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팬을 고소한 조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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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팬을 고소한 조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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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를 고소한 조갑제를 의심하는 사람들은 보수쪽에 널리고 널렸다

▲ ⓒ뉴스타운

조갑제가 고소한 일베 네티즌 송모씨는 오래 전부터 보수 사이트에서 활동하던 사람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모씨는 노무현 시절부터 보수 사이트 여러 곳에서 활동했으므로 아이디를 대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보수 사이트에서 잔뼈가 굵은 아줌마다. 보수 사이트 여러 곳을 눈팅하는 독자 이기에 송모씨는 또한 조갑제닷컴의 독자 이기도 하다.

아줌마의 몸으로 송모씨가 인터넷에 뛰쳐 나왔던 이유는 단 하나다. 물 반 빨갱이 반이라던 노무현 시절, 이 아줌마는 일찍부터 종북척결을 외치던 사람이다. 지금으로 보면 보수주의자의 왕고참 쯤에 해당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아줌마가 하느님 처럼 신봉하던 사이트가 시스템클럽과 조갑제닷컴이었다.

송모씨는 일베 게시판에 조갑제가 박원순으로부터 4억여원을 여러 차례 지원 받았다고 질러버렸다. 이 글을 썼던 사람이 송모씨라는 것을 듣고 나는 그 이유를 짐작할 것 같았다. 송모씨는 오랫동안 댓글을 다는 활동을 했었고, 댓글을 보면 주로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했고, 비상식적 상황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대쪽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종북 시절을 참지 못하고 뛰쳐나온 지사들과 논객들은 열혈지사들이다. 그들은 뜨거운 심장을 가졌다. 그들의 뜨거운 피는 그들 스스로를 아스팔트로 내몰고 인터넷으로 내몰았다. 뜨거운 피를 가진 사람들이었기에 이렇게 뛰쳐 나온 사람들은 대부분 대쪽같은 성격에 직설적 화법을 좋아했다.

송모씨가 조갑제를 질렀던 이유는 일할의 비상식적 상황과 구할의 배신감에 분노해서 일 것이다. 조갑제가 박원순을 옹호하는 상황이라니, 이런 비상식적 상황은 대한민국에 존재할 수 없는 희귀한 풍경이었다. 더군다나 그 주인공이 송모씨가 존경해마지 않던 조갑제 라니, 송모씨는 자기 볼을 꼬집고 또 꼬집었을 것이다.

이 상황이 꿈이 아니라 현실임을 깨닫는 순간 송모씨는 배신감에 치를 떨어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도래해야 했던 이유에 대해서 송모씨는 박원순의 지원 때문으로 인식했다. 송모씨의 주장은 박원순이 조갑제에게 돈을 건넸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조갑제닷컴이 서울시청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았을 거라는 추정이었다.

조갑제가 박주신을 옹호했던 이유가 조갑제가 박원순에게 돈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면 그것은 순전히 송모씨의 표현력 부족이거나, 조갑제의 과잉해석이거나 틀림없이 둘 중 하나다. 송모씨도 그런 저급한 해석을 할 정도의 수준은 넘는 사람이다. 조갑제닷컴이 서울시청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상상은 보통 사람이면 누구나 이해가 가능한 상상이 된다.

다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박주신을 옹호해야 했던 조갑제의 이유 였다. 조갑제의 이런 이유에 대해서는 보수쪽에서는 의견이 분분하고 분노가 분분하다. 송모씨의 주장은 그 분분하는 여러가지 의견과 분노 중의 하나 였다. 어디 송모씨 뿐일까. 조갑제를 의심하는 사람들은 보수쪽에 널리고 널렸다. 이건 고소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조갑제가 보수성향의 일베 네티즌을 고소 했다는 소식은 조갑제를 의심하는 보수의 의심에 기름을 붓고 있다. 조갑제 같은 대논객이 이름 없는 네티즌을 고소 한다는 것도 그릇에 맞지 않다. 조갑제의 결백은 고소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조갑제의 삶에서 평생 동안 하나씩 쌓아온 품격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조갑제닷컴이 존재하는 것도, 조갑제 같은 대논객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송모씨 같은 개미 네티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기 주머니를 털어 아스팔트에 참석하고, 남들이 자는 동안 게시판에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격려하지는 못할 망정 고소 질이라니, 그들을 죽이고 조갑제만 남는다면 그 무슨 재미로 애국을 할 것인가.

송모씨의 피고소 소식은 언론을 타고 전국 각지에 퍼졌음으로 조갑제의 결백은 증명되었고 조갑제의 명예는 보존 되었다. 그러므로 이제 그만 하해와 같은 아량을 베풀어서, 절망과 좌절에 빠졌을 이 무명의 댓글 아줌마에게 그녀가 지금까지 응원해왔던 보수는 아직까지는 따뜻하다는 것을, 그녀가 보수를 선택했던 것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음은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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