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과 조갑제의 빈자폄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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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과 조갑제의 빈자폄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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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에 대한 조롱의 철학, 도 넘어버린 지식인의 곡학아세

 
   
  ▲ (좌) 이명박 후보, (우)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이 나라에는 입이 가벼워서 '실언'으로 인한 구설수에 자주 휘말리는 두 사람이 있다.

그 한 명은 현직 대통령이고, 다른 한 명은 지지율 1위의 유력한 대선주자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있을 수 있는 실언 문제를 굳이 논하는 이유는, 사람의 말은 그냥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고와 철학과 정신세계의 표출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정치인의 말 한마디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중대한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말 함부로 하는 사람은 행동도 함부로 하고, 말이 신중한 사람은 행동도 신중한 것이 대체적인 세상의 이치이자 일반인의 상식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명박과 노무현의 실언들을 비슷하게 보지만, 그 둘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노무현의 실언은 나름대로 '강자'로 인식되는 대상에 대한 저항의식의 발로였다. 올바른 이념적 지향점은 찾지 못했으나, 약자의 편에 서려는 나름대로의 철학이 깔린 실언들이었다. 그러한 실언들과 행위들은, 결국 포퓰리즘의 형태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약자를 더 괴롭히는 결과가 되고 말았으나, 노무현에게는 약자를 위하려는 나름의 진정성이 있었고, 그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에 노빠들이 노무현에게 눈물로 열광했던 것이다.

그런데 똑같은 실언이라도, 이명박의 실언은 강자가 아닌 '약자에 대한 조롱'의 성격이 크다. "돈 없는 사람이 정치 하던 시대는 끝났다" 라는 '빈자폄훼(貧者貶毁)' 부터 시작해서, 여성비하, 장애인 비하, 한물간(?)여배우 비하, 무자녀 여성 비하, 대선 낙선한 이회창 비하, 지지율 저조한 손학규 비하, 충청도 비하, 시골출신 비하 등등...상대적 약자를 폄훼하는 그의 발언들을 보면, 그의 빈곤한 철학과 사고의 세계를 가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명박의 '빈자폄훼, '약자폄훼' 발언에 이어, 이명박 열혈 지지자인 조갑제 옹이 이명박과 비슷한 성격의 '빈자폄훼' 대열에 동참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부자가 가난한 사람보다 더 도덕적이다. 가난한 사람은 대체로 게으르고 무책임하며 신용이 떨어진다" 라며 가난한 사람들을 싸잡아서 폄훼하고 나섰다. 그는 "가난한 사람은 남을 도울 수도 없고, 오히려 폐만 끼친다.", "나쁜 부자가 벌어놓은 돈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무능한 사람이 도덕성 검증론을 떠든다." 라며, 천박한 배금주의(陪金主義) 사고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장사꾼 출신의 이명박과 노무현이야 그의 살아온 과정을 볼 때, 장사꾼 수준의 철학을 드러내는게 이해 될 수도 있으나, 유명 논객이라는 지식인이 그런 천박한 마인드를 드러냈음은 참 서글픈 일이다. 나쁜 부자마저도 능력이 있어 사회에 도움을 준다는 조갑제씨의 말도 일면 일리는 있다. 그러나, 조갑제씨는 기업인과 정치인의 철학의 근본적인 차이점부터 이해 해야 한다.

기업인은 근본적으로 공익보다는 사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며 그들의 행위는 애국의 목적은 적다. 그러나 그들의 사익 추구 행위는 결국 애국의 결과로 나타난다. 왜냐하면 그들의 사익추구 행위는, 고용증대와 경기 회복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노동자와 서민을 살리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는 다르다. 철저히 '사익을 버리고 국익과 공익만을 위하는 애국적 철학과 도덕성'이 필수 조건인 분야다. 만약 공직자가 도덕성과 애국심이 결여되어, 국가보다 자기의 이익을 위하고, 자신이 가진 막강한 권력과 정보력을 자신의 배를 불리고 자기가 부자 되는 데 쓴다면,그 나라꼴은 어찌되는가? 장사꾼보다 정치인에게 도덕성과 올바른 철학과, 애국심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정치인과 기업인의 근본적인 차이다.

악착같이 이명박을 비호하며 나쁜 부자마저 옹호하고 가난한 사람을 폄하하는 조갑제씨는 그 단순한 이치도 제대로 이해 못한 듯 하다. 그런 수준이니, 부패한 부자도 능력이라 칭하고, 돈 없는 정치인을 무능하다고 폄훼 하는 듯 하며, 정치인의 마인드와 장사꾼의 마인드조차 구분 못하는 조갑제의 '나쁜 부자 예찬론' '빈자폄훼론'은 그래서 심각한 착각이다.

이명박씨가 청부론(淸富論)을 주장한 데 이어, 조갑제씨도 또 우리 민족 고유의 청빈 사상을 폄훼하고, 청빈보다 청부가 더 낫다고 떠들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는 '청빈'과 '청부'의 개념 정리조차 못한 것 같다. '청빈사상'이란, 공직자와 정치인 등 공직자의 도덕적 깨끗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나라 고유의 철학이다. 각종 권리와 정보를 쥐고, 사익의 유혹에 빠질 수 있는 공직자에게 있어, 자신의 이익을 버리고 공익을 위하는 대의에 서야 한다는 가치관의 철학이다. 즉, '탐관오리'가 되지 말고 '청백리'가 되라는 선도의 철학이다.

그에 비해 '청부'는 기업인의 철학이다. 깨끗하게 돈 벌어서 그 돈을 좋은데 쓴다면, 결과적인 선행이 된다는 자본주의의 철학이다. 만약 기업인이 청빈하다면 이는 어리석은 일이나, 정치인이 청빈하다면, 이는 존경 받을 만한 일이다. 따라서 이 두 개념은 적용 분야가 달라 비교조차 불가능한 개념이다. 그런데도 그 차이점조차 이해 못한 조갑제씨는 자신의 무지를 인식 못하고, '청빈'보다 '청부'가 더 낫다고 떠들면서, 부패한 부자 정치인은 '능력'이라고 떠들고, 깨끗하고 돈 없는 정치인은 '무능'이라고 폄훼하며, 이 나라 지식인의 위신을 형편 없이 추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나쁜 부자마저 옹호하면서, 돈 없는 정치인을 폄훼하는 조갑제씨는 박정희 책을 팔아먹으면서도, 박정희가 왜 가난했는지조차 이해 못하고 있다. 박정희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부자가 되려는 마음만 먹었다면, 과연 못했겠는가? 부자가 될 줄 몰라서 부자가 못되었는가? 박정희가 무능해서 가난했는가?

당시의 우리 주변 국가들을 보자. 국민 1년 총생산액의 1/4을 자기 일가의 주머니에 털어 넣은 지도자도 있었다. 사돈에 팔촌까지 정계와 각종 이권에 접속하여, 일가 친척들이 모두 부자가 된 나라도 있었다. 집권 세력이 제 배를 채운 그 나라들이 지금 어떤 꼴이 되었는가? 정치인이 왜 깨끗해야 하는지, 정치인의 도덕성이 왜 중요한지 조갑제씨는 아직도 이해가 안되는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검소하고 가난했던 박정희마저 무능하다고 떠들텐가?

공익을 목적으로 존재하는 정치인에게 있어, 사익을 추구하는 장사꾼의 마인드는 자칫하면 국가적 재앙이다. 따라서 부자 정치인 이명박이 떠들던 '청부론'은 옛날 경제인으로 돌아가서 논할 문제이지, 정치인 이명박이 할 소리가 아니다. 그런 주장은 그가 정치인의 기본 철학조차 정립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더더구나 온갖 비리혐의와 의혹들로 뒤덮인 이명박의 부(富)가 청부(淸富)인지도 의심스럽다. 누가 부동산 투기를 청부(淸富)라 칭하는가? 부정한 방법의 선거 부정으로 경쟁자를 눌러 정치권력에 오른 행태를 누가 청부라 부르는가? 자신의 죄를 남에게 뒤집어씌워 국민을 우롱하던 권모술수의 출세학이 '청부'인가? 자신의 직위상의 정보력과 권력을 이용해서 자신과 자신 집단의 이익을 취한 행위가 청부인가?

조갑제씨는 박정희를 존경한다면서 박정희 책을 열심히 팔아먹고, 다른 한편으로는 박정희 체제 전복에 나섰던 이명박을 악착같이 지원사격 하고 있으나, 이명박씨와 조갑제씨는 정치인의 기본 철학부터 다시 공부해야 한다. 만약 박정희가 자신의 이익을 목적으로 공직을 이용하여 부자가 되었다면, 나라 꼴은 어찌 되었겠는가? 만약,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배신과 부정을 일삼으며 달려온, 각종 부패타락 경력의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었을 시, 그가 지금까지 추구해 오던 사익(私益)을 버리고, 국익만을 위하는 애국의 길로 갑자기 돌아선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는가?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모은 것도 능력이라며, 그러한 돈마저도 찬양하는 조갑제씨는, 돈 없는 정치인을 '무능'이라고 비하할 것이 아니라, 청빈한 정치인이 되어야 함을 주장해야 하며, 이명박씨도 '빈자'와 '약자'를 폄훼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빈자의 길로 접어들어야 하고,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자신이 돈 많고 힘 있다고 없는 사람과 약자를 업신여긴다면, 이는 정치인의 도리가 아닌 것이다.

기업인과 정치인의 철학 차이도 이해 못하고, 돈 많은 자를 찬양하는 조갑제씨도 자신의 천박한 배금주의 사고부터 버려야 한다. 그런 마인드의 논객이 유명 언론인의 자리에 있다는 것은 이 나라 지식인의 수치이자 모욕이다. 지식인의 가면을 쓴 '책장수' 조갑제씨는 박정희를 논할 자격조차 없으며, 그는 박정희 책을 팔아 돈을 챙기기 전에, 박정희의 철학부터 먼저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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