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편익시설 운영수익 지역 환원…한수원 월성본부도 견학

전국에서 연간 발생하는 폐기물이 1억7900만 톤을 넘어선 가운데 경주시가 기존 매립 중심의 폐기물 처리시설을 자원회수와 에너지 생산, 주민편익시설이 결합된 복합공간으로 전환하면서 다른 기관의 현장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폐기물 처리시설을 둘러싼 주민 수용성이 지자체의 주요 환경 현안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처리시설 운영 수익을 지역에 환원하는 방식도 관심을 받고 있다.
경주시는 최근 한국수력원자력 월성본부 직원과 관계자들이 천군 종합자원화단지를 찾아 폐기물 처리 과정과 주민상생 시설 운영 사례를 살펴봤다고 4일 밝혔다.
천군 종합자원화단지는 자원회수시설과 재활용선별장, 음식물자원화시설을 비롯해 웰빙센터와 보문카라반, 스마트에어돔, 환경드림파크 생태공원 등이 한 공간에 조성된 복합 자원순환시설이다.
과거 폐기물을 단순 매립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존 매립 폐기물을 다시 굴착해 회수한 뒤 가연성 폐기물을 자원회수시설에서 소각하는 순환이용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자원회수시설의 하루 처리 규모는 168톤이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도 버리지 않는다. 폐열을 단지 내부의 에너지원으로 다시 활용하고 있으며 생산한 전력 가운데 남는 전력은 판매해 수익을 창출한다. 수익 일부는 주민협의체와 연계한 지역 상생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재활용선별장에서는 하루 평균 22톤의 재활용품을 품목별로 분류해 판매하고 있다. 음식물자원화시설은 하루 최대 80톤을 처리할 수 있으며 연간 약 2만4000톤의 음식물류 폐기물을 사료 원료 등으로 자원화하고 있다.
폐기물을 최대한 재활용하고 매립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전국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의 ‘2024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국내에서 한 해 발생한 전체 폐기물은 1억7953만 톤으로 전년 1억7619만 톤보다 1.9% 증가했다. 생활계폐기물은 2376만 톤으로 전년보다 6.0% 늘었다.
전체 폐기물의 처리 방식은 재활용이 85.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매립 5.4%, 소각 5.6%로 집계됐다. 재활용 가운데 물질 재활용은 79.1%, 폐기물을 연료나 열에너지로 활용하는 에너지 회수는 6.6%였다. 폐기물을 단순히 땅에 묻기보다 다시 자원이나 에너지로 활용하는 체계를 확대하는 것이 폐기물 정책의 주요 과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
환경당국도 매립·소각되는 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폐기물처분부담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폐기물을 매립하거나 소각할 경우 부담금을 부과해 재활용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생활폐기물이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최종 처리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정보관리시스템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천군 종합자원화단지가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폐기물 처리시설과 주민편익시설을 한 공간에서 운영한다는 점이다. 단지 내 웰빙센터는 연간 약 23만 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보문카라반과 스마트에어돔, 환경드림파크 생태공원도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여가·체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웰빙센터와 보문카라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은 주민협의체를 통해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복지사업 등에 다시 투입하고 있다. 주민들이 폐기물 처리에 따른 부담만 떠안는 구조에서 벗어나 시설 운영에 따른 편익도 지역사회와 공유하려는 방식이다.
폐기물 소각장이나 매립장과 같은 시설은 악취와 환경오염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입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반발이 발생하기 쉬운 대표적인 환경기초시설로 꼽힌다. 국내 폐기물 처리시설의 지역별 입지를 분석한 학술연구에서도 처리시설 수가 지역별로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폐기물 처리 부담의 지역 간 형평성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폐기물 처리시설의 기술적 안전성뿐 아니라 주민편익시설 조성과 수익 공유, 환경정보 공개 등을 함께 추진해 지역사회 수용성을 높이는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다. 천군 종합자원화단지의 주민상생 방식 역시 월성본부 관계자들이 이번 방문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본 부분이다.
다만 자원순환단지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방문기관 수나 주민편익시설 이용객뿐 아니라 매립 폐기물 감축량, 재활용품 회수량, 폐열에너지 생산량, 온실가스 감축 효과와 주민 환원 규모 등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2024년 국내 생활계폐기물이 전년보다 6% 증가한 상황에서 지자체의 폐기물 정책은 처리시설을 추가로 확보하는 문제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발생한 쓰레기를 얼마나 다시 자원으로 활용하고 최종 매립량을 줄이는지, 처리시설이 위치한 지역 주민과 편익을 어떻게 공유하는지가 자원순환 정책의 실효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중요해지고 있다.
경주시 천군 종합자원화단지가 매립과 소각이라는 폐기물 처리 기능을 넘어 재활용·에너지 회수와 주민편익을 결합한 공간으로 운영되면서, 향후 이 같은 방식이 다른 지역 폐기물 처리시설의 주민 수용성과 자원순환율을 높이는 모델로 확산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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