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 용산에서는 재개발지역의 영세세입자들이 생계대책을 주장하다 집단죽임을 당한 어처구니없는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강부자 정권이 토목, 건축업자, 건물주, 토지주들을 위해 물불가리지 않고 신속하게 권력폭행을 휘두른 사례며, 부당하고 불합리한 법규를 금과옥조로 여기며 법률지상주의를 외쳐온 여야정치권(국회의원들의 국회건설분과위원회 선호?), 공무원, 개발사업자의 서민외면하기 공모였고, 또한 출세지상주의, 정권맹종, 한건해결, 조급함에 사로잡힌 경철청장 내정자 등 경찰당국의 과잉진압이 빚어낸 참극이라고 보여진다.
사실 이번 사건의 직접 도화선은 경찰과잉진압과 과잉진압을 불러온 세입자들의 위험한 시위, 행동이었다고 보더라도 우리는 이번 사태의 본질과 배경을 말초적, 피상적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관련하여 이번 사태발단의 근본문제는 자영업 세입자의 영업권과 권리를 지나치게 축소한 불합리하고 부당한 공공용지취득에 관한 손실보상법규와 보상제도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행규정에 의하면 영세세입자들은 생활(영업)터전을 강제수용당하면서도 3개월치의 영업 순손실금과 극히 적은 액수의 시설이전비를 보상금으로 받는다.
이같이 적은 보상금은 단골손님과 영업터전을 잃는 손실에 비해 너무 가혹하게 적은 것이며 그 액수로는 영세세입자들이 새로운 영업터전을 마련할 수가 없다.
사실 공공용지에 수용되거나, 재개발사업에 편입되는 경우 건물주, 토지주는 감정평가에 의해 적절한 재산상 보상을 받게 되며, 순수주거목적의 세입자들은 이사비용과 일정금액의 이전비만 주면 이사가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영업을 목적으로 세들었던 영세자영업자들이다.
정부사업이나 민간주택, 민간개발, 재개발사업을 시행하면서 정부와 사업자측은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기지만 이로인해 내쫒기는 영세자영업자, 세입자들의 고통과 생계는 철저히 외면하면서 법의 잣대만 들이대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용산사태에서 극렬하게 저항한 120여 세입자들 대부분도 1개 영업장에 천만원 미만의 보상으로 내쫒기는 영세업자들이라는 것을 보면 그들의 생계대책이 얼마나 허술하고 미흡했던가를 알 수 있다.
여기에 덧붙여 영세세입자들의 상대적 박탈감, 상실감이 또 다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세입자들에게 매월 월세를 상납받던 건물주들은 엄청난 보상금을 받는 반면 하루벌어 입에 풀칠하는 영세상인들은 대책도 없이 생계수단을 강제박탈당하는 것에 억울한 마음, 상실감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법률과 국회가 건설업자 편이고, 정부와 경찰이 가진자 편인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건설업체, 개발주체에게 영세세입자의 생계를 걱정해 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렇다면 영세세입자들의 설자리는 어디인가?
막다른 곳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무는 법인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 생계의 터전을 억울하게 빼앗기고 막다른 죽음의 길로 내몰리는데 새총에 골프공을 얹어서 쏘는 것은 애교로 봐 줄수 있으되, 화염병을 던진다고 그들이 살인미수자 인가?
사정이 이러함에도 청와대, 여당, 검찰이 사건발생 이후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벼르고 있는 모양인데 도대체 누구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인지?
또한 국회는 자신들이 만든 법률의 문제점을 애써 외면하고 있으며, 언론, 시민단체는 하늘에서 금방 내려온 사람들처럼 현 정권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아무리 자본주의, 시장경제국가이지만 이렇게 서민을 죽이면서 까지 부자위주의 정책을 펼친다면 공산, 좌파, 남노당 이념이 서민속으로 파고 들 빌미를 준다고 생각된다. 그리되면 대한민국은 지난 10년 전철을 밟고 미래는 암담하다 할 것이다.
무분별한 폭력노조, 하향평준화, 대책없는 나눠먹기, 게으른 좌파이념도 경계의 대상이지만 가진자(5%)에게만 유리한 법률과 제도는 더욱 잘못된 것이다.
사실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켜 준 표심이 모두 강남부자들은 아닐터, 그들중에는 영세업자들도 많고 또한 이번에 죽임을 당한 세입자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국민들도 있을 것이다.
용산사태와 같은 영세세입자들의 고통과 억울함은 지금 대한민국에 널려있으며 끊임없는 진행형,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정부차원에서 이를 제도적, 정치적으로 해결하지 않고는 제2, 제3의 용산사태가 재발하지 말란 법이 없다.
그러니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하루속히 법률(공공용지취득및손실등의 보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제도를 보완해 힘겹게 하루를 살아가는 서민들이 억울하게 재산상 손실을 당하거나 무고하게 죽임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이명박式 한건주의 팽배...보수세력 자정 메커니즘 작동할까?
2009년 01월 21일 (수) 19:39:48 이진우 칼럼니스트
정말 타이밍 상으로 놓고 볼 때 최악입니다. 지난 해 초반부에 국보 남대문이 불에 탄 데 이어 올해 초반부 또한 서울시 한복판에 있는 용산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7명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둘 다 인재(人災)에 해당되지만 남대문이 미필적 고의에 의한 것이었다면 용산 참사는 명백한 과잉진압이자 업무상 과실치사 행위에 해당됩니다.
이를 진두지휘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해 파면이 아니라 구속수사 해야된다는 주장이 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도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구속수사 쪽으로 거세게 여론을 몰고가야 최소한 파면이라도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김석기 청장이 파면 또는 구속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해서도 퇴진 압력을 강력하게 행사할 수 있습니다. 야당이 이같은 대형 호재를 놓칠 리 없지요.
그런데 진짜 심각한 것은 다른 데에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용산 뉴타운 개발사업은 크게 조합, 시공사, 관할구청, 세입자라는 4개의 당사자가 존재합니다. 지금까지 시행된 수많은 재개발 사업 중 세입자의 반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그만큼 조합-시공사와 세입자 간 이해관계 충돌이 극심할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원만하게 해결되는 것이 근본적으로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관할 자치단체가 중재 노력을 하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의 효과적 압박수단으로 공권력이 동원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공권력은 압박이 목적이지 진압이 목적일 수 없습니다.
조합과 시공사 쪽에서 세입자를 쫓아내기 위해 공권력을 쉽게 동원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세입자에 대해 원만한 타협안을 제시하거나 현실적으로 허용된 법적 제도적 압박을 통해 세입자와의 명도절차를 진행해야 할 책임이 조합과 시공사 쪽에 있기 때문입니다. 조합과 시공사 쪽에서 볼 때에 세입자가 눈엣가시 존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입자의 저항행위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닙니다. 이들은 보상을 받을 권리를 정당하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화염볌 투척 등 공공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는 불법이지만 생존권을 위해 저항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관할 자치단체와 경찰의 역할은 조합-시공사 및 세입자 사이에서 중재 및 갈등 조정을 위해 노력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별도로 처벌하는 2중구조를 갖고 임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번 용산 참사에 있어서 이와같은 관할 자치단체와 경찰의 역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서울시와 용산구청은 갈등 조정을 위한 어떠한 중재 역할도 하지 않았으며, 경찰의 경우 불법행위자에 대해 선별적으로 압박하면서 질서파괴 행위를 차단하는 것에 목표를 두었어야 하는데 철거민 해산에 초점을 맞추어 진압작전을 감행했습니다. 이것은 조합-시공사와 세입자 간 갈등구조에 있어서 명백하게 강자의 편을 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경제행위 주체 간 갈등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그 과정에서 공권력을 남용한 것에 해당됩니다.
바로 이 부분에 이번 용산 참사가 갖는 폭발성이 존재합니다. 가뜩이나 "고소영 정부", "1% 정권" 등 부자와 기득권층을 위한 정책에 올인한다는 비판을 들어온 이명박 정부가 부자와 서민 간 대립 구조 속에서 명백하게 부자 편을 들었고, 그 과정에서 힘없는 서민의 목숨이 희생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만큼 선악구도가 명백하게 드러나는 것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땅주인과 시공사가 강자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없거니와 철거민이 약자라는 것을 인식 못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흑(黑)과 백(白)을 혼동할 여지가 전혀 없는 사안입니다.
시계 추를 20여년 전으로 돌려 1987년 서울대생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당시로 돌아가보면 경찰과 검찰은 처음에는 "탁 하고 책상을 내려치니 억 하고 갑자기 죽었다"는 얼토당토 않은 팩트를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부검의사의 양심선언이 나오고 이를 언론이 집중 보도하면서 결국 사건의 전모가 밝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당시 치안본부장(현 경찰청장)이었던 강민창이 구속되었고, 노신영 총리, 장세동 안기부장, 고건 내무장관, 정해창 법무장관 등이 줄줄이 경질되었습니다. 그리고 1월 중순에 터진 박종철군 사건은 결국 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이번 용산 참사에 대한 경찰 측 발표를 보면 어쩌면 20여년 전과 그리도 똑같은지 정말 놀라울 뿐입니다. "기동타격대 소속 특수경찰이 투입될 때에 철거민이 화염병을 투척한 것이 화재의 원인"이라는 경착 측 발표는 "탁 하고 내려치니 억 하고 갑자기 죽었다"는 것을 연상케할 만큼 어설프기 그지 없습니다.
생존권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이 그리 쉽게 집단자살 행위를 벌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철거민들과 세입자들의 무수히 많은 저항과 투쟁이 있었지만 그렇게 어이없이 떼죽음을 당한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 투입 당시 경찰과 진압장비를 적재한 콘테이너박스가 건물과 충돌하면서 용접기(문을 강제로 부수기 위한 장비)에서 불이 건물로 옮겨붙어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고대책위와 목격자의 증언이 더욱 신빙성을 갖는 것입니다.
아마도 신임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고향 선배인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 크게 한 건을 해서 더욱 인정받으려는 욕심이 앞섰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같은 고향 후배로서 이명박 대통령의 성향을 너무도 잘 아는 김석기 청장은 은평, 강동, 송파, 동작 등 줄줄이 대기중인 재개발 사업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 용산에서 뭔가 화끈하게 본떼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계산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성공했다면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큰 칭찬과 포상을 받았을 것입니다. 결국 그는 충성과 승진만 보았을 뿐 자신의 본분은 망각했습니다.
특히, 백동산 용산경찰서장이 경기지방경찰청에서 특수기동대 운영을 통해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것을 보니 그야말로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어쩌면 이명박-원세훈-어청수-김석기-백동산이 마치 쌍둥이처럼 닮았는지 정말 소름이 끼칩니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껀수"에만 집착할 뿐 자신이 섬겨야 할 국민들은 안중에 없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인식이 모여서 대형참사가 빚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용산 참사는 엄청난 정치적 후폭풍을 몰고 올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소고기 수입과 한미 FTA로 농민들이 반정부 성향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약자를 탄압하는 이명박 정부" 이미지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뇌리에 각인됨으로써 이제 노동자, 대학생, 가정주부, 넥타이부대가 거리로 쏟아져나오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민심을 등에 업어야만 비로소 처리가 가능한 미디어법안과 금산분리 완화법안을 밀어붙일 명분도 상실해버렸습니다. 더욱이, 3월부터 경기불황의 여파로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한 대학생과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넥타이부대가 거대한 체제도전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면 그야말로 정권의 앞날을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여년 전의 전두환 정권 만큼 통 크고 과감한 조치를 이명박 정부가 취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현재의 민심으로 볼 때에 이명박 정부가 그나마 숨쉴 공간이라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내각총사퇴와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정도를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이 중 어느 것도 이명박 대통령이 신속하게 감행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이재오를 전면에 내세워 "오기 정치"를 추진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박근혜와의 결별도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도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중동 보수언론들의 동요도 심각해질 것이며 이중 1~2개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이명박 정부를 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성난 민심 앞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내각이 무릎꿇고 굴복해야 하는 타이밍인데 과연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나마 20여년전 여당은 6.29선언이라는 작품을 만들어 정국을 정면 돌파했는데 현재의 여당과 청와대는 그럴만한 기획력과 결속력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여권 전체가 지금부터 6월까지 자멸의 수순을 밟아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명박 정부가 집권 이래 최대의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나갈 지 관심있게 지켜볼 것입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보수세력이 과연 자체 정화 및 진화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해 유심히 살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명박 정권은 집권 후 훨씬 더 빠른 시점에 노무현 정권의 총체적 실패를 그대로 답습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