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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시준 이사장^^^ | ||
학교 경영권을 이어 받을 자녀들이 여럿 있지만 자신의 혼을 기우려 가꾼 학교를 명문사학으로 키우고 싶은 열망에서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남공업교육학원 강시준(88. 사진) 이사장이다.
강 이사장이 영남공업고등학교 경영권을 사회에 넘기고 자신과 가족은 머지않아 학교를 떠나겠다고 지난 31일 밝혔다.
강 이사장은 자신의 인생 후반부를 오롯이 쏟아 부어 23년간 정성껏 키워 온 500억 재단을 선뜻 내놓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기업인들의 사회공헌활동조차 극히 인색한 형편에 강 이사장의 사회 환원 선언은 더욱 돋보이는 청량제이다.
기업의 세습화 풍조속에서 나온 일이어서 짐짓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 감동적이다.
"후세들이 교육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23년을 가꿔왔어. 내가 눈감더라도 참된 사람이 내 자릴 넘겨받으면 그 뜻이 이어지지 않겠어?" 라는 강 이사장의 말이다.
강 이사장은 "영남공고를 포함해 500억원 상당의 가치를 지닌 재단 전체의 운영을 사회구성원들에게 맡긴다"고 발표했다. 재단운영권을 쥐고 있는 재단이사회(8명)에 자신의 자녀와 친·인척 등이 들어올 수 없도록 정관을 개정하고, 대신 외부 교육전문가 등을 충원해 학교를 꾸려나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동창회·교직원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만들고, 여기서 나오는 의견에 따라 이사회를 구성해 이사장도 뽑을 계획이다.
현재 그의 가족 중 맏아들(57·대학교수)만 유일하게 이사회에 등록돼 있지만 임기가 끝나는 2011년 7월을 끝으로 이곳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게 된다. 또 후임자가 물색되면 강 이사장도 스스로 물러날 예정이다.
강 이사장은 "사립학교 재단이 설립자 개인 소유물로 인식돼 후손들에게 대대로 물려지고, 또 돈으로 사고파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건학 이념을 이어가기 위해선 교육에 대한 열정과 전문지식을 갖춘 이들에게 물려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시절 벼농사와 사업 등으로 돈을 벌었고, 1986년 학교재단을 설립한 뒤 영남공고(1945년 개교)를 인수했다. 이후 건물 3개 동을 5개 동으로, 학급도 36개에서 57개로 규모를 키웠다. 학교 주변에 벚나무·은행나무 등 1000여 그루를 심었고, 9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빗자루를 들고 교내 곳곳을 청소한다.
강 이사장은 "자식들이 섭섭해 할 수도 있지만 영남공고가 부끄럽지 않은 학교로 영원히 남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아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노(老)이사장의 아름다운 사회환원
이 땅의 크고 작은 어느 사학재단도 흉내를 내어 보지 못한 일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강 이사장은 가족경영으로는 창학 이념을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사로 재직 중인 장남(57.대학교수)을 비롯해 2남6여 8명의 자녀가 건재하고 있을 정도이고 보면 사회 환원은 너무나 뜻밖이다.
강 이사장은 자녀들도 “나의 뜻을 따라 줄 것으로 본다”고 말해 가족 간의 원활한 동의를 숙제로 남겨 둔 상황이긴 하다. 자녀들의 반발이 없다면 영남공고는 조만간 동창회, 이사회, 교사 등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구성해 경영권의 구체적인 사회 환원 방법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영남공업교육재단은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강 이사장의 집념이다. 육영사업에 뜻을 두고 평생 농사일을 해 번 돈으로 1986년 지금의 남구청 자리에 소재한 옛 대성교육재단(대성공고)을 인수해 영남공업교육학원을 설립한 것이 영남공고가 됐다.
남구 봉덕동에서 수성구 만촌동으로 교사를 이전해 인부들과 함께 나무 1천여 그루를 손수 구덩이를 파 심는 등 교내 구석구석에 강 이사장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사회 환원의 뜻을 천명하면서 “대구 시민이 경영을 감시한다면 학교는 더 발전할 것”이라는 말에서 강 이사장의 학교발전에 대한 집념이 읽혀진다.
조만간 강 이사장 자신과 자녀들이 모두 학교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되면 영남공업교육재단은 명실상부한 전문경영인체제로 출범하게 된다. 강 이사장의 용단은 사학을 축재수단으로 영위하면서 세습화하고 있는데 대한 경종이나 다름없다.
작금 물질만능의 우리 사회는 강 이사장의 이 같은 선행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교육재단이든 기업이든 사유물로 생각하는 풍조가 사라져야 한다. 강 이사장의 사회 환원 약속이 사학과 기업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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