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안양시의회 총무경제위원회가 지난 11월 25일부터 12월 3일까지 진행한 2025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안양시정 전반에 걸쳐 구조적인 한계와 과제가 집중 부각됐다. 정책·홍보부터 예산·재정, 고용·경제, 조직·청년, 재난·안전에 이르기까지 “방향은 말하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시정”이라는 비판이 위원회 곳곳에서 제기됐다.
위원회는 먼저 정책 및 홍보 분야에서 “정책의 성과 분석과 환류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각 부서가 연간 수십 개의 사업을 쏟아내지만, △무엇이 효과가 있었는지 △어떤 사업은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하는지 △시민 삶에 실제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를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다음 해 사업계획에 반영하는 과정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특히 위원회는 “정책의 효과성을 검증하고 그 결과를 익년도 사업계획에 연계하는 구조를 갖추라”고 주문했다. 시정 홍보 역시 단순 행사·보도자료 나열이 아닌, 안양시의 중장기 비전과 발전 방향을 담은 ‘시정홍보종합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선 단체장의 공약사업 변경과 관련해서도 “사전 의견수렴과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공약의 변경·조정이 불가피할 수는 있지만, 그 과정이 불투명하거나 일방적이면 시민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예산·재정 분야에서는 ‘관행적 예산편성’이 도마에 올랐다. 위원회는 사업 추진 시 적정 시기를 지키지 못해 연말에 예산을 몰아 쓰거나, 집행률 맞추기에 급급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사례를 짚어냈다.
위원들은 “예산편성 단계에서부터 시정방침을 분명히 반영해 정책이 실제로 구현되도록 해야 한다”며, 해마다 그대로 반복되는 관행적 예산 구조를 손질할 것을 요구했다.
주민참여예산에 대해서도 비판과 제언이 동시에 나왔다. 단순한 소규모 시설 정비에 머무르지 말고, △동(洞)별 특성 △지역현안 △취약계층·소외지역의 필요 등을 반영한 ‘문제 해결형 사업’을 적극 발굴하라는 주문이다. 형식적인 주민참여가 아닌, 지역의 변화를 이끄는 참여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고용·경제 분야는 가장 날카로운 지적이 쏟아진 영역 가운데 하나다. 위원회는 “안양시 실업률이 도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의 고용정책이 문제의 원인을 정면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집행부에 다음과 같은 과제를 제시했다. △실업 증가의 구조적 요인 분석 △연령·성별·업종별 구체적 통계 기반의 진단 △청년·중장년·경단녀 등 대상별 맞춤형 대책 △기업 유치·전환교육·재취업 지원 등 연계 전략 마련. 마을공동체·마을기업 사업에 대해서도 “시대적 흐름과 지역 특성을 반영해 공동체의 자생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지원금 중심·행사성 사업이 아니라, 지역 일자리·복지·문화와 연계된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라는 요구다. 소상공인 정책 역시 도마에 올랐다. 위원회는 “소상공인의 실제 수요를 면밀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비슷한 지원사업만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며, 상권별 특성과 상인의 현실을 반영한 ‘차별화된 상권 활성화 전략’을 주문했다.
조직·청년 분야에서는 공정한 인사 운영과 효율적인 인력 관리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위원회는 △인사평가의 객관성 △부서 간 인력 배치의 형평성 △특정 직렬·직위 쏠림 현상 등을 지적하며 “공정한 인사 원칙과 인력 운용 기준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다.
최근 늘어나는 청년 공무원 퇴직 문제도 따로 거론됐다. 안정적인 일자리로 여겨지던 공직에서 청년 공무원들이 떠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조직문화·업무 강도·승진 구조·세대 갈등 등 복합적인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위원회는 “청년 공무원의 이탈은 단순한 개인 선택이 아니라 조직 건강성의 지표”라며, 진단에 그치지 않고 조직문화 개선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관내 대학과의 업무협약은 단순한 MOU 체결에 그치지 말고, 시정 전반의 다양한 사업 참여와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정책, 지역 혁신, 연구·데이터 기반 행정 등과 연동한다면 파급효과가 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재난·안전 분야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농수산물도매시장 지붕 붕괴 사고가 다시 소환됐다. 위원회는 “해당 사고를 계기로 시설물 안전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지만, 여전히 점검·관리 체계에 빈틈이 없는지 꼼꼼히 되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밀·정기 안전점검 업체 선정 과정의 투명성·전문성 확보 △시설물 노후도·위험도에 따른 점검 주기 차등 적용 △동절기 화재 예방을 위한 취약 시설물 선제 점검 등을 주문하며, “단순히 서류상 점검을 넘어 현장에서 위험 요소를 실제로 줄이는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당부했다.
이동훈 총무경제위원장은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된 사항들을 집행기관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조속히 개선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며, “행정사무감사에서 제시된 과제들을 토대로 2026년도 본예산 심사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안양시의 현주소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업률은 도내 최고 수준 △정책은 많지만 성과 검증과 환류는 부족 △예산은 관행 반복 △청년 공무원은 조직을 떠나고 △재난·안전은 사고 이후에야 관심을 받는 구조 등 총무경제위원회가 던진 과제를 안양시가 어떻게 정책과 예산, 조직개편과 현장 변화로 연결해낼지에 따라, 내년 이맘때 열릴 행정사무감사의 평가 역시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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