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6.3지방선거 D-83, 정치의 문턱에 선 여성 공천 확대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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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6.3지방선거 D-83, 정치의 문턱에 선 여성 공천 확대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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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여성 후보 30% 권고 규정 실효성 논란
정치권 여성 대표성 여전히 낮은 구조적 현실
지방선거 공천 과정 여성 참여 확대 시험대
뉴스타운 김국진기자
뉴스타운 김국진기자

[뉴스타운/김국진기자] 지방선거가 83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정치권의 관심은 공천으로 향한다. 그러나 공천 논의의 중심에는 늘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다. 바로 ‘여성 정치 참여 확대’다.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여성 공천 확대를 약속하지만 현실의 정치 구조는 여전히 그 약속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반복된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47조 제4항은 정당이 지역구 후보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규정은 강제성이 없는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노력 규정’이 여성 공천 확대를 실질적으로 담보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문제는 이 규정이 실제 공천 과정에서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법률이 강제성을 갖지 못한 채 선언적 규정에 머물러 있다 보니, 선거 때마다 여성 정치 확대를 말하지만 실제 공천 과정에서는 후순위로 밀리는 일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현실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지난 21대 국회의 여성 의원 비율은 약 19%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방 정치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방의회와 지방정부에서도 여성 정치인의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성 공천 문제를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문제”로 접근해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 공천 비율을 맞추기 위해 당선 가능성이 낮은 지역에 후보를 배치하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제도의 취지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여성 정치 확대라는 정책적 목표를 형식적인 제도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결국 여성 정치 참여 확대의 핵심은 공천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의 다양성 확보, 공천 심사 기준의 투명성 강화, 경선 과정의 공정성 확보 등이 함께 이뤄지지 않는다면 여성 공천 확대는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 내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월 27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공정한 기회, 여성과 함께하는 정치의 출발점’을 주제로 여성 공천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공청회가 열렸다.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국회입법조사처 송진미 조사관, 숙명여대 강주현 교수, 동국대 박명호 교수, 서울시의회 이효원 의원,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영휘 부회장 등이 참여해 여성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토론회에서는 여성 공천 확대를 위해 법적 강제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정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여성 정치인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정치 참여의 기회 자체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여성 인구가 절반에 가까운 사회에서 정치 대표성이 여전히 낮다는 사실은 정치 구조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성 정치 확대는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대표성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특히 지방정치는 시민의 삶과 가장 밀접한 정치 영역이다. 돌봄, 복지, 교육, 지역경제 등 생활정치의 대부분이 지방정부에서 결정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조건이다.

지방선거 D-83.

정치권은 다시 여성 공천 확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노력’이라는 단어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정치 구조를 바꾸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선거는 결국 선택의 문제다. 그리고 공천은 정당이 어떤 정치를 선택하는지 보여주는 첫 번째 신호다. 여성 정치 확대 역시 그 선택의 시험대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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