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찍었으면 …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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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찍었으면 …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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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지방선거 사전투표장 투표함에서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를 들고 나와 선관위 직원에게 질의하는 이재명 대통령/TV조선 뉴스 캡처
지난달 29일 지방선거 사전투표장 투표함에서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를 들고 나와 선관위 직원에게 질의하는 이재명 대통령/TV조선 뉴스 캡처

대통령이 저지른 작은 실수 하나가 국민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다. 국민은 의외로 아주 소박하기 때문이다.

며칠 전 지방선거 사전투표장에서 투표함을 들락날락한 이재명 대통령의 모습은 국민들을 당황하고 또 불쾌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여기에서 국민은 아주 상식적이고 인간적인 관점에서 화를 내는 것이다. 그 국민적 상식을 따라가 보자.

대통령이 기표할 때 도장을 바로 세워서 찍는 걸 모르나? 국민 누구나 이런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도장이 조금이라도 기울어지면 기표가 정확한 ‘ㅇ’자로 찍히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설령 잘못 찍었다고 치자. 그런데 그걸 들고 기표함 밖으로 나와? 이 장면에서 본 국민이라면 누구나 놀랍고 의아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보통의 국민이라면 표시 나지 않게 도장을 다시 찍거나 자신의 실수에 대해 자책하는 선에서 포기했을 것이다.

대통령은 자신의 실수를 선관위 직원에게 어떻게 해달라고 하려던 걸까? 선관위 직원이 잘못한 기표를 대신 처리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렇다면 유·무효표 판정 기준에 대한 단순한 궁금증이었다면 투표를 끝내고 질의했어도 될 일을 투표지를 들고나와 저런 기괴한 행동을 해? “어쩌라고?”라는 대통령 자신의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이런 의문에 이르면 국민의 생각은 복잡해진다.

그래서 선관위 직원이 투표지 공개를 저지했을 때, 대통령의 태도는 국민들을 많이 놀라게 했을 것이 분명하다. 대통령은 “상관없다”라는 거였다. 투표지가 접히지 않은 상태로 여러 사람이 지켜보고, 여러 대의 고화질 방송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데 상관이 없다고? 이렇게 말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특권의식 차원을 넘어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했다.

여기에서 선관위 공식 입장은 이 많은 의구심에 불을 당겼다. 기표 상태를 공개한 대통령의 표가 유효표라는 것이었다. 여기서 국민의 생각은 ‘나의 한 표와 대통령의 한 표가 다르다는 건가?’라는 지점에 이른다. 내가 투표소에서 그런 행동을 했었더라도 정말 상관없었을까? 이 의문에 이르면 국민의 분노는 간단하게 해소되기 어렵다.

국민은 삼성전자 주식이 떨어지거나 중국인들이 제주도를 쓰레기장으로 만들어도 꾹꾹 참을 수 있다. 적어도 그것이 내 삶과 생활을 침해하지만 않는다면! 그러나 당장 나 자신의 영역이 침해되거나 나의 소중한 것을 건드린다면? 비록 그것이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참지 못한다.

한 표의 소중함을 아는 모든 국민들에게 이 모습은 참기 어려울 만큼 불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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