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흥갯골축제, 대한민국 대표 관광축제가 되기까지 그리고 그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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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흥갯골축제, 대한민국 대표 관광축제가 되기까지 그리고 그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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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마디 "지역축제가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필요한 조건"
송은경 기자
송은경 기자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한 도시의 축제가 국가 대표를 넘어 ‘연속 대표’로 인정받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2026~2027 문화관광축제 연속 지정이라는 결과는 그 자체로 경사다. 하지만 축제를 둘러싼 진짜 이야기는 숫자가 아니라 ‘왜 반복적으로 선택됐는가’라는 질문 속에 숨어 있다. 시흥갯골축제가 두 번 연속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배경과 그 의미를 찬찬히 들여다 보면, 그것은 단지 잘 만든 이벤트가 아니라 도시의 성찰과 전략이 맞물린 결과물임이 분명해진다.

문화관광축제는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선정한다. 평가 항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전문가 서면평가와 현장평가, 관광객 만족도, 지역사회 기여도, 축제 운영능력, 안전관리체계 등 여러 잣대가 동시에 적용된다. 이 여러 개의 필터를 동시에 통과하지 못하면 한 번도 선정되기 어렵다. 그런데 시흥갯골축제는 이 과정을 반복해 통과했다. 이는 단순히 외형적 성장이 아니라 ‘체계적 운영’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인정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시흥갯골축제의 기본 전제는 시작부터 달랐다. 많은 축제가 ‘테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갯골축제는 이미 존재하는 장소 자체를 콘텐츠로 활용했다. 그것도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공간인 ‘갯골’을 중심 무대로 삼았다. 갯골은 도시 외곽의 자연 풍경이 아니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 햇빛과 바람, 물과 생명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축제는 이 공간을 단순한 배경으로 쓰지 않았다. 갯골을 중심으로 한 ‘경험’과 ‘만남’을 만들어냈다.

도시의 콘텐츠가 축제가 되기 위해 요구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장소를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게 하는 기획력’이고, 다른 하나는 그 체험을 안전하고 매끄럽게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다. 시흥갯골축제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켰다. 예컨대 염전을 활용한 야간 콘텐츠 ‘바람에 핀 소금꽃’은 공간을 다시 보게 만드는 장치였다. 낮의 풍경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밤이 펼쳐졌고, 관람객은 그 안에서 단순히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걸어 다니며 체감했다.

이 체험 중심의 접근은 관광객 만족도로도 이어졌다. 몇 회 방문했든, 다시 찾고 싶은 축제를 만드는 힘은 ‘어떤 경험을 갖게 했는가’에 달려 있다. 갯골축제는 공연이나 퍼레이드 같은 일시적 이벤트에 머물지 않고, 관람객이 머물고 싶은 이유를 만들었다. 생태환경 속에서 배우고 즐기는 프로그램은 그렇지 않은 축제와 구별되는 지점을 만들어냈다.

국내외 평가에서도 이 점은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축제콘텐츠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축제콘텐츠 대상’과 세계축제협회(IFEA)의 ‘피너클 어워드’에서 연속 수상한 것은 단지 상이 많다는 의미를 넘어, 국제적 기준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화관광축제 연속 지정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단발적인 성과를 넘어 지속적인 성취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긍정적 평가가 곧 질문을 덮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다. 연속 지정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20주년을 맞은 2025년, 시흥갯골축제는 그동안 축적해 온 정체성과 운영 체계를 한층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그 과정은 쉽지 않다. 축제의 규모가 커질수록 운영 체계와 안전관리, 관람객 서비스의 완성도는 더욱 중요해진다. 각각의 세부 프로그램과 운영과정은 미세하게 설계돼야 하고, 축제가 끝난 뒤의 사후 평가와 환류 과정도 필수적이다.

행정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축제는 시민과 방문객을 하나로 묶는 사회적 장치이지만, 그 뒤에는 인프라와 예산, 안전관리 시스템이 존재해야 한다. 축제를 통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구조는 단순히 관광객 수로만 판단될 수 없다. 지역 상권과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축제가 끝난 뒤에도 지역 주민의 삶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축제는 도시의 일시적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아야 한다.

글로벌 관광축제로의 확장은 또 다른 관문이다. 해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말은 단순한 숫자 늘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방문객이 축제 콘텐츠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와 환경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다국어 안내, 국제 교류 프로그램, 문화적 코드의 해석 등 세심한 준비를 요구한다.

생태 기반 축제의 지속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는 과제다. 갯골은 보존해야 할 자연이다. 관람객 증가가 자연의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계획은 반드시 필요하다. 보존과 이용의 균형은 축제가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조건과 일치한다. 지금까지 시흥갯골축제가 보존과 활용의 균형을 비교적 잘 유지해 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국제적 수준의 방문객을 수용하는 단계에서는 이 균형을 유지하는 데 더 많은 고민과 기준이 필요하다.

시민의 참여는 축제의 다른 축이다. 시민은 단지 관객이 아니라 콘텐츠의 공동 창조자이자 축제의 주체다. 축제가 지역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어떻게 드러내는지에 대한 질문은 시민 참여 없이는 답하기 어렵다. 축제가 지역 브랜드로 자리 잡을 때, 그 중심에는 시민의 일상과 기억이 존재해야 한다.

이 모든 질문에도 불구하고, 하나는 분명하다. 시흥갯골축제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축제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단지 성공을 반복하는 축제가 아니라, 성공의 의미를 고민하는 축제로서의 가능성이다. 연속 대표 지정은 그 가능성에 대한 응답이다.

기자수첩의 마지막 줄에서 질문을 남긴다. 지금 시흥갯골축제가 가진 강점은 무엇인가. 그것을 다음 단계에서는 어떻게 진화시킬 것인가. 더 크고 화려해지는 것이 답인가, 아니면 더 깊이 있고 오래 기억될 수 있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답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향후 시흥이라는 도시의 다음 얼굴을 결정할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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