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무역전쟁, 수세에 몰린 중국 반격 수단 충분한가 ?
[분석] 무역전쟁, 수세에 몰린 중국 반격 수단 충분한가 ?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9.05.18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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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광양회 ➔ 유소작위 ➔ 중국몽과 G2 ➔ ?
- 갈수록 중국의 대미 보복 수단 고갈 예상
- 비관세 수단 역시 ‘중국은 불공정 시장’ 비난에 외국기업 탈중국(脫中國)우려
- 국가주의, 민족주의에 따른 반미(反美)운동이 자칫 중국 공산당 지도부로 화살 옮겨질 것 두려워 해
- 중국, 애국파들 눈치에 크게 양보하기도 수월하지 않아 고민
- 미국, 관세, 비관세 외의 다양한 대중(對中) 압박 수단 갖춰
- 미국과 장기전 중국, 장기적으로 ‘서플라이 체인’에 구멍 뚫릴 수도
중국 국영 매체들은 “국가주의적 논조”를 강화하고 나서고 있다. 이들 매체들은 “중국 때리기(China bashing)"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기에 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철저한 통제 속의 중국 언론의 이 같은 모습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고민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현상으로 보인다.
중국 국영 매체들은 “국가주의적 논조”를 강화하고 나서고 있다. 이들 매체들은 “중국 때리기(China bashing)"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기에 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철저한 통제 속의 중국 언론의 이 같은 모습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고민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현상으로 보인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는 뜻으로,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덩샤오핑(鄧小平, 등소평) 시기 중국의 외교방침이었던 도광양회(韬光养晦)해야 할 일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한다는 의미의 유소작위(有所作为)가 중국의 외교정책의 지침이었다.

유소작위도광양회뒤에 나온 말로 덩샤오핑이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비록 도광양회를 견지해야 하지만, 국제문제에 대해서 중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현실을 고려해 나온 말이다.

이후 장기집권의 틀을 만들어 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봉건왕조 시기 조공질서를 통해 세계의 중심 역할을 했던 전통 중국의 영광을 21세기에 되살리겠다는 의미의 중국몽(中國夢 : 중국의 꿈)’을 내세웠다. 시진핑 주석은 2012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선출된 직후, ‘중국몽실현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진핑 시기의 대표적인 통치이념이 됐다. ‘중국몽에는 국가 부강(國家富强), 민족 진흥(民族振興), 인민 행복(人民幸福) 세 가지 목표를 실현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기존의 세계 질서에 변화를 주면서 중국몽의 실현을 위해 이른바 두 개의 강대국 중 하나라는 G2라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범 이후, 과거 겪어보지 못했던 치열한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다. 트럼프 미국 정부는 중국의 급부상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으며 급부상을 미리 차단해야 하겠다는 속뜻이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자칫 첨단 분야에서 밀리면 미국은 G2라는 자리에서도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민주당, 공화당을 초월한 미국 정치 지도부의 공통된 의견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너무나 많은 흑자를 내, 미국은 적자투성이의 정부가 됐다며, 중국의 불정공무역 관행 타파, 지적재산권 침해 시정 등을 들고 나오면서 중국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더 이상 돼지저금통이 아니라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미국산 구매, 미국인 고용(Buy America, Hire American)”을 외치고 있다. 또 중국은 간첩 행위로 미국의 첨단 기술을 도둑질해 간다며 중국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관세맨(Tariff man)’을 자처하며 관세는 좋은 것이라는 생각으로 중국을 관세 전쟁으로 몰아넣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이에 뒤질세라 맞불작전을 펼치고 있지만, 말로는 막강한 반격을 하는 듯하지만, 속내는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판단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시 주석은 당연히 수세에 몰리기는 하지만 국가의 이익을 훼손하지 않고 반격하는 수단을 찾고 있다. 그러나 그 수단들이 고갈되어 간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 513일 추가 관세율 인상의 대상이 되는 미국산 수입품 600억 달러어치의 품목 명단을 공개했으나, 대상 항목은 미국이 지난 10일 발표한 중국의 2000억 달러어치의 수입품 보다 크게 밑도는 형편이다.

미국은 중국의 통신기기 대기업 화웨이(Huawei, 華為技術)와 중흥통신(ZTE, 中興通訊)을 겨냥 영업활동을 극도로 제한하거나, 미 해군 함정을 타이완(대만) 해협을 통과시키면서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과 타이완 지지를 구사하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국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압력의 상승작용을 배경으로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 합의에 도달해 장기적인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는 무역전쟁의 수렁에서 하루라도 빨리 피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미국에 양보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이른바 중국 내 애국파(愛国派)들의 반발을 살 위험이 있어 드러나 보이는 양보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미국의 요구에 따라 국영기업이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섹터(sector)에 대한 정부 보조금과 세제혜택 등을 중단하게 되면, 국가주도의 경제 모델이 무너지고 일당 지배 중국공산당의 경제 지배가 약화될 수 있어 선뜻 손을 댈 수 없는 형편이다. 잘 알려져 있는 대로 중국은 중국공산당의 국가로 당이 맨 위에 있고, 그 다음에 인민해방군, 이어 정부조직이 존재하는 구조이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정책 당국 내부 관계자들은 아직 탄환은 남아 있지만, 다 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은 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미-중 양국이 수긍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음을 내비치는 발언이다. 설령 그렇다 해도 중국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보복 수단에는 반드시 리스크가 수반되게 돼 있다.

중국이 20187월 이후 최대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한 미국산 수입품은 총합계 약 1100억 달러 상당이다. 반면 미국의 자동차 업체 조사국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이 더욱 중국에 압박을 강화하는 경우, 중국이 대미 보복조치로 추가 관세율을 도입할 수 있는 미국 수입품은 원유, 대형 항공기 등 약 100억 달러어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조적으로 미국은 중국에서 수입품 2000억 달러 상당을 추가 관세 부과 조치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중국이 훨씬 밑지는 장사이다.

이 외에도 중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부분은 서비스 분야로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미국은 대 중국 서비스 수지는 405억 달러 흑자였다. 그러나 서비스 수지에 있어서 미국의 흑자는 대부분이 관광이나 교육 분야로 큰 폭으로 압축하기가 쉬운 부분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오히려 중국은 비관세 분야에서 대항조치를 강구할 공산이 있다. 예를 들면 항공기의 구입처를 미국 보잉에서 유럽의 에어버스로 변경하는 것 등이다. 다만, 보복 수단을 관세에서 미국기업에 대한 비관세 장벽으로 옮겨갈 경우 전 세계로부터 중국 시장은 불공정 시장(unfair market)이라는 비난이 쏟아질 것이며, 따라서 조달과 투자(procurement and investment) 측면에서 외국 기업들의 탈중국(脫中國)의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이 중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공교롭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기업에 대해 생산 거점을 미국 안으로 되돌리도록촉구하고 있다.

피터슨 경제연구소의 로버트 로턴스 연구원은 최근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 : 공급망)”에 대한 중장기적인 영향이 매우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국 측이라면 이 점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 무역협의가 교착상태에 빠져 양국이 추가 관세 인상에 나서자 중국 국영 매체들은 국가주의적 논조를 강화하고 나서고 있다. 이들 매체들은 중국 때리기(China bashing)"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기에 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철저한 통제 속의 중국 언론의 이 같은 모습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고민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현상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최소한 당분간은 미-중 갈등이 더 큰 정치적 이슈로 부각되는 것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국가주의, 민족주의를 주창하는 언론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이러한 논조들이 자신들의 이익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이러한 논조에 의해 중국인들의 반미 운동(Anti-America Movement)이 크게 벌어질 경우, 자칫 그 화살이 공산당 지도부를 겨냥할 수도 있다는 보이지 않는 걱정이 깔려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위안화 가치하락은 미국의 추가 관세 도입에 따른 타격 완화에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하지만, 급격한 통화 약세는 자본도피(資本逃避)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중국 지도부는 수출촉진을 위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위안화는 미국 달러 대비 연초 이래 2% 내려가고 있는데 당국의 유도보다는 시장거래의 결과라는 측면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보복을 위해서 보유하고 있는 대량의 미국 국채를 처분해 미국의 차입 코스트를 상승시키는 전개에도 염려가 있다. 중국이 일부 미국 국채를 시장에 내어 놓으면, 시장에 투매가 확산되고 결과적으로 중국이 보유한 나머지 미국 국채의 가치도 급락하기 때문에 중국의 보유 가치가 떨어지는 역효과가 있어 이런 수단에 호소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또 중국이 내수 진작을 위한 경제대책을 강화하면, 미국의 관세인상에 따른 단기적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 중국 수출업체들은 해외 판로 다변화에 노력하고, 원자재 수요를 충족시킬 목적으로 미국을 대체할 다른 공급 상대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미국도 역시 비관세 부분과 중국과의 거래 품목의 조정 등을 통해 악영향을 최소화하려 하기 때문에 미-중 양국의 치열한 무역전쟁은 장기전으로 가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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