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운/김병철 기자] 도시공사를 평가할 때 흔히 먼저 거론되는 것은 개발사업의 규모나 예산의 크기다. 몇 개 사업을 하고 있는지, 투자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외형이 얼마나 커졌는지가 기관의 성과처럼 받아들여지곤 한다. 하지만 지방공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은 단순한 외형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어떤 기준으로 사업을 선택하고, 어떤 구조로 재정을 운용하며,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도시를 다루는 공기업일수록 더 그렇다. 숫자는 결과일 뿐이고, 그 숫자를 만들어내는 판단과 체질이 기관의 수준을 말해준다.
용인도시공사는 지금 그런 평가의 전환점에 서 있다. 플랫폼시티를 비롯한 대형 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외형상으로는 분명 확장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차입 규모가 커지고 사업 구조도 이전과는 다른 무게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더 중요한 것은 사업이 커졌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확장이 어떤 방향과 원칙 위에서 이뤄지고 있느냐는 점이다. 단순히 사업을 늘리는 공기업인지, 아니면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공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는지에 따라 평가는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신경철 사장의 역할을 함께 보지 않을 수 없다. 지방공기업의 경영은 결국 최고경영자의 철학과 판단을 통해 구체화된다. 사장이 어떤 사업을 우선순위에 두는지, 조직 내부에 어떤 기준을 세우는지, 외형과 내실 가운데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는지에 따라 기관의 결은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용인도시공사의 최근 흐름은 단순한 사업 확대라기보다, 그동안 쌓아온 기반 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정리와 확장의 과정으로 읽힌다.
용인도시공사는 하루아침에 개발공기업으로 성장한 기관이 아니다. 역북지구 도시개발사업과 기흥역세권 개발사업 등 굵직한 개발 경험을 쌓아왔고, 동시에 시민체육공원, 평온의숲, 재활용센터 등 생활 밀착형 공공시설 운영을 맡아오면서 수탁사업 기반도 유지해 왔다. 이 구조는 용인도시공사의 강점이자 과제였다. 안정적인 운영 역량을 갖췄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크지만, 반대로 순수 개발형 공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기에는 쉽지 않은 구조이기도 했다. 개발과 관리, 두 기능이 한 조직 안에 함께 존재해 왔기 때문이다.
신경철 사장의 방향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 기존 기반을 흔들면서 무리하게 확장하기보다, 운영 안정성을 유지한 채 개발 기능을 넓혀가는 방식이다. 이는 눈에 띄는 속도를 앞세우는 방식과는 다르다. 단기적으로는 다소 신중해 보일 수 있지만, 도시공사라는 조직의 특성을 감안하면 오히려 더 현실적인 접근에 가깝다. 공기업은 민간기업처럼 공격적인 확장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시민의 자산과 직결되는 조직인 만큼 안정성과 공공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확장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기존 수탁 운영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개발 역량을 단계적으로 축적하려는 흐름은 단순한 방어가 아니라 관리된 성장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용인도시공사가 보여준 모습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제2용인 테크노밸리, 플랫폼시티 등 용인의 미래 산업·도시 구조와 맞물리는 대형 사업에 참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생활 현장과 맞닿은 공공서비스 혁신을 병행해 왔다. AI 기반 공공서비스, 생성형 AI 챗봇 도입, 노상주차장 스마트 무인화, 교통약자 이동지원 서비스 개선 등은 개발사업과는 결이 다른 영역이지만, 공기업이 시민에게 어떻게 체감될 것인가라는 측면에서는 결코 가볍지 않은 과제다. 도시공사가 개발사업만 잘한다고 해서 시민이 곧바로 신뢰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 결국 시민이 체감하는 것은 일상에서 만나는 서비스의 품질이고, 생활 현장에서 나타나는 공공기관의 태도다. 이런 점을 놓치지 않고 개발과 운영을 함께 끌고 간 점은 신경철 사장의 경영 방향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서가 된다.
여기에 정보공개와 조직 운영의 투명성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용인도시공사는 정보공개 종합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 같은 성과는 단순한 행정적 결과를 넘어 조직 내부가 어떤 태도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개발사업이 커질수록 시민의 관심은 사업 성과 못지않게 절차와 과정으로 향하게 된다. 어떤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졌는지, 예산과 계약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공성은 어떻게 담보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정보공개 역량을 끌어올린 것은 외형 확장 이전에 신뢰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정보공개가 진짜 힘을 가지려면 내부 청렴과 조직 통제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개발사업이 확대될수록 계약, 용역, 보상, 민관 협력, 외부 접촉 등 이해관계가 복잡해진다. 이 과정에서 조직 내부의 기준이 흔들리면 사업 규모가 아무리 커져도 신뢰는 쌓이지 않는다. 오히려 외형이 클수록 작은 균열 하나가 더 크게 드러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용인도시공사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청렴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내부 통제 시스템이다. 사전 예방형 감사, 다층적인 의사결정 구조, 부서 간 견제와 협업, 책임 있는 보고 체계가 함께 돌아가야 한다. 특히 직원 청렴은 사장의 의지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조직 문화로 정착돼야 하는 영역이다.
이 점에서 신경철 사장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더욱 분명해진다. 외부적으로는 사업을 확대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이 같은 기준 위에서 움직이도록 만드는 일이다. 도시공사는 여러 부서와 기능이 동시에 작동하는 조직이다. 개발 부문, 운영 부문, 재무 부문, 지원 부문이 제각기 움직이면 외형은 커져도 체계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관리 중심 조직에서 개발 중심 조직으로 전환되는 시기에는 조직 내부의 혼선이 생기기 쉽다. 역할과 책임이 선명하지 않으면 의사결정의 무게는 일부에게 집중되고, 반대로 실무 현장에서는 책임 회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사장의 진짜 역량은 사업을 하나 더 따오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데 있다.
현장 중심의 행보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을 필요가 있다. 동백·보정미르휴먼센터 준공 전 점검, 제설 전진기지 지원, 교통약자 이동 현장 점검 등은 단순한 일정 소화 차원의 행보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도시공사라는 조직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런 현장 점검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도시공사는 책상 위 보고서로만 움직이는 기관이 아니다. 시설은 실제로 운영되어야 하고, 서비스는 실제로 시민에게 닿아야 하며, 안전은 문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확인되어야 한다. 현장을 챙긴다는 것은 결국 사업과 운영을 분리하지 않고 보겠다는 뜻에 가깝다. 개발은 거창한 계획으로 시작되지만, 공공기관에 대한 평가는 늘 현장의 완성도에서 이뤄진다.
용인도시공사의 현재를 설명하는 데 있어 플랫폼시티는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단순한 신규 개발사업이 아니라 용인의 산업·주거·교통 구조를 새롭게 짜는 대형 프로젝트이며, 동시에 용인도시공사가 어떤 개발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인지를 보여줄 시험대이기도 하다. 대형 공영개발은 시작 자체보다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공동개발 구조 속에서 실질적인 기여는 무엇인지, 지역 환원 구조는 어떻게 설계되는지, 공공성은 어디까지 확보되는지, 사업 종료 후 용인 시민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내야 한다. 단순히 참여기관으로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공기업의 정체성이 강화됐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시민이 궁금해하는 것은 “사업에 참여했는가”가 아니라 “그 사업을 통해 무엇을 남길 것인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용인도시공사에 필요한 것은 사업의 양적 확대를 넘어서는 질적 설명이다. 얼마짜리 사업을 추진하는지보다 왜 그 사업이 필요한지, 재정은 어떻게 설계되는지, 수익성과 공공성의 균형은 어떻게 맞추는지, 조직 내부의 준비는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시민에게 납득 가능하게 보여줘야 한다. 신경철 사장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동안 쌓아온 기반을 부정하지 않고 그 위에서 확장하려는 태도, 개발과 생활 서비스를 함께 보려는 시선, 정보공개와 현장 중심 경영을 병행해 온 흐름은 분명 좋은 방향의 요소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이 방향성의 수준을 넘어 구조의 수준으로 안착해야 한다. 좋은 방향은 말로 설명할 수 있지만, 신뢰는 시스템으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용인도시공사가 앞으로 평가받을 기준은 단순하지 않다. 사업 규모만으로도, 단기 재무지표만으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도시공사가 진짜로 증명해야 할 것은 사업을 확대하는 능력과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능력, 공공성과 수익성을 함께 설계하는 능력, 그리고 내부 청렴과 외부 책임성을 동시에 끌고 가는 능력이다. 그 중심에는 사장의 철학과 조직의 실행력이 함께 놓여 있다. 신경철 사장이 쌓아온 현장 점검과 서비스 혁신, 투명성 강화의 흐름이 앞으로 직원 청렴과 내부 책임 경영, 그리고 대형 개발사업의 안정적 추진으로 이어진다면, 용인도시공사는 단순한 사업 수행기관을 넘어 방향이 분명한 도시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공사의 성과는 완공된 건물 몇 동이나 조성된 부지 면적으로만 남지 않는다. 어떤 판단으로 그 공간을 만들었는지, 그 결과 시민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얼마나 책임 있게 관리했는지가 결국 더 오래 남는다. 용인도시공사는 지금까지 적지 않은 기반을 쌓아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기반 위에 조금 더 선명한 원칙과 단단한 내부 체질을 더하는 일이다. 사업은 이미 시작됐고, 변화도 진행 중이다. 남은 것은 그 변화를 어떤 방향으로 완성하느냐다. 지금 용인도시공사가 받아야 할 평가는 ‘얼마나 커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책임 있게 커지고 있는가’여야 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앞으로의 조직 운영과 사업 추진, 내부 청렴과 설명 책임 속에서 하나씩 증명될 것이다.
기자수첩 한마디 "용인도시공사의 다음 단계는 사업 확장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확장을 버틸 수 있는 내부 체질과 공공의 신뢰를 함께 만드는 일이다. 신경철 사장이 그동안 쌓아온 기반이 진짜 성과로 남으려면, 이제는 숫자보다 방향, 속도보다 원칙, 외형보다 책임으로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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