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도림 역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을 때 안내 방송이 나왔다. " 이 열차는 병쩜까지 갑니다" 그 소리를 듣고 순간 어이가 없었다. 병쩜이라니 왜 발음을 병쩜이라고 하는 건가? 아무 이유 없이 저렇게 말을 되게 해도 되는 건가? 도저히 무심하게 넘길 수가 없었다.
집으로 와서 맞춤법을 열어 놓고 병점이 된소리로 발음하는 경우에 해당하는가를 찾아보았다. 물론 아니었다. ㅇ 뒤에 있는 ㅈ이 된소리로 발음되는 경우는 없었다.
얼마 전의 일이 생각났다. 내가 교과서라고 했더니 시봉이가 '엄마 교과서가 뭐야 교꽈서지' 라고 했다. 마치 나를 언어의 사회성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정석만을 고집하는 사람으로 모는 것이었다. 그 말에 '내가 교과서라고 일부러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세대는 원래 교과서라고 발음 해 왔다'고 하니 깜짝 놀라면서 '정말 그러냐?'고 반문했었다. 이미 자라나는 세대는 '교꽈서'라고 발음하는 것을 정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또 우리 때는 과대표를 그대로 과대표라고 불렀는데 요즘 학교에 다니는 큰 아이는 '꽈대표'라고 말하고 줄여서 '꽈대'라고도 한다.
그렇게 알게 모르게 우리말이 된소리로 변해하는 것도 안타까운데 이건 아직 사람들이 멀쩡히 '병점'이라고 하는 것을 '병쩜'이라고 안내 방송을 하니 다음 세대는 누구나 그 지방이름을 병쩜이라고 알게 될 것이다. 자칫 지명이 바뀔 지경인 것이다. 다행히 신도림 역 안내 요원은 이번 열차는 병점으로 간다고 제대로 말했다.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병점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거다.
그 녹음 방송은 1호선 열차가 가는 곳마다 계속 '병쩜까지 갑니다'라고 외치고 다닐 것이다. 만약 안내요원 한 사람의 잘못된 발음이라면 지금이라도 다시 녹음해야 할 것이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이 가는 곳에 왔다갔다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력을 생각해보면 꼭 그래야 할 것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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