고, 그 전제 아래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하고, 우리의 전면적인 각성이 있어야 비로소 해결 가능성이 있다.

※ 이 글은 13일 오전에 방송된 "북핵 앞에 쩔쩔매는 미국의 北 트라우마"란 제목의 조우석 칼럼을 토대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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