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이 병원을 한 게 뭐야, 그만 둬"
"노조간부나 조합원이랑은 절대 이야기하지 말고 어울리지도 마"
병원 수간호사가 일반 간호사들에게 한 말이다. 서울 은평구 연신내동 청구성심병원에서 이 같은 광경은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한 명밖에 남지 않은 남자 노조원에게는 수시로 시비를 걸어 '왕따병'에 시달리게 한다.
노동조합 구성원의 절반이 각종 정신적·신체적 질환으로 입원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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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월 5일 은평구 연신내역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소속 조합원 등 100여명이 청구성심병원 노조탄압에 대한 규탄집회를 열고 있다 ⓒ 석희열^^^ | ||
노조에 따르면 병원측의 노조 탄압은 1998년 폭력사태 이후에도 지속되었고, 그 양상이 1999년 부터는 일상적인 업무과정에서 개개인을 차별하고 폭행하는 형태로까지 발전하여 탄압의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측은 노동조합원들에 대해 직접적인 폭언과 폭력은 물론이고 드러내놓고 행해지는 감시와 승진차별, 차별적인 업무의 과부하를 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회식자리에 끼어주지 않기, 인사해도 받지 않기, 부서내 '왕따' 유도 등 일상적으로 끊임없이 스트레스와 압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처럼 일상업무와 활동 속에서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인권침해와 탄압으로 노동조합 소속 직원들이 불안과 긴장, 초조, 분노, 공포, 우울, 소화불량, 변비, 어깨 결림, 두통, 불면 등의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는 등 노조원들의 정신적, 육체적인 건강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때 최고 180여명에 달하던 조합원들이 현재는 20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 중 10명이 지금 신체적·정신적 질환으로 입원 및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4일 정신과 전문의 배기영 박사의 '청구성심병원 노조원 정신과 검진결과 종합소견서'에 따르면 총 14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임상심리검사와 정신과적 면담을 실시한 결과, 8명(57.1%)에게서 정신과적 질환의 진단이 내려졌다. 이 가운데 7명은 적응장애, 1명은 비기질적 수면장애였다.
배기영 박사는 "적응장애는 이례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뒤 우울이나 불안 반응 등을 보이며, 이전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울 때 붙이는 병명"이라며 "조합원들이 비인간적 탄압을 장기간·반복적으로·직간접적으로 받은 것을 감안할 때, 적응장애의 진단이 대부분인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배 박사는 이어 "건강을 단순히 병이 없는 상태일 뿐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 안녕상태인 바에 비추어 보면, 정신과 검진대상 조합원 모두가 적어도 정신적·사회적 건강상태가 아니었다"며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이러한 비인간적 작업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이 없이는 안정과 치료 후에도 재발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공대위, 이번 사태는 사회적으로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될 일..강력히 대응
병원측, "모르는 일이다" 답변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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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대위는 7일 낮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구성심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와 책임자의 구속·처벌을 강력히 요구했다 ⓒ 보건의료노조^^^ | ||
공대위는 이 자리에서 "건강을 지키자고 만들어진 병원에서 정당하고 사회활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자들이 정신질환에 걸리는 사태, 숨겨져야 할 자신들의 정신질환을 오히려 스스로 폭로할 수 밖에 없는 오늘의 이 참담한 현실을 보며 우리는 다시 한번 이 사회에 정의가 있는가를 묻게 된다"며 사회적 무관심을 질타했다.
공대위는 "우리는 오늘 청구성심병원의 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이것이 단지 그들 병원노동자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임을 주장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며 "이후 청구성심병원 조합원의 건강회복과 문제원인인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사회적 호소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대위는 △노동부는 부당한 노동환경을 강요한 청구성심병원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책임자를 구속·처벌할 것 △근로복지공단은 청구성심병원의 집단산재를 즉각 인정할 것 △청구성심병원은 이미 질환이 발생한 병원노동자들의 치유에 대해 책임을 지고 보상할 것 △청구성심병원은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을 책임지고 만들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기자가 청구성심병원 사용자측의 입장을 듣고자 전화 인터뷰를 시도하였으나 병원측 관계자는 책임자가 자리에 없다는 이유를 들어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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