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한국 현대사에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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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한국 현대사에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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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대결 끝내고 민주, 법치 진수 보여 줄 때

▲ “문제가 무엇인지, 대책이 무엇인지 이렇게 잘 아는 나라도 처음보지만, 이렇게 하나도 실천하지 못하는 나라도 처음 본다” 즉 “행동(실천)은 없고, 말로만 한다”는 이른바 나토(NATO=No Action, Talk Only)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부즈앨런’이 작성한 ‘한국경제보고서’에서 한 말이다. ⓒ뉴스타운

법원은 3월 31일 새벽 3시 3분 쯤 수뢰 혐의 등으로 전 대통령인 박근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서울구치소에 박 전 대통령을 수감했다.

이번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지난 1987년 민주화 이후 1995년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3번째이다. 전직 대통령의 구속은 전두환은 대통령직에서 퇴임 7년 후, 노태우는 2년 후 형사책임 소급으로 이뤄진 것으로, 당시 이들 두 사람은 정치적인 영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후였다.

* ‘만사’인 인사가 ‘망사’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자체도 피할 수 있었으며, 비록 탄핵이 됐다할지라도 구속도 역시 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의 법률적 대리인들의 법률적 공방이 아니라 정치적 공방으로 흐르고, 또한 사실에 대한 인정을 단 한 건도 하지 않게 법률적 자문을 함으로써 박 전 대통령의 출구를 차단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인사는 ‘만사’라는 말이 있으나 이번의 경우에는 ‘망사’가 됐다. 그 책임 또한 박 전 대통령이 피할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은 혐의를 전면 부정해왔으며, 따라서 서울중앙지법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의 구속은 오는 5월 9일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 진영에 힘이 실어지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보수에서 진보로 정권교체가 구체적으로 현실성을 띄어가고 있다.

뇌물을 제공한 여러 기업들이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의 사실상 경영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은 이미 기소되어 수감되어 있어, 박 전 대통령의 기소는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검찰은 차기 대통령 선거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늦어도 4월 19일 이전에 기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일정을 고려한 듯 검찰은 3월 27일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서울중앙지법은 30일 박 전 대통령을 출석시켜, 점심과 휴식을 포함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장시간인 8시간 40분 동안 심리를 한 후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 된다”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 실패한 혐의 전면 부인 

박 전 대통령은 40여년 절친인 최순실 피고와 공모하여 삼성으로부터 약 298억 원의 뇌물을 건네받은 등의 혐의이다. 검찰과 특별법에 기초해 수사를 한 특검은 대기업의 자금 출연을 요구한 ‘강요’와 ‘직권남용’, ‘공무비밀누설’ 등 총 13가지 혐의로 최순실 피고 등과 공모를 인정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특검 소환 불응, 헌법재판소 소환도 불응하는 등으로 ‘증거인멸 우려’라는 사실을 실증해 주는 우를 범했다.

* 탄핵과 구속에 이르기까지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 25일 한국의 첫 여성대통령으로, 첫 부녀대통령으로, 첫 미혼 대통령으로 기록되면서 수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아버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과 함께, 처녀로서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는 등 그의 애국심과 능력을 의심 없이 믿었다. 집권 기간 동안 십상시라는 말이 나돌고, 정윤회 사건 등 수많은 의혹이 불거졌으나 이를 명명백백 파헤치기 보다는 숨기기에 바쁜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찬성 234표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한국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 가결이었다.

이후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는 최종 주문을 냈다. 당시 대통령 법률적 대리인들은 헌법재판소에서 펼쳐야 할 법리 논쟁보다는 길거리에서 정치적 행보에 신경을 쓰는 등 지지자 여론 형성에 온 힘을 쏟아 부은 결과가 결과적으로는 탄핵소추안 가결(파면)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는 3월 10일 오전 11시 21분 주문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문장으로 대통령은 즉시 직무정지상태에 돌입하게 됐다. 헌재는 대통령 권한 등 “중대한 위법행위”가 있었다며 파면 결정을 내렸다.

* 한국 정치적 현대사에 전환점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쫓겨난 지 불과 3주일 만에 31일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구축한 강고한 보수기반을 배경으로 정계에서는 아직도 이른바 ‘친박, 진박, 골박(골수 박근혜계)’ 등의 이름을 달고 이들과 함께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파면 결정,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등으로 이어졌다. 물론 최종은 법원에서 치열한 법리 논쟁을 통한 증거에 의한 판결이 날 것이다.

국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이른바 진보세력 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오가고 있지만, 해외에서 한국을 보는 눈은 경이롭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시스템이 건전하게 작동하고, 한국인들의 시민의식의 수준 높음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있다. 국내적으로 첨예하게 대립을 하고 있는 세력 사이에 대한민국의 가치 있는 미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대타협이 필요하며, 따라서 현 시국은 현대사의 일대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지난 1997년 한국이 외환위기에 처해 있을 때의 일이다. “문제가 무엇인지, 대책이 무엇인지 이렇게 잘 아는 나라도 처음보지만, 이렇게 하나도 실천하지 못하는 나라도 처음 본다” 즉 “행동(실천)은 없고, 말로만 한다”는 이른바 나토(NATO=No Action, Talk Only)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부즈앨런’이 작성한 ‘한국경제보고서’에서 한 말이다. 되새기고 또 되새겨 보아야 할 말이다.

한국은 지금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싸고 비리 추궁에 앞장 서야 한다며 강렬하게 항의하는 세력과 이와 대척점에 있는 세력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이 강력한 권한을 사유화하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반복현상을 되풀이 되지 않게 하는 방법 또한 잘 알고 있으면서도 사리사욕, 당리당약, 패권세력의 탐욕만이 작동해 고치려는 실천은 상실되어 있는 실정이다, ‘부즈앨런’의 지적은 아직도 유효하다.

따라서 재발 방지를 위한 치열한 공동의 노력이 없으면 한국 민주주의는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아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즉, 고쳐지지 못하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탐욕의 지도자와 그 세력들의 ‘입안에 든 떡’에 불과하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생생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극도의 자제심을 발휘할 줄 아는 한국인들이 패거리 벗어나 함께 진가를 보여주는 것은 이제부터이며, 진보니 보수니 하는 이념적 프레임에서 빗겨나 서로 변화의 몸부림을 치열하게 해야 할 때이다. 한국을 둘러싼 외부 세계는 엄청난 속도로 변화를 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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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7-03-31 19:49:02
종북좌파들이 지금 보수전체를 불태울 흉계를 세워놓고
정권쟁취만 노리고 있는데,미국이나 일본같은 선진국에서나 통할
"이념대결 끝내고 민주, 법치 진수 보여 줄 때" 는 종북광견병걸린 미친개새끼들 앞에서
떠들어봐야 우이독경 물어뜯기는 일만 생기기 마련입니다.
국난을 대비 각자 몽둥이를 하나식들고 완전무장으로 똘똘 뭉쳐 종북미친개새기들
난장을 보면 보는족족 후려갈기는 방법분입니다.

지나가다 2017-03-31 19:29:45
지당한 말씀이온데,
대한민국이 어디지경까지 와 있는지도 모르는데,
보수진영에서 " 이념대결 끝내고 민주, 법치 진수 보여 줄 때"라는 논리를 펴면
좌파들이 깨춤을 추고 쌍수를 들고 반길것입니다.
저들이 하고자 하는데로 모든게 흘러가고 있어요,
대통령 내쫓고 무정부상태로 빠졌고 권한총리도 한계를 느낄것입니다.
정국이 이모양이니 권한대행인들 무슨 힘을 발휘할 의욕이 나겠오이까?

지나가다 2017-03-31 15:25:55
해외언론들이 한국의 정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면
촛불세력을 향해
찬사만 보낼지 그 부분은 상당한 의문입니다.
대통령 파면부터 구속에 이르기까지 촛불망국의 승리로 대한민국이 지도에서 사라질때
외신들은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을 것입니다.
우리의 혈맹국인 미국이 바라보는 냉철한 시각이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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