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우리식 이름 倂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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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우리식 이름 倂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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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름, 한국 내 인지 부작용 커

 
   
  ▲ 재한 조선족 칼럼니스트 김정룡 씨
조선족 이름을 한국식 발음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인들의 마음속에는 중국 조선족 교포를 '한국인'이라고 보는 생각과 '중국인'이라고 보는 모순가치(Ambivalence)가 공존한다.

물론 얼핏 보기엔 전자는 틀리고 후자는 맞다. 어느 것이 맞다는 생각은 '국적'이라는 법률개념에서 시작되지만, '한국인'이라는 개념을 민족개념으로 옮겨 오면 둘 다 맞는 생각이다. 즉, 적어도 한국 안에서만 논의할 때, 동일민족 국가인 한국에서 '한국'이라는 국가와 민족의 개념은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조금 더 나아가서 얘기해 보자. 만약 당신이 지금 중국에 살고 있다면 자신 주변 조선족 친구들을 중국인으로 인식하는 게 더 맞다. 그리고 현실이다. 그러나 당신이 지금 한국에 살고 있다면 이미 한 국가 내에 포함된 그들을 같은 민족으로 여기고, 국적 개념은 지양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지금 조선족매체에서는 'Jin'과 'Kim'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성시가 '김씨'이면 중국에서는 '진'이 된다. 재한 조선족 칼럼니스트인 김정룡 씨가 "나는 누구인가?(Jin과 Kim)"(조글로미디어 7월16일자)라는 칼럼을 올리면서 이 새삼스러운 이름 문제가 제기됐다. 이 칼럼은 동북아신문 등에도 실리면서 같은 주제로 김범송 칼럼니스트가 쓴 "조선족 동포 호칭 재론"이란 칼럼이 나란히 실리고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엇갈리면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칼럼은 명확한 답을 내리고 있지는 않지만 주제와 방향을 달리 한다. 후자의 김범송 씨가 "김씨든 진씨든, 환경에 따라 가능하다"는 입장인 데 반해 전자의 김정룡 씨는 "김씨로 불러 주지 않음에 대한 서운함"을 표현하고 있다.

그 주장들의 근거 역시 모두 일리가 있다. 김범송 씨의 경우 "김과 진이 상호 공존할 수 있는 호환가능한 세계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말로 설명되고, 김정룡 씨의 경우는 "결코 이 문제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는 말로 설명된다.

김정룡 씨가 칼럼에서 소개한 경험담이다.

" 1990년대 초반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있었던 일이다.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삼일 묵고 마포소재 가든호텔에 옮기게 된다는 소식을 한국 업무거래처 분들에게 알렸다. 그 시절은 지금과 달리 한국도 통신이 발달해 있지 않아 매우 불편했다. 하여 한국 분들이 호텔카운터에 전화해서 나의 룸 번호를 체크하고 나서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 분들이 나의 성을 KIM라고 말하니 호텔 측에선 그런 손님이 없다는 대답이었다. 하긴 나의 성은 한국식으로는 KIM이지만 나는 분명히 중국공민이기에 중국식으로 JIN이기 때문에 KIM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특히 김정룡 씨는 조선족 교포들의 경우는 재일교포나 재미교포와 다르게 "달리는 열차에 무임승차한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을 위해 피를 흘리거나 척박한 만주땅을 개척했고 심지어 국민당과도 싸워나가면서 중국에서 터전을 잡은 한 민족"이라는 말로서 서운함을 대신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든 서울에 찾아온 김 씨를 진 씨라 부르지는 않는다. 진정 난점은 여기에 있는 게 아니다. 그럼, 연변지역에서는 김 씨를 진 씨라 부를까? 그렇지 않다. 한족들이 아니라면 여전히 김 씨는 김 씨로 통한다. 중국 공민증(주민등록증)에는 '쇠금(金)'자가 적히고 이를 호칭할 때 'Jin'이라 부를 뿐이다.

만약 당신의 조선족 친구의 이름이 '박동훈(朴東勳)'이라 하고 그를 서울의 호텔이나 행정적인 이유로 동사무소 같은 곳에서 찾으려 한다면 '피아오둥슌'이라고 해야 한다. '피아오둥슌'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지지 않는다면 '푸둥슌'이라고 한 번 더 찾아야 할 것이다. 간혹 두 가지 발음을 쓰는 한자어도 있으니. 노력한다면 찾을 수도 있겠지만 내내 친구를 찾는 기분은 들지 않을 테다.

한국 내 행정 전산망이나 호텔 숙박기록에 조선족의 한국식 발음을 병기하는 것이 옳다. 한국의 중국어 표기법에 의하면 "중국 고유명칭에서 관용화한 표기에 대해서는 한국식 발음을 따를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사람의 이름의 경우 '모택동'은 '마오쩌둥'이라 표기해야 하고, '노자'는 '라오즈'라 하지 않고 그냥 '노자'라 할 수도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시점이 그 기준이 된다. 합당한 근거로 본다. 그러나 우리 역사적이나 문화적으로 이미 고착화한 어휘의 경우는 '옌벤'이 아닌 '연변', '만저우국'이 아닌 '만주국'으로 부를 수 있다.

종합해 보면 무엇인가?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은 번거롭게 중국어 병음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 아닌가? 하물며 같은 성씨에 친숙한 글자로 쓰인 같은 민족의 이름에 대해서는 어떨까?

우리의 정신세계와는 동떨어진 "샤오린스'는 낯설다는 이유로 '소림사'라고 불러도 좋다면서 내가 매일 부르던 친구 이름은 애써 '피아오둥슌'이라 부르라 한다면 이건 모순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만약 중국 호구 전산망과의 호환성이 문제가 된다면 '朴東勳'은 'Piao-Dong-Xun(박동훈)', 이렇게 적으면 된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그 이름이 지니는 뉘앙스와 인식은 정체성을 반영한다. 우리가 어떤 미국인을 '루즈벨트'라 부르는 것은 그가 집에서든 미국 시민행정에서든 그를 대표하는 이름은 영낙없는 '루즈벨트'이기 때문이다.

조선족의 경우는 이와 다르며, 연변 조선족의 경우는 집에서든 친구 사이에서든 '박동훈'으로 통하고 행정적으로만 '피아오둥슌'이다. 왜? 중국어에서는 '박동훈'을 발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선족매체들은 아예 한자표기를 쓰지 않고 한글로만 '박동훈'이라 쓴다.

조선족 이름의 병기법을 통해 행정(법률)적인 편의와 실생활에서의 합리성을 동시에 찾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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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조선족 2010-10-02 05:15:03
왜서 ㄹ를 ㅇ로 고쳤나요?ㄴ도 ㅇ로 고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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