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1위 신진서 9단이 2국에서 카타고를 꺾었다. 2점 접바둑이긴 했지만, 대단한 대국이었다.
인간 바둑 완전체가 인공지능 완전체를 맞아 인내력과 끈질김, 그리고 승부수까지 띄워 이겨낸 세기의 한판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카타고가 인간을 상대로 계속 싸움 바둑을 유도하기 위해 자극하는 장면과 초읽기 시간 연장을 위해 호구에 수를 두는 모습까지 보았다. AI가 사람의 감성까지 가진 듯한 놀라운 경험이었다.
이날 우리가 본 것은 단지 바둑만이 아니었다.
신진서는 5시간의 대국에서 무려 11병의 생수를 마셨다. 이는 단순한 갈증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양이다. 그의 몸은 실제로 엄청난 수분 보충이 필요했던 것이다. “싸움 바둑이 벌어지면 질 것이다. 2점 접바둑의 우위를 지키는 전략으로 두겠다”라던 그는 결국 중앙에서 전투를 택했다.
그리고 그는 인공지능을 상대로 전투까지 이겼다. 물론 앞서 이세돌 9단도 묘수를 써서 알파고를 이긴 적이 있었다. 바둑에서 AI는 끼우는 수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투는 순수한 수읽기 전투라는 점에서 의미가 달랐다.
이런 의문이 들었다. 290수가 두어지는 동안 신진서는 11병의 생수를 마셨다. 같은 시간 카타고는 얼마나 많은 전기 에너지를 소모했을까? 인공지능과 가장 가까운 수를 둔다고 하여 ‘신공지능(神工知能)’이란 별명을 가진 신진서가 엄청난 수싸움 끝에 겨우 한 판을 이긴 이 사건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
이번 대국 내내 나는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인류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느꼈다. 그가 마신 11병의 생수는 미래 인류가 감당해야 할 갈증의 무게가 아닐까? 신진서가 아닌 어느 바둑기사도 이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바둑 애호가로서 나는 단언한다.
그런 것처럼 평범한 인간의 두뇌는 조만간 인공지능에 종속(從屬)된 질문자의 기능에서 끝나지 않을지? 아니면 인공지능의 취약한 결함을 찾아 메꾸는 보조자로서의 역할에 머물지 않을까? 한없이 걱정스럽다.
모든 인간의 고민은 AI가 해결하는 그런 멋진(?) 신세계가 올까?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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