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우리 가족들이 부평에 간 이유는 여러가지 입니다. 우선은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큰 처형네 식구들이 애들 방학을 맞아 귀국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집 애들은 남이 오빠, 호준이 오빠가 보고 싶다고 난리입니다. 그런데 초등학교가 방학하려면 아직 멀었기 때문에 차일피일 미뤄왔습니다.
한 번은 올라가봐야지 생각 중이었는데 부평 처갓집으로 부터 "큰 처형네도 오고 그랬으니까, 이 참에 전체 가족 사진을 찍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안그래도 가 볼 마음이 있던터라 "알았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갈려고 하니까 다음 날 새벽에 올 생각에 괜히 긴장이 됩니다. 우리가 사는 곳은 강화에서도 배를 타고 들어가는 '교동'이라는 섬입니다. 오후에 나가면 저녁 7시 막 배를 타고 들어 올 수가 없습니다.더구나 사진 찍는 시간을 밤 9시로 맞춰놨다고 합니다. 그 다음 날 학교 수업에 맞추려면 새벽 5시 반에는 부평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침 7시 반 배를 타고 들어올 수 있거든요. 그런데도 애들은 좋아서 어쩔 줄 모름니다. "너희들, 내일 아침 몇 시에 일어나는지 알어?" 하고 겁을 주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부평에 가서 저녁 먹고 잠시 쉬다가 다른 가족들과 함께 사진관으로 몰려갔습니다. '그냥 찾아갔다', '걸어갔다' 같은 점잖은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사진을 찍으러 간 머리 숫자가 21명이나 되기때문입니다. 올 66세인 장인 어른을 기준으로 해서 좌우에 2남 3녀의 자녀들, 사위, 며느리, 그리고 9명의 손주들이 몰려서서 '팡'하고 사진기가 찍히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다보니 서 있는 자세도 제 각각이고 표정도 제 멋대로 입니다. 이래 저래 사진사 아저씨의 잔소리도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2살짜리 성준, 성훈이의 태도가 가장 불량합니다. 사진 찍을만하면 장난감 가지러 간다고 대오를 이탈했고, 분위기 잡힐만 하면 소리를 지르곤 하였습니다.
어떻게 찍었는지도 모르겠는데 '팡' '팡' '퍽' 그리고 '팡' '팡' 열 번 정도 후레쉬가 터졌는가 싶은데 "이제 다 끝났습니다" 하는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날의 취재열기가 얼마나 격렬했는지는 사진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꽃 병 조각을 보면 알 수 있을겁니다. 아까 '퍽' 소리는 아저씨가 애들을 달래려고 재롱(?)떨다가 실수로 떨어뜨린 '꽃병 깨지는 소리'였습니다.
이렇게 찍은 가족 사진은 크게 확대해서 부평 집 거실에 앞으로도 오랫동안 걸려있게 될것이고, 각 집들도 하나씩 나눠갖게 될겁니다. 그리고 이 사진을 통해서 보름달처럼 환하게 웃는 서로의 얼굴을 지켜보게 되겠지요. 달은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에 살건, 교동에 살건 어디에 살던지 간에 서로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행복하게 살어" 하고 말해주면 얼마나 좋겠어요.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