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도 계단에서 엎드려 있는 할머니 두 손은 하늘을 향하여 펼쳐져 있다.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고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무심한 발길이 지나 칠뿐 손바닥엔 백원 짜리 동전 몇 개가 놓여있다.
새파란 젊은 아가씨 셋이서 지나간다. 그 중 한 아가씨가 머리에 빨간 머리띠를 맨 하얗게 털이긴 강아지 한 마리를 가슴에 안고 샌 달 소리도 유난하게 딸가닥 딸가닥 계단을 내려간다. 대비되는 현장의 모습에 나는 순간 발걸음을 멈춘다.
애완견이 많아 졌다. 3,4백만의 숫자를 기록한단다. 이 애완견에게 쏟아 붓는 돈은 얼마나 될까? 상상이 안 간다. 전문 병원이 급속히 늘어나고, 애완견 필수상품점이 날로 번창해 가고 있다. 서구문화의 급속한 확산 현상이라고 본다.
개판이라니 정말 개들의 세상인가보다.
자식 3명을 죽음의 길로 내던지고 차디 찬 인정을 원망하며 세상을 등진 사람의 자살소식이 안타까운데 눈시울이 뜨겁다. 바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딸가닥 딸가닥 멀어져 가는 아가씨들 모습, 할머니 손은 하늘을 향하고 있다. 가슴이 답답하다. 갑자기 무기력해지는 나를 내가 보고있다.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 또한 무표정하다. 그저 바쁘게 지나칠 뿐이다. 여중학생 4명이 얼음 과자를 빨며 지나치고 젊은 새댁들 역시 그대로 지나친다. 계단 위에서 한참을 내려다보다가 나는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그 앞을 지나 갈 수가 없을 것 같아서였다.
요즘 갑자기 거리에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내 가슴이 왜이리 허전할까? 욕심 없이 살자 해놓고서, 바람과 구름같이 살다가 가자 해 놓고서.
삼복 중 여름날 땡 빛이 무척이나 따갑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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