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의 판석을 결구 형태로 조성한 3.5×2.6m 규모의 수조 확인
삼국시대 사찰·구한말 산남의진 의병 전장 기념을 위한 역사문화공간 구축 방안

포항시가 북구 기계면 남계리에 위치한 향토문화유산 ‘안국사지’에 대한 긴급발굴조사를 시행한 결과, 고려부터 조선시대에 걸친 사찰 관련 유구와 귀중한 유물을 다수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국가유산청의 2025년 매장 유산 긴급발굴조사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복권기금을 투입해 진행됐으며, 수해와 도굴 위험이 컸던 유적의 학술 자료를 확보하고 체계적인 보존 대책을 세우기 위해 실시됐다.
발굴 결과 사찰 터 전반에서 건물지와 관련된 유구 32기가 포착됐다. 석축과 기단 등 주요 구조물들은 조선시대 후기 유물과 동일한 층위에서 출토되어 안국사지가 조선 후기까지 운영되었음을 뒷받침한다. 특히 석축 하부에서 이전 시기의 구조물과 소토층이 연속적으로 확인됨에 따라 조선시대 이전의 문화층이 잔존할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과는 대형 석제 수조의 발견이다. 폭 3.5m, 너비 2.6m, 높이 1.3m 이상으로 추정되는 이 수조는 식수 공급이나 취사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바위로 만드는 일체형 수조와 달리, 안국사지 수조는 커다란 판석들을 정교하게 결합한 ‘가구식 구조’라는 점에서 희소성을 지닌다. 수조 하단부에서는 물을 흘려보내는 반원형 유수구 흔적도 뚜렷하게 확인됐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안국사는 신라 소지마립간 시기인 479년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조선 시대 지도인 ‘광여도’와 ‘비변사인방안지도’ 등에도 꾸준히 기록될 만큼 역사적 위상이 높았다.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산남의진 대장 정용기가 이끄는 항일 의병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되었으나, 일본군의 방화로 인해 소실되는 아픔을 겪은 호국 성지이기도 하다.
포항시는 2024년 안국사지를 시 향토문화유산 기념물로 지정한 바 있으며, 이번 발굴 성과를 토대로 유적의 학술적 가치를 정리해 보존 및 활용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안국사지는 삼국시대 사찰의 역사와 구한말 의병 투쟁의 정신이 공존하는 공간”이라며 “이번 조사를 계기로 나라의 평안을 기원하는 대표적인 역사문화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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