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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를 닮은 삼겹살 집 ⓒ 구현모^^^ | ||
또한 요사이 아내로부터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 '"우리 형편에"라는 것이다. 가령 "오늘 외식 어때?"라고 물을라치면 "우리 형편에 무슨"이라고 일축해 버린다. 그러면서도 아내는 임신한 사람 마냥 뭐가 먹고 싶다고 매일 메뉴를 바꿔가며 혼자 되내인다.
그걸 옆에서 듣고 있노라니 텅 빈 주머니에 들어간 손이 부끄럽기만 하다. 책 한 권 사기도 빠듯한데 아내에게 맛난 걸 사주려니 현실이 궁핍하다. 해서 섣불리 카드를 꺼내들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마침 월급을 탔다며 좋아하는 친구 녀석이 주말마다 우리 집에서 신세지는 것이 미안해서인지 한턱 낸다고 그런다. 그 친구 형편도 궁색한지라 월급을 초반에 깎아 먹고 나면 한 달이 고달플 터인데 흔쾌히 그러라고 하기도 미안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필자와 아내, 그리고 친구가 만원씩만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그 3만원을 들고 가족 외식을 나서게 된 것이다. 돈이 많다면야 서울 올라와서 가보지도 못한 횟집이나, 갈빗집을 우선 공략하겠지만 사정이 사정인지라 필자가 한때 일했던 삼겹살 집으로 발길을 정했다.
고기 1인분에 6,500원, 공기밥 1그릇에 1,000원, 소주 한병 3,000원이다. 신체 건강한 남자 둘에 성인 여자 한 명, 그리고 4살 된 여자 아이 한 명이 앉아서 3인분을 시켰으니 얼마나 많이 먹을 수 있겠냐만은 다행히 고깃집 사장님과의 좋은 인연으로 곱배기로 나오는 고기에 그저 흐뭇하기만 하다.
사이다 서비스, 모듬 야채 서비스, 공기밥 추가 서비스, 이렇게 해서 우리 가족이 배불리 먹고도 실제 계산한 돈은 25,500원이 전부였다. 가게 사장님께 연신 잘 먹고 가노라고 인사를 드린 다음 우린 남은 돈으로 아이스크림 가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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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 외식. 보기가 참 좋다. ⓒ 구현모^^^ | ||
아직 결혼한 친구가 없는 필자는 친구들 술자리에 꼭 가족을 데리고 나간다. 내가 낸 회비로 우리 가족 공으로 먹일 수 있어 좋고, 또한 술자리에서 일찍 일어날 수 있어 좋다. 물론 끝까지 가고 싶고 남자들끼리 진창 노는 것도 좋지만, 몸 망가지고 돈 헤프게 쓰는 것보다 전자가 훨 낫다는 결론이다.
친구들도 좋아한다. 볼 때마다 다르게 커가는 딸아이를 보며 부러워하기도 하고, 자기들도 얼른 장가가서 토끼같은 자식 낳아보겠노라고 다짐하기도 한다.
아내 또한 집에서 괜한 걱정하며 남편 기다리지 않아 좋고, 미처 알지 못했던 남편의 흉이나 지난 과오를 들을 수도 있다. 남들 앞에서 오히려 더 부부애를 느낄 수도 있으며 일상의 권태에서 잠시 벗어날 수도 있다.
이제 형편이 안 좋다거나 시간이 없다는 말로 아내를 집에서 밥만 하게 하는 것은 별 이유가 안될 것 같다. 매일 무슨 반찬 차릴까 고민하는 아내를 위해서라도 조금만 아끼고, 또 조금만 배려하는 마음으로 가끔씩 가족들과 외식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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