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 '조용한 아침의 나라'를 그리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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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 '조용한 아침의 나라'를 그리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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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원의 인체와 사회(4) 성대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가장 시끄러운 나라'라는 오명(汚名)이 말해주듯 우리나라는 소음 천지임을 부인할 수 없을 터이다. 뚝딱거리는 공사장, 경적소리 요란한 자동차, 거리를 쩌렁쩌렁 울리는 스피커 등.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스트레스성 소리의 대명사는 주위 사람 아랑곳 않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내지르는 '음성(音聲)'이리라. 음주 뒤에 고래고래 지르는 소리는 물론이거니와 멀쩡한 정신으로 공공장소에서 상스런 어휘를 내뱉는 큰소리를 한 번이라도 접해본 이들은 실감날 것.

문명의 이기 가운데 하나인 휴대폰도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데 한몫을 한다. 물론 어느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 강도가 다르지만 말이다. 서울시내 아무 전철에나 한번 올라 보라. 상거래 내용에서부터 연인끼리의 사랑싸움, 직장상사 험담까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교통사고 현장은 또 어떤가. 목소리 크면 피해자요, 작으면 가해자다. 국회의사당 안의 소음은 악명 높기로 익히 알려져 있으니 두말이 필요 없다. 토론문화가 활성화돼 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는 토론장에서도 목소리 큰 사람이 발언 기회를 더 많이 갖는 게 현실이다.

이제 '조용한 아침의 나라'를 기대하는 성대(聲帶)를 만나보자. 위치는 결후(Adam's apple) 바로 뒤쪽. 모양은 휘파람 불 때의 입술 형태. 복잡 미묘한 근육시스템에 의해 통제받는 성대는 낮은 소리를 낼 때는 넓게 열리고, 높은 소리의 경우엔 좁게 닫힌다. 음식을 먹을 때엔 완전히 막힌다.

성대는 큰소리를 자주 치는 이들에겐 염증을 발생시켜 일차 경고한다. 목이 쉬는 현상이 그것이다. 드물게는 종양이 달라붙어 퇴장 명령을 내리기도 한다. 소리는 성대의 개폐 정도와 성대 가장자리에 있는 진동대(振動帶)의 팽팽한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비명소리의 경우 낮은 소리 때보다 진동대가 약 6mm 더 펴진다. 특히 능란한 오페라 가수의 경우 최대 13mm까지 펴진다는 보고다).

성대가 내는 오리지널 소리는 둔탁하다. 고운 소리로 다듬는 작업은 입술과 혀, 비관(鼻管), 구개(口蓋) 등의 몫이다. 때와 장소를 가려 입술을 열어주자. 구약성서에 의하면 지혜로운 사람의 혀는 좋은 지식을 베풀지만, 미련한 사람의 입은 어리석은 말만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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