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패권주의에 맞선 박,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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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패권주의에 맞선 박,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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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분화는 찻잔속의 태풍이 될 것인가

▲ 사진 : JTBC 캡처 ⓒ뉴스타운

새민련에는 시종일관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두 의원이 있었다. 박주선 의원과 조경태 의원이었다. 두 사람 중 박주선 의원이 마침내 선도 탈당을 했다. 박주선 의원은 유난히 정치적 우여곡절을 많이 겼었지만 그때마다 오뚜기처럼 우뚝 서서 재기에 성공한 정치인이다. 이런 이유로 호남 지역에서는 박주선의 별명을 '호남의 호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 호랑이가 우리를 탈출했으니 호남지역의 정치지형은 예측불허 국면으로 전개될 확률이 매우 높아 보인다.

전남지사를 지낸 박준영 전 지사는 이미 신당창당에 돌입했고 무소속 천정배 의원도 창당선언을 하고 내년 1월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세 사람이 들고 나온 기치는 실용, 중용, 중도라는 공통된 '어젠다'였다. 이 어젠다는 이념을 매개체로 하는 친노패권주의와는 상치되는 개념이라는 점에서 대립각을 확실하게 세웠다고 할 수가 있다.

야권 분화의 주역인 이들 세 사람은 일정기간 동안에는 지류를 형성하다가 결국 큰 물줄기가 만나는 지점에서 합류하여 세력의 극대화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들이 상당수의 비노 현역의원을 규합하여 보다 더 큰 세력으로 키울 수만 있다면 야권 재편도 불가능 하지는 않을 것이다.

상당수의 정치 분석가들은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에서 야권의 패배를 예상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야권에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친노패권주의로 결집한 새민련과 친노패권주의의 고립을 노리는 또 다른 야권세력과의 한판 승부가 필연적으로 벌어 질 수밖에 없는 정치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주선의 탈당, 박준영, 천정배 등이 신당 창당을 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지난 16일에 있었던 새민련 중앙위원회 회의결과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 16일, 혁신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새민련 중앙위원회가 열린 회의장은 매우 소란스러웠다. 비노계가 주장했던 무기명 비밀투표도 수용되지 않았고, 찬반토론 제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혁신안 상정을 반대하는 비노계 세력 80여명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고 기립 표결에 들어갔을 때 기립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반대를 표시하는 참석자들도 있었지만 박수 하나만으로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찬, 반 표결수 집계도 하지 않았다. 친노는 혁신위 참석 독려를 알리는 SNS를 통해 친노계 중앙위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리기도 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친노의 의도대로 회의가 끝나자 문재인은 득의 만연한 표정으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고 자랑삼아 말했다. 문재인의 눈에는 그것이 만장일치로 보였을지 몰라도 일반 국민의 눈에는 만장일치는 고사하고 반대편을 묵살하는 날치기로 보였을 뿐이었다. 이른바 친노패권주의의 승리였던 것이다.

비노계는 즉시 반발했다. 최원식 의원의 입에서는 '혁신이 아니라 유신이 됐다'라는 말이 나왔고, 곳곳에서 "친노에 의한 친위 쿠데타다", "혁신이 아니라 망신을 당했다"는 소리도 나왔다. 한 때는 새민련에서 대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해 달라고 외부로부터 극진히 모셔왔던 한상진 명예교수조차 참으로 어이가 없었던지 문재인 대표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모든 정치공학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재신임 투표를 취소하라고 주장했고 문재인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반혁신이자 기득권에 물든 사람들로 보는 것 같다면서 전형적인 운동권 논리이자 흑백논리라고 비판했다.

이날 당 대표를 지낸 김한길, 안철수, 박영선 등, 대표급 의원은 회의 장소에 나타나지 않아. 마치 보이콧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날 회의장에는 친노 중앙위원들이 총 출동해 있었으므로 찬반토론도 하고, 절차에 따라 표결에 임했어도 세력분포상 충분히 혁신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는데도 공포분위기를 조성해가며 강행 처리한 것을 보면 친노패권주의와 배타주의가 얼마나 당내에 깊은지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했다. 이러니 독선, 독재라는 소리까지 나왔을 것이다.

이날 공개토론을 주장하다가 친노로 부터 야유를 받고 퇴장해 버린 조경태 의원은 이날의 광경을 보고 중앙위원회 현장에서 패권화 세력의 "'집단적 광기(狂氣)'를 보았다"고 소회를 밝히면서 혁신안을 날치기식으로 통과시킨 문재인을 지칭하여 독배를 마신 것이라고 했고 "양심도 없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집단"이라면서 짜여진 각본에 의한 날치기로 규정했다. 조경태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는 대목이다.

문재인과 친노는 혁신안 중앙위 통과로 확실한 패권주의에 날개를 하나 더 달았다. 문재인은 혁신안 통과에 이어 친노들이 다수를 차지한 자리에서 대표직 셀프 재신임도 받았다. 문재인은 잘 다듬어진 칼날을 친노 주류로부터 확실하게 받음으로서 친노의 독선과 독주체제가 완성된 셈이다. 그러므로 문재인의 칼끝은 몇몇 친노를 희생양으로 만들어놓은 후, 종국에는 비노의 목을 쳐내는 친노패권주의의 진수를 보여줄 것이다.

친노패권주의의 위력은 대법원 판결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은 한명숙에 대한 친노의 유별난 보호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문재인은 한명숙의 유죄판결을 정치적인 재판에 의한 억울한 옥살이로 규정했다. 그러자 안철수가 국민의 눈높이에 배치되는 지나친 온정주의가 친노 집단의 문제라고 말했다가 문재인으로부터 역공을 당한 것만 봐도 친노패권주의가 얼마나 깊게 자리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있는 대목이다.

아시다시피 친노주류 세력은 한 때, 스스로 폐족이라고 했던 열린우리당 출신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친노의 원래 뿌리는 열린우리당이었다. 반면 비노의 상당수는 호남 정서를 바탕으로 60년 전통야당에 뿌리가 있는 구 DJ계열이었다. 이들이야말로 박혀있는 돌이었다. 그러나 비노는 굴러온 돌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박혀있는 돌을 빼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면서 친노는 60년 전통야당의 적통이라는 프리미엄까지 누리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혁신위 통과와 문재인대표의 재신임 결정은 비노의 처지로 전락한 구민주당 잔존세력을 제거할 수 있는 반DJ전선 구축에 성공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렇다면 친노가 노리는 최후의 종착지는 어쩌면 열린우리당의 부활에 목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이 성립된다.

만약 박주선과 천정배 의원의 주장처럼 호남의 민심이 새민련으로부터 이반되고 있다는 여론이 사실이라면 바로 이런 이유와 배경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은 엊그제 모 라디오 프로에 나와 천정배의 '너나 잘 해라'는 발언에 대해 "천 의원이 조금 크게 착각하고 있다. 우리가 천 의원을 이렇게 대접하는 것은 천정배이기 때문이 아니다. 호남 민심 앞에서 몸을 낮추는 것일 뿐, 천 의원이 호남 민심을 다 대표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호남의 여론은 여전히 새민련에 있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내년 총선에서 친노패권주의가 패망의 길로 가게 될지, 말지는 호남민심이 투표로서 결과를 말해 줄 것이라는 점에서 문재인의 이 발언은 착각 속에 빠진 독배가 될지도 모른다. 탈당한 박주선 의원이 새민련은 사망선고를 받은 낡은 정당이라고 했으니 그렇다면 내년 총선에서 호남민심의 확인만 남았다. 벌써부터 내년 총선결과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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