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비싼 휘발유값이 절약되고 과속 내지는 교통위반으로 무인카메라에 '찍힐' 일도 없으니까요. 비단 이뿐만이 아닙니다. 주차로 인한 이웃간의 분쟁도 근원적으로 소멸되었으며 음주운전을 걱정할 일도 없어졌으니까요.
하지만 차가 없다 보니까 도보로 10분 여 거리 이상인 경우엔 솔직히 가기가 싫어지는 나태한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자전거를 한 대 사려고 했었지요.그런데 몇 일 전 동서형님께서 "아들놈이 타다가 처박아 둔 자전거가 있는데 타려면 가져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앗싸~!!! 공짜 자전거?!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는데 하물며 자전거라는데 제가 어찌 간과했겠습니까. 그래서 퇴근길에 동서형님 댁에 가서 자전거를 받았습니다. 헌데 오랫동안 방치해 둔 탓에 바람이 죄 빠져 있더군요.
자전거 대리점에 가서 1만원을 주고 기름도 칠하고 안장의 볼트도 조였으며 뒷 좌석도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걸 타고 집으로 오는데 가급적이면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했습니다만 수월하진 않았습니다.
중간중간마다 굴곡과 높임턱이 있는지라 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 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지요. 또한 인도(人道)('자전거 전용도로'는 기실 인도를 일부 차용한 것입니다)에 불법주차한 차량들은 왜 그리도 많은지 아무튼 집까지 오는데 30년만에 타 보는 자전거였는지라 꽤 힘이 들었습니다. 다리도 아팠구요.
하지만 자전거 페달을 밟노라니 길을 가는 사람들의 면면과 이런저런 가게와 상가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그러한 우리네 이웃들의 일상의 것들은 승용차를 운행했을 당시엔 도저히 볼 수 없었던 것들이었기에 왠지 모르게 잃어버렸던 무언가를 다시 얻은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자전거를 배운 것은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인 10대 중반 때였습니다. 당시 가난한 집안의 장남이었던 탓에 자전거 소유는 저로서는 언감생심이었지요. 그런데 옆집에 또래 하나가 이사를 왔는데 그 녀석은 자전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녀석에게 잘 보이려고 별 아부짓을 다 했습니다. "넌 얼굴도 잘 생겼고 마음씨도 고울 것 같다", "이거 우리 할머니가 찐 옥수순데 너도 하나 먹으렴~" 그러나 녀석은 뱃속에 능구렁이가 한 마리 들어 있는 놈이었죠."
웃기지 마. 난 네 속 다 알어. 이 자전거가 타고싶어서 그러는 거지? '짜식, 눈치는 빨라 가지고...' 여하튼 녀석에게 당시의 히트 상품이었던 '줄줄이 사탕'을 사 주고 아부까지 덤으로 건네주면서 겨우 배운 자전거였습니다.
30년 만에 다시 만나는 자전거가 정겹습니다. 이제 자전거를 타고 운동도 하고 일요일엔 도서관에도 다니렵니다. 어제도 자전거를 타고 마늘과 삼겹살을 사려고 대전역 부근의 시장에 갔었습니다.
그런데 참 재미있더군요. 토끼 한 쌍을 가지고 와서 팔려는 할아버지와 미꾸라지를 사라며 소리 지르시는 할머니, 집에서 기른 듯한 푸성귀를 파시는 아주머니에 이르기까지 아무튼 그들은 모두가 우리네의 정겨운 이웃들이었습니다.
사족입니다만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자전거 등록제'가 실시되면 좋겠습니다. 그럼 혹여 분실을 해도 금방 찾을 수 있다더군요.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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