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운/송은경 기자] 수원특례시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이어지는 ‘수원 방문의 해’를 통해 관광도시로서의 도약을 선언했다. 목표는 분명하다. 연간 1500만 명 관광객 시대다. 지난해 약 1350만 명으로 추산되는 방문객 규모를 올해 1400만 명, 내년에는 1500만 명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원특례시는 단순히 관광객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머무르고, 연결되고, 다시 찾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이 정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관광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올해는 수원화성 축성 230주년이 되는 해다. 정조대왕이 건설한 수원화성은 단순한 문화유산이 아니라 도시의 탄생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여기에 내년은 수원화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지 30년이 되는 해다.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지 30년이 되는 시점에 맞춰 도시 관광 전략을 다시 설계하는 셈이다.
또 하나의 시간적 흐름도 있다. 2016년 추진됐던 ‘수원화성 방문의 해’ 이후 10년 만에 다시 추진되는 대규모 관광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당시 방문의 해 사업은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을 전국적인 관광지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간한 관광 통계에서도 2016년 화성행궁 외국인 방문객 수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 정책이 실제 방문객 증가로 이어졌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방문의 해 사업은 당시 성과를 다시 확장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다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전에는 관광의 중심이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일대에 집중됐다면, 이번에는 도시 전역으로 관광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행궁동과 화성행궁에 집중됐던 관광 흐름을 도시 전체로 확산시키겠다는 의미다.
수원특례시는 이를 위해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드라마 촬영지 관광 코스를 조성하고, 인기 촬영지에 포토존과 안내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팔달산 회주도로 등 기존 공간을 활용한 체험형 관광 연출도 계획에 포함됐다. 또 행궁마을 주민들이 참여해 운영했던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 ‘수원화성 태평성대’와 같은 지역 참여형 관광 콘텐츠도 다시 확대될 예정이다.
관광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인프라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수원화성 주요 거점과 주변 상권을 연결하는 관광 동선을 정비하고, 관광 안내 디자인을 통일해 관광객이 보다 직관적으로 도시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해외 결제 시스템 확대와 맞춤형 관광 지도 제작도 추진 과제로 포함됐다.
관광 산업을 국제적 흐름과 연결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 관광산업 콘퍼런스와 한·중·일 PD 포럼 등 국제 행사를 통해 관광 콘텐츠 산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와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수원화성을 글로벌 문화유산 관광지로 다시 부각시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문화 행사 역시 관광 전략의 중요한 축이다. 수원특례시는 계절별 문화행사를 통해 관광객 유입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봄에는 만석거 새빛축제와 화성행궁 야간개장이 이어지고, 여름에는 수원화성 헤리티지 콘서트와 세계유산 야행이 개최된다. 가을에는 수원화성문화제와 정조대왕 능행차, 미디어아트 행사 등이 집중적으로 열리며 도시의 대표 관광 시즌을 형성한다. 특히 수원화성문화제를 국제적인 문화축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관광 정책을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관광객 숫자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도시 경쟁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원을 찾는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상당수는 당일 방문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관광객이 실제로 머무르고 소비하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관광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최근 관광 정책에서도 방문객 수보다 체류 시간과 소비 규모가 더 중요한 지표로 언급된다. 관광객이 하루 더 머물고, 지역 상권을 이용하며, 도시 전반을 경험하도록 만드는 것이 관광 정책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관광객 수만 늘리는 정책은 장기적인 도시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날 행사에서 언급된 ‘무장애 관광’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장애인과 노약자, 외국인 등 누구나 이동하고 관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도시 관광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접근성과 편의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관광객 수 증가 정책은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수원특례시는 관광을 도시 미래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보고 있다. ‘시민 체감 수원 대전환’이라는 정책 방향에서도 문화관광 산업은 핵심 분야로 언급된다. 수도권 관광 수요 증가와 외래 관광객 확대 흐름을 활용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원화성 230년의 역사 위에서 시작되는 이번 방문의 해 사업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도시가 아니라 사람들이 다시 찾고 싶어 하는 도시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도시 관광은 축제나 이벤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역사와 문화, 도시 환경과 시민의 삶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지속적인 관광 도시로 자리 잡는다.
기자수첩 한마디는 수원 방문의 해가 관광객 숫자를 넘어 도시의 매력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일회성 이벤트로 남을지는 앞으로의 정책 실행 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하나다. 관광도시라는 이름은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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