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석탄 항구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대동강 물이 녹으면서 석탄을 운반하는 선박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VOA가 22일 전했다.
지난 5일 북한 남포의 석탄 항구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화물선으로 보이는 대형 선박 한 척이 포착됐다.
약 170m 길이의 이 선박은 5개의 적재함을 모두 개방한 상태로 남포 석탄 항구의 동쪽 부분에 자리한 석탄 적재용 부두에 정박해 있었다.
특히 석탄 적재가 상당 부분 이뤄진 듯 주변의 다른 선박과 달리 적재함 내부를 덮은 검은색이 두드러졌다.
이 선박은 이틀 뒤인 7일 자 위성사진에선 적재함 덮개를 모두 닫은 모습이 포착됐으며 10일엔 해당 지점에서 사라졌다.
북한 남포항과 맞닿은 대동강은 올해 1월과 2월 강한 추위로 얼어붙어 선박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가 지속됐다.
그러다 본격적인 해빙이 이뤄진 3월 2일을 전후해 남포항 일대에서 다시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특히 170m 길이의 선박과 별도로 남포 석탄 항구 서쪽 지대에선 3일과 10~12일 그리고 16일 약 140m 길이의 화물선이 정박했다 사라진 모습이 포착됐다.
남포항보다 좀 더 내륙 쪽에 위치한 또 다른 석탄 항구인 송림항에서도 3일부터 약 2~3일 간격으로 선박 2척이 북쪽과 남쪽의 부두에 각각 정박했던 사실이 이번 위성사진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이 중 약 120m 길이의 선박은 5일과 6일 이 자리에 머물다가 7일부터 사라졌다가 15일 같은 자리에 다시 정박해 20일 현재까지 적재함을 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 밖에 좀 더 안쪽에 위치한 또 다른 석탄 항구인 대안항에는 20일 현재 120m 길이의 화물선이 정박해 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71호를 통해 북한산 석탄의 수출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남포항은 2371호 채택 직후 한때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2019년을 전후해 다시 분주해지더니 곧바로 북한의 불법 밀수출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물론 북한 석탄 항구에서 선적된 선박의 행선지는 불분명한 만큼, 이번에 포착된 움직임을 곧바로 대북제재 위반과 결부시킬 순 없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제재 위반을 감시하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매년 발행하는 보고서를 통해 이곳에서 실린 석탄이 주로 중국 근해에서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 불법 거래된 사실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북한 석탄 항구와 더불어 유류 항구에서도 모종의 활동이 재개된 정황이 위성에 잡혔다.
‘플래닛 랩스’의 16일 자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북한이 지난해 건설한 새 유류 하역 시설에 유조선으로 보이는 선박이 정박 중임을 알 수 있다.
전날인 15일이나 이후 열람이 가능한 21일 자 위성사진엔 이 선박이 현장에 없는 점으로 미뤄볼 때 16일 입항해 17~20일 사이 출항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유조선이 정박한 곳은 북한이 지난해 완공한 3개의 새 유류 탱크 지대 앞에 만들어진 접안시설로, 지난해 6월 완성된 모습이 위성사진을 통해 관측된 바 있다.
한편 이번 위성사진에는 기존 유조선 정박 시설과 해상 유류 하역시설에 유조선들이 실제로 정박하는 모습이 확인돼 대동강 해빙기 이후 북한이 관련 활동을 재개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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