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임시 금권 '돈표' 극비문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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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임시 금권 '돈표' 극비문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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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악화로 지폐 발행 멈춰…주민들은 불신

아시아프레스가 13일 북한의 ‘절대비밀’ 지정 문서를 입수, 공개했다. 문서는 북한 노동당이 10월 초 발행한 문서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김정은 정권이 결국 지폐 발행을 할 수 없게 됐고 그 대신 임시 금권 '돈표'를 발행할 수밖에 없게 된 사정이 기록돼 있다.

또 주민들이 불신감에 상점과 시장에서 '돈표'를 받기 거부하거나, 깎아서 매매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는 점도 적나라하게 담겼다.

임시 금권 '돈표'란 조선중앙은행이 발행한 임시 금권, 말하자면 '쿠폰'이다. 액면은 정규 지폐 최고액과 같은 5000원. 9월 초, 한국 미디어가 입수한 사진을 통해 밝혀졌다. 발행된 것은 8월부터 9월 초 사이로 추정된다.

그런데, '돈표'는 발행되자마자 주민들로부터 불신을 사고 있다. 북부 지역에 거주하는 매체의 소식통은 10월 말 현재 북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나라의 돈도 믿을 수 없는데 '돈표' 같은 거 누가 믿겠는가. 장사꾼들은 되도록 안 받으려고 한다." (함경북도)

"'돈표'를 두고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 그래서 5000원권을 현금 4000원 정도로 깎아서 매입하는 환전상이 나오고 있다. 그들은 아직 현금을 가진 기업과 기관에 들고 가서 연줄을 이용해 현금과 바꿔서 차익을 얻는다. '돈표'가 나와서 나라에 돈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 무조건 중국 위안이나 미국 달러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양강도)

입수한 내부 문서의 일부. 아시아프레스 사진
입수한 내부 문서의 일부. 아시아프레스 사진

입수한 내부 문서는 이렇게 설명을 시작한다.

“당조직들에서는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 2021넌 9윌 24일에 주신 비준과업을 철저히 집행하기 위한 정치 사업자료 《중앙은행돈표를 발행한 국가적조치에 대한 옳바른 인식을 가지고 그 류통과정에 편향이 나타나지 않도록 할데 대하여》를 접수하면 즉시 일군들과 근로자들, 주민들 속에 빠짐없이 침투하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문서는 노동당의 선전선동부가 작성했다.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돈표' 유통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간부와 근로자, 주민을 확실히 통제하라고 선전선동부가 당조직에 촉구하는 내용이다.

애초에 북한 당국은 왜 임시 금권 '돈표' 발행을 단행했을까? 그리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문서는 다음같이 기록했다.

“최근 국가적으로 5,000원권종 중앙은행돈표를 발행하여 기관, 공장. 기업소들의 생산경영활동과 관련한 자금, 일군들과 종업원들의 생활비(급여를 의미),주민들의 저금돈, 은행카드돈 등 여러 공간을 통하여 지출하고있다.”

즉, 당과 행정, 공안 등의 기관과 국영기업에 자금을 투입하고 금융기관의 화폐 유통이 막히지 않도록, 현금이 아니라 '돈표'를 발행한 것이다. 그리고 발행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러나 세계적인 보건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하여 국가적으로 공장,기업소들의 생산과 경영활동에 필요한 현금수요를 원만히 충족시키지 못하니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사업이 지장을 받고있다.국가에서는 화폐류통에서 일시적으로 조성된 난관을 주동적으로 타개하기 위하여 5,000윈권종 중앙은행 돈표를 발행할데 대한 조치를 취하였다”

'보건위기'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을 이르는 말이다.

김정은 정권이 정규 지폐를 발행하지 못한 이유는, 중국에서 종이와 잉크를 수입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10월 중순 "중국에서 종이와 잉크가 들어오지 않게 돼 일시적으로 국산품으로 인쇄하고 있다고 관리로부터 설명을 들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다른 협력자는 "'돈표'는 100% 국산이라고 당국은 설명하는데, 질이 나빠서 일반 종이 같다"라고 말했다. 외화난으로 중국에서 수입이 어려워져서 지폐 인쇄용 종이와 잉크가 바닥났을 것이다.

입수한 내부 문서에는 '돈표' 발행 목적과 용도에 대해, 주민이 보유한 외화와 교환을 독촉하거나 생활곤궁층 지원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다.

김정은 정권은 궁여지책으로 발행한 '돈표'가 주민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자 당국은 이를 강권으로 억누르려 하고 있다. 문서는 “모든 일군들과 근로자들,주민들은 중앙은행 돈표를 적극 리용하고 그 류통과정에 사소한 편향도 나타나지 않도록 함으로써 나라의 화폐류통과 사회주의경제건설, 인민생활 향상에 이바지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정권의 궁여지책이었던 임시 금권 발행은, 현재로서는 제대로 제 기능을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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