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그토록 강력하다. 브랜드가 세상을 지배하는 힘은 잘은 몰라도 아마 스텔스 폭격기나, 토마호크 미사일의 힘보다 약하지는 않을 것이다. 스텔스 폭격기를 개인화기로 떨어뜨린 용맹한 용사는 있지만, 브랜드란 무기 앞에는 사람들이 쌍수를 들고 서로 앞을 다투어 머리를 숙이고 달려 나가기 때문이다. 스스로 굴종하게 만드는 힘. 그보다 강력한 힘이 세상에 또 무엇이 있을까.
우리에게 브랜드는 무엇인가
브랜드는 우리를 지배하는 실질적인 지배자이다. 10만원이 넘는 청바지를 사달라고 조르던 아이와 부모간의 문제가 사회화되기 시작한 것이 채 10년이 되지 않았다. 이제 바로 그 브랜드에 대한 열풍이 온 세상을 뒤덮고 있다. 얼마 전 아이를 말리던 그 부모도, 이젠 성장해 사회에 나왔을 그 아이도 모두가 브랜드에 대한 욕구에 시달리고 있다.
바로 그 브랜드가 대학을 졸업한 자신의 취직자리를 빼앗는 원인인데도, 자랑스럽게 그 브랜드를 단 옷을 입고 다니며 취직연습을 한다. 브랜드는 직장을 구하지 못한 상처 받은 자손심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한 셈이다.
브랜드는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처럼 전 세계 곳곳에 침투하여, 감염당한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것을 순순히 내놓게 만든다. 브랜드는 귀중한 피를 빨아먹는 기생충인 셈이다.
도하라운드에서 지적소유권에 대한 문제를 들고 나왔을 때. 브랜드의 힘은 한층 더 강해질 것이다. 손쉽게 싼값에 구해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던 가짜 브랜드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브랜드의 힘은 그런 제도적인 힘을 빌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일부 브랜드는 일부러 가짜 브랜드에 대한 단속을 하지 않는다.
이제 브랜드의 힘은 온 세상이 가짜 브랜드로 뒤덮였을 때, 비싼 매장에서 비싼 돈을 지불하고 나오면서 "나만은 진짜를 입는다"란 자부심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자발적인 굴종을 유발하게 하는 힘이다. 그래서 브랜드가 스텔스기 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지는 것이다.
브랜드는 신기루
그러나 브랜드는 무엇인가. 사기이다. 아무런 물질적인 가치도,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하지도 못하는 허약한 존재가 브랜드이다. 브랜드는 그저 공기 중에 떠 있는 가공의 신기루일 뿐이다. 그저 사람들을 현혹하는 신기루, 혹은 홀로그램 같은 존재일 뿐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도록 세상의 머리 좋고 감각 좋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돈을 뿌려서 만들어낸 가상의 이미지일 뿐이다.
브랜드는 이미지다. 그래서 우리가 TV리모콘을 누르듯, 단지 툭 눌러서 그 이미지를 꺼버리기만 하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 수도 있는 허약한 존재이다. 왜? 실제적인 효용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심리적인 최면, 멋, 화려함, 나도 괜찮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거짓된 약속만을 제공하는 것이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가공의 약속을 흩뿌려대는 거짓말쟁이일 뿐이다. 그러나 그 거짓말의 힘은 너무 강력하다.
지금 조그만 난쟁이 브랜드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해외에 공장을 짓고 있듯이, 거인 브랜드들의 대부분은 아무런 생산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빈국의 가난에 지친 노동자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물건들이 단지 브랜드의 이름으로 포장되어서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져 브랜드를 단 물건들은 다시 우리나라 같은 곳에 들어와 값비싼 노동의 산물을 긁어가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순종하는 사람들로부터.
브랜드가 없는 세상이라면, 아니 브랜드가 만들어 내는 신기루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는 세상이라면, 혹 브랜드의 정체에 대해 확실히 파악한 사람들이 브랜드에 대해 적대적인 해방운동을 벌인다면, 브랜드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브랜드가 가진 힘은 가상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심해야 한다. 브랜드는 너무나 영악하기 때문에, 반 브랜드 운동의 열기조차도 브랜드를 시기하는 자들의 음모로 몰아붙여 더욱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 시대에 브랜드는 마음껏 세상을 돌아다닐 수 있는 프리패스를 가진 셈이다. 누가 브랜드를 막겠는가.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브랜드가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신기루에서 깨어나기만 하면 된다. 멋이나 감성, 우아함이란 브랜드가 사용하는 환상에서 깨어나기만 하면된다. 아니 멋이나 감성이나 우아함이란 브랜드가 사용하는 그런 의미가 아니란 것을 깨닫기만 하면 된다.
브랜드에 사로잡힌 죄수들인 창백한 도회인들이 삶의 본래의 자세로 돌아가서, 인생의 참 맛과 참 보람을 깨닫고 자신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대열에 참여하는 바로 그 순간. 아이들을 현혹하던 마녀들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만화의 한 장면처럼, 우리들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목을 죄어오던 브랜드의 힘에서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브랜드가 사라진 그 자리에 우리의 산물들이. 그리고 브랜드에 피를 빨리며 살아가던 또 다른 약소국들이 만든 산물들이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세계화. 즉 아래로부터의 세계화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때쯤 우리는 좀 더 자유로운 물질적 삶뿐 아니라, 좀 더 자유로운 정신적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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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데도 쓰잘때기 없는.. 그런.
사람으로 치면은 가식적인 모습 이런것. ^ ^
나이가 들면 들수록 브랜드는 덜 찾아 지더라구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