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우리가 왜 서울에 온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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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우리가 왜 서울에 온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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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아름다운 힘, 핵없는 세상 위한 부안 어린이 서울 시위

^^^▲ '부안군수 폭력사태'를 연극의 꾸민 학생들
ⓒ 사진/뉴스타운 고병현 기자^^^

학생들은 학교를 가야하는 것은 상식이지만 부안군 초, 중,고생들은 벌써 한달 넘게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부안군수가 위도에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방폐장) 건립 유치신청을 한 뒤 하루도 빠짐없이 부안에는 시위가 그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핵 폐기장 건립을 반대로 30여일 째 등교 거부 투쟁을 하고 있는 전북 부안의 초, 중, 고교생 1200여명이 오늘 29일 상경해 여의도와 종묘공원에서 "핵폐기장 건립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벌써 주민들은 두 달이 넘도록 촛불집회와 시위를 벌이느라 생업을 포기한 지 오래고, 학교에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긴 지 벌써 한 달이 되어 간다. 서울 상경 투쟁도 이번이 세 번째다.

오늘 시위는 예정 12시보다 다소 늦었지만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핵폐기장 건설 중단을 기원하는 노란색 종이배를 띄우는 것으로 시작됐다.

종묘공원으로 자리를 옮긴 부안 학생들은 2시 30분부터 ‘청소년의 문화 한마당’을 진행하고,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연극과 그림, 사진 전시회, 노란 풍선 날리기 등의 행사를 가졌다. 특히 학생들의 연극에는 핵 폐기장 유치에 적극 나서다가 군민들에게 외면당한 김종규 부안군수의 가면을 쓰고 나와 학생들의 야유와 모래주머니 세례를 받았다.

노란 옷의 부안 학생들이 종묘공원을 꽉 메우고 고사리 같은 손을 불끈 쥐고 작은 가슴의 한을 “핵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연신 구호를 외쳤다. 종묘공원에 어린 그리고 타지의 학생들에게 자리를 빼앗긴 많은 서울시민들은 무슨 구경거리라도 만난 듯 관심어린 눈으로 지켜봤다.

종묘공원에서 노점상을 하는 권모씨는 “왜 애들까지 동원해서 시위를 하느냐”며 “학생들이 뭘 안다고 집회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또, “자기네 고향인 부안은 안되고 다른 곳은 상관없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주위에서 수군대는 어른들을 보고 김민정(초등학교 5학년) 학생은 “아저씨, 우리가 왜 서울에 온 지 아세요?”라고 되물으며 “서울에서 만나게 될 어린이 친구들과 어른들께 핵폐기장 문제로 어려운 우리의 이야기를 전해 주고 핵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려고 왔다”고 당차게 말했다.

또, 한 여고생은 “우리도 학교에 가고싶다. 우리 군민들이 원하지 않고 싫다는데 왜 자꾸 핵 폐기장을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빨리 해결되어서 다른 친구들과 같이 함께 공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행사 도중 ‘부모님께 드리는 호소문’을 낭독했다. 호소문에서 “부안의 사람들도 원치 않은 시간에 원치 않은 자리에, 생계를 잠시 미뤄두고 투쟁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우리의 아이의 아이가 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미 살아있는 그 세대들을 위해 핵 없는 세상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젠가 시간이 지나고 역사의 책장이 넘어가면, 지금 저희가 밤길을 걸어가며 부모님과 함께 봤던 불빛들을 미래세대와 함께 보기를 원한다”고 호소하고 "그리고 그 불빛이 죽음의 핵발전이 아닌, 자연이 내려주신 선물로 만든 축복의 불빛임을 그 미래세대에게 속삭일 것"이라고 낭독했다.

마지막으로 "그때 부모님도 꼭 계셔 주십시오. 그 자리에 밤하늘에 밝혀있는 별빛들로, 우리들에게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 학생들은 종묘공원에서부터 조계사까지 가두행진을 펼쳤다
ⓒ 사진/뉴스타운 고병현 기자^^^

한편, 종묘공원에서 ‘핵 폐기장 건설 중단 기원 행사'를 마친 학생들은 탑골공원까지 가두시위를 진행했다.

사실 부안 핵 폐기장 유치계획은 처음부터 말이 많을 수 밖에 없고, 쉽지않은 일이어서 시민단체들도 "이런 반대 분위기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이렇게 까지 확산될 지는 몰랐다"면서 "정부의 신속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또, 핵 폐기장 유치를 신청한 부안군의 결정은 군 의회의 결정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이나 동의를 얻는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한 부안군민들은 “부안은 핵폐기장 건립이 우리 군이기 때문이 아니라 군민들의 뜻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행정을 비판하고 확실한 조사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의 잘못된 대응방식이 문제를 더욱 난항의 길로 빠져들게하고 있고 그것이 커다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렇듯 대화보다는 물리적 탄압에 의존하는 이 같은 대처방식으로 차후 문제를 오히려 더 키울 소지가 있다.

한편, 종묘공원에서 탑골공원까지 가두시위 중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지만 "애들이 위험하고 길이 좁으니까 도로 통제를 좀 더 해달라"는 주최측과 "1차선만 신고해서 우리도 어쩔수 없다"는 경찰 관계자와 실랑이가 잠시 벌어지기도 했다.

주최측의 관계자는 "가을운동회를 대신한다는 의미도 있다"면서 노란색 핵박 터뜨리기와 ’핵없는 세상’ 인사나누기 등의 행사도 진행했다.

^^^ⓒ 사진/뉴스타운 고병현 기자^^^

^^^ⓒ 사진/뉴스타운 고병현 기자^^^

^^^ⓒ 사진/뉴스타운 고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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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하다 이세상 2003-09-29 22:06:28
아이들은 공부만 할 수 있는 세상은 없을까? 정부와 관계당국자들 대오각성해야지요?

이건아니다 2003-09-30 04:06:57
이건 아니올시다. 학생은 학교에서 공부하게두고 어른들이 해결해야된다.
지나치게 말하면 데모도 대물림한다고 말할수있다. 어른들이 해결해야지
공부하는 학생을 길거리로 끌고나와서 되겠는가? 정말이러지 마시요. 편견안가질려고 노력하는 사람중에 한사람인데 이러면 광주항젱도 노제봉씨말을 인정할수밖에 없소. 아이들은 학교로 어른들은 데모아니고 타협으로 해결하시요.
외곽을 때리는 노련한 술수 라는말 믿게 하지 마시요. 이성을 찾고 어른들의 문제를 공부하는 학생들까지 나서게 하는것이 얼마나 치사한짓인지 알고있겠지요.
군번없이 전쟁터에서 죽은 학도병들은 국가로부터 어떤 보상도 요구하지 않았소
당신들은 민주화라해서 국가유공자들보다 많은 혜택을 받았으면 국가를 위해서 양보할줄도 알아야지 아이들까지 데리고 나와서 뭐하자는 것이요.
결국 찌라시들이라고 상대못할 족속들이라고 생각되면 지역 감정의 골만 깊어지는 것이요. 깊이 생각해보고 아이들은 학교로 돌려 보내고 어른들끼지 해결하도록 하세요. 슬픈 역사와 현실 그리고 국민성 정말 떠나고 싶다오.

생각 2003-09-30 11:00:50
경북 월성의 아이들은 바보라서 핵 패기물도 아니고
핵 발전소 옆에서 살고 있습니까?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보자보자하니까 너무들 하네요
핵 발전소도 아니고 발전소에서 쓰던 의류나 장갑같은
적출물 소각장 하나로 별짓을 다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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