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 세계에 첫발을 들여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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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마 세계에 첫발을 들여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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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

도대체 내가 왜 아로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내가 아로마란 단어를 접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잡지는 말할 것도 없고, 길거리의 간판이나 잡지에서, 무수히 많이 아로마라는 단어를 접해왔었다. 그러나 단 한번의 예외도 없이 그 단어는 나의 인식 속에 깊이 들어오지를 못했었다.

나는 오히려 아로마란 것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적개심을 보이기까지 했다. 잡지에 나오는 화려하고 관능적인 사진들을 보면서, 이정도의 광고를 내려면 도대체 얼마 정도의 돈이 들어야 하는 건지. 그리고 얼마나 벌어야 그 정도의 광고를 감당할 수 있는지.

여기까지 생각해보면 나는 아로마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오히려 아로마란 것에 대해 일종의 호기심과 선망을 가지고 있지만, ‘못 오를 나무 쳐다보지도 말라’는 말처럼 아예 마음을 닫아 온 것인지도 모른다.

어쨋건, 나는 얼마 전 아로마 강좌에 등록을 했다. 막연히 거부감만 가져오던(선망인지?) 그날따라 우연히 아로마에 관한 기사를 읽어보게 되었는데, 내 눈에 아로마 강좌에 관한 기사가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수강료가 비싸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 이 정도라면! 나는 또 일단 호기심이 발동하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 아닌가. 그 날로 등록을 해버렸다. 정작 문제는 강좌에 참석하는 것이었다. 늦은 퇴근시간에 칼같이 맞춰서 퇴근을 하곤, 저녁까지 거르면서 강좌가 열리는 곳으로 종종걸음으로 달려가도 나는 항상 꽁지였다.

조그만 강의실에 빼곡히 들어않은 사람들 사이를 ‘죄송, 죄송’을 연발하면서 제일 앞자리로 허리를 굽히고 들어가야 겨우 빈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때로는 그렇게 부산을 떨며 앞자리 까지 가도 빈자리가 하나도 없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땐 얼마나 낭패였던지! 다시 창피를 무릅쓰고 뒷줄로 돌아 나와서 발꿈치를 올려가면서 강의를 듣기도 했었다.

덕분에 나는 수강생중에서 제법 유명인사가 되었다. 강의 중간의 휴식시간에 못 먹고 온 저녁도 때울 겸해서 복도에 늘어놓은 과자류를 주섬주섬 먹다보면, 왼 묘령의 아가씨가 희죽 희죽 웃으며 다가와서는 "퇴근이 늦은가 보죠?"하고 묻기도 했었다.

조그만 강의실의 맨 앞줄에 않아서 강사님의 강의를 듣고 있노라면, 감격이 새로웠다. 학교에 다닐 때엔 그렇게 뒷줄에 앉기를 좋아했고, 그것도 모자라서 몰래 빠져나와 놀기를 좋아하던 내가 매번 맨 앞줄에 앉아서 강의를 듣게 되다니!

난생 처음으로 맨 앞줄에서 듣는 강의는 재미가 새로웠다. 특히 강사님의 그 어눌한 말투가 나의 마음을 쏙 사로잡았다. 처음에 생각했던 아로마의 다소 세련되고 우아한 이미지가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나 같은 보통사람이 듣기에 부담스럽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물론 이로마 향유와, 필요한 도구들이 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긴 했지만, 소주값 좀 아끼면 구비하지 못할 것도 없을 정도였다. 내가 처음으로 그런 장비를 한보따리 사가지고 집으로 온 날. 아내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내가 원래 엉뚱한 짓을 잘하긴 하지만 아로마는 좀 뜻밖이었던가 보다.

사실 향유(흔히 오일이라고 한다)와 램프를 책상위에 올려놓고도 막상 불을 켜기가 망설여졌다. 그럴 때 그 강사님이 어눌하고, 다소 멍청한 듯한 표정으로(죄송한 표현이긴 하지만, 나는 그런 느낌 때문에 그 강사님을 무척 좋아했었다), “제가 우연히 아로마를 하게 되긴 했지만 이건 정말 참 좋은 거예요!” 라고 하던 말을 떠올리곤 용기를 내곤 했었다.

집안가득 그윽하고 신비로운 향기를 피워놓고 음미해 보기도 하고, 욕조에 받은 물에 향유 몇 방울을 떨어뜨려 놓고, 몸을 담그면 피로가 절로 풀리는 것 같았다. 하루 종일 긴장하던 몸과 마음이 느슨해지면서 편안해졌다. 그래, 나는 아로마의 풍요로운 세계에 이제 확실히 한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직장에서였다. 항상 호기심이 많은 나는 직장에서 아로마를 사용할 방법이 없는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정작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긴장이 쌓이는 곳은 직장인데, 사람들이 오가는 직장에 내가 좋아한다고 다른 사람의 취향에는 어떨지도 모르는 향을 무작정 피울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연구해낸 것이 ‘자연 발향법’(이건 내가 명명한 이름이다)이다. 소주잔보다 조금 더 큰 조그만 잔에 내가 좋아하는 아로마 향유를 몇 방울 떨어뜨려놓고 그냥 저절로 증발되도록 하는 것이다. 램프로 가열을 하지 않으니, 단 몇 방울의 향유로도 몇 시간 동안이나 그 향이 유지가 되었다. 또 향유의 양이 적으니, 바로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은 그 향을 거의 맞지 못하였다.

그 후로부턴, 나의 직장생활이 한결 윤택해졌다. 아로마 향유가 주는 편안함과 함께, 내가 삶과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나를 한결 풍요롭게 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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