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에 모인 세계 주요 20국(G20) 정상들은 15일(미국 현지시각) 금융감독체계를 대폭으로 개혁하고, 세계 경제성장을 도모하며 복잡한 금융 상품 규제 정책의 신속한 도입 등에 합의했다.
이들은 또 각 국가별 내수부양책도 추진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문제에 협의하고 이를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내년 4월말에 다시 모이기로 하고 향후 실천과제를 골자로 한 정상선언문을 채택했다고 에이에프피(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선언문을 채택한 후 정상들은 ‘우리는 세계 경제 성장을 회복시키기 위해 함께 일하기로 협조하기로 했으며 세계 금융 시스템의 필요한 개혁을 달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경제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G20국가는 1930년대 최악 이래 이번 금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부시 대통령이 모이자고 해 이뤄진 것이다. 이날 회담에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우리가 친 경제성장정책을 취하는 것은 공통적인 이해이며 우리가 하는 것이 무엇이든 우리가 어떻게 개혁을 하든 우리는 이런 간단한 사실을 기반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제 성장이며 이를 위한 길은 자유 자본주의시장이다”고 기존의 자신의 견해를 고수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오늘의 G20 회담은 역사적이다. 우리는 오늘 무역, 금융의 안정 및 경제 확장에 대한 중요한 결론에 이르러야 한다”고 말하고 “거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한 세계는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이번에 해결책을 찾아야 하고, 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행동조치를 취하는 솔선수범을 지도자들이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담에 참석하지는 않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성명서를 통해 “당선자는 G20 정상들이 세계 금융 위기에 대처하는 협조적 기회를 추구하는 매우 중요한 회담이며, 내년 1월 취임 이후 지도자들과 함께 이러한 도전들에 응하기로 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금융 시장과 세계경제에 관한 정상 선언문”을 환영하고 이번 선언은 포괄적인 국제적 공조로 무역 및 투자 보호주의를 피하고 새로운 경제 규제를 포함 미래의 위기를 피하기 위한 시장 규제조치에 대한 미 백악관의 입장을 지지했다.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신흥국가들 및 저개발 국가들에서의 경제적 활동의 영향과 빈곤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 금융 기관들은 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의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G8은 존재할 더 이상의 이유가 없기에 G20 회의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달리 말해 “신흥경제권은 오늘의 세계화된 세계를 고려해야만 한다”고 지적하고 “기존의 다자기구와 국제적 규칙은 역사에 의해 거부됐으며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WB)도 스스로의 문을 활짝 열고 개발도상국으로 뛰어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리가 세계 금융질서, 비즈니스에 대한 세계 규제 및 세계 시장의 감독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우리는 (미국의) 달러 중심의 통화시스템을 공고히 유지해야 한다”며 미국의 입장을 대변했다.
G20 정상들의 장시간에 걸친 회담에서 특히 적극적인 통화, 재정정책과 내수부양책, 그리고 금융시장과 금융감독체제 개편 등이 집중 논의됐으며, 공동 선언문에는 금융 감독, 규제 개선, 금융시장의 신뢰성 제고, 국제적 협력 강화,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 5개 원칙과 47개 중·단기 실천과제가 포함됐다.
이번 선언문은 대단히 원칙적이며 광범위하며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는 있으나 금리인하 공조와 같은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경기부양책도 각국의 실정에 맞춰 개별적으로 시행키로 했으며 유럽이 적극 주창해온 ‘신 브레튼우즈’ 체제에도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해 미흡한 상태로 이번 회담은 마무리 됐다.
선언문에 나타난 G20 정상들이 지적한 이번 금융 위기의 원인들은 ▷ 위험에 대한 적절한 평가 없이 높은 수익을 추구한 투자자들의 위험관리 부실 ▷ 금융 시장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금융 혁신을 따라잡지 못한 정책결정자들과 감독당국 ▷ 복잡하고 불투명한 신종금융상품 ▷ 일관된 거시경제정책과 적절한 구조개혁이 이뤄지지 못한 점 등이다.
따라서 G20 정상들은 앞으로 세계 경제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폭넓고 적극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내수 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정상들은 금융 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규제시스템을 강화하는 개혁 작업을 추진하는데 합의하고, 특히 금융의 세계화 추세를 감안해 국가 간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 기준도 강화하자는데 합의했다.
나아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국제 금융기구는 신흥개발도상국의 비중 확대 추세를 반영한 지배구조에 대한 개선 방향도 마련하기로 하고, 특히 금융안정포럼( FSF=Financial Stability Forum)에 신흥국가들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하고 앞으로 IMF는 FSF 등과 긴밀 협조를 통해 위기대응의 핵심 역할을 맡기로 했다.
한편, 이 같은 중요한 회담에도 불구하고 외신들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WP) 신문은 일단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들까지 포함해 이번 회담에 참가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G20정상회담이 비록 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 조치를 마련하지는 못했으나 세계 경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각국 정상들이 한 곳에 모여 위기에 대한 인식을 같이 했다는 점에 일단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이번 회담은 내년 4월 이전 열릴 후속회담에서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부담을 남기게 됐다”고 풀이하고 “신 브레튼우즈체제’로 불리는 새로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유럽을 중심으로 제기됐지만 이번 공동선언문은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에이에프피(AFP)통신은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세계 금융 질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를 추진했으나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기대만큼 충족시키지 못했다”면서 사실상 미국의 승리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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