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공천 개입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명태균 씨의 일성은 조금 놀라웠다.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아랑곳없이 명 씨는 뉴스토마토와 강혜경 씨의 폭로를 거짓의 산이라 비난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는 “노란 안경을 끼면 세상이 노랗게 보일 것이다”라면서 언론과 정치 패널들을 싸잡아 십상시(十常侍)에 비유했다.
그가 사기 전과가 있건 어떤 과거가 있건, 그런 일은 논외로 하겠다. 그러나 그는 과거 직접 공개적으로 했던 많은 엄포와 겁박, 그리고 일부 사실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는 조사를 핑계로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 창원 지방검찰청에 들어갈 때는 자신이 했던 말들과 이미 드러난 금전적 문제들에 대해서도 일축했었다.
그는 여전히 선출 전 권력자인 선거 후보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검찰청 앞에서도 언론과 국민을 가르치려 하는 ‘스승(?)’의 자세를 버리지 않았다. 과연 지금 그의 훈계를 받을 만한 국민이나 언론이 있을까. 그는 언론을 십상시 편에 두고 자신은 충신의 편에 서서 국민 여론과 맞짱을 뜨고 싶은 것 아닌가.
누구나 범죄 혐의를 받으면 억울하고 화가 난다. 지금 명 씨의 꼿꼿한 분노는 그런 게 아니라고 나는 확신한다. 왜냐하면 도인(道人)이나 스승처럼 행세하다가 바닥이 드러났을 때에도 역시 화가 나는 법 아닌가. 적어도 이 둘 중 하나다. 왜냐하면 그가 화를 내야 할 이유나 국민을 가르쳐야 할 하등의 이유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추(反芻) 능력이 부족한 탓 아닐까.
국민은 언론이 씌어 준 노란 안경을 끼고 있는 걸까? 그래서 세상을, 아니 명 씨를 노랗게 보고 있는 걸까? 아니면 별일 없는데 온 국민이 그에게 비난과 비판을 퍼붓고, 대통령마저 공개 사과를 했다는 말인가?
이 문제는 명 씨 한 사람만의 신념으로 정의하고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적어도 그가 말한 공천의 절차적 실체와 의뢰받지 않은 여론조사의 실체를 밝히고, 그로 인해 그가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받은 대가성 금품 여부를 밝혀야 한다. 판단과 평가는 그 후로 미뤄도 늦지 않다.
이제까지 명 씨가 한 말들과 행적을 보면 그는 높은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 조작된 여론조사 보고서를 내놓고 화려한 레토릭과 극장 전술로 당락 여부에 노심초사하는 후보들을 현혹한 그의 경험이 국민 앞에서 통할 리 없다. 국민은 그의 말에 노심초사하지 않으며 마사지 된 여론조사 보고서도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민은 명 씨가 생각하는 것보다 현명하다.
그는 지금 짙은 선글라스를 낀 채 세상과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건 아닐까.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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