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 됐네-3.1절 공동 기념 걷어찬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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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 됐네-3.1절 공동 기념 걷어찬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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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해온 3·1절 100주년 남북 공동 기념행사가 북한의 거부로 무산됐다. 통일부는 21일 북측이 이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으로 ‘여러 가지 상황상 지금 시기에는 어렵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다.

북한 김가 세습 신정(神政) 체제의 경전(經典)이 풀이하는 3.1 운동과, 그 동안 우리 한국의 좌-우가 풀이하는 3.1 운동은 영 다르다는 걸 우선 알아야 한다. 이게 그렇게 다른데도 불구하고 현 운동권 집권 측이 북을 향해 “3.1운동 100주년을 한께 경축하자” 어쩌고 한 것부터가 뭘 몰라도 한 참 모른 코미디였다.

북은 3.1운동 자체를 높이 평가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격하시켜왔다. 3.1 운동은 이른바 ‘부르주아 민족주의’ 명망가들의 한심한 비(非)혁명적 움직임이었다는 것이다. 오직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주도하는 반제(反帝)-반봉건(反封建) 민족해방-계급해방의 혁명적 세계관에 따른 무장투쟁-폭력투쟁만이 올바른 노선이라는 이야기다.

이 교설(敎說)에 따르면 민족대표 33인이 태화관에 모여앉아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고 일제 경찰에 연행당한 방식은 진정한 혁명투쟁이 못 된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부르주아 민족주의자’들의 한계라는 것이다.

이래서 한국의 좌파 역사학계는 33인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에 호응해서 전국적으로 일어난 노동자 농민 하층민들의 후속적인 궐기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들을 내세웠다. 이래서 남쪽의 좌파들도 3.1 운동보다는 그 이후에 만주에서 있었던 일련의 무장투쟁 쪽으로 관심의 초점을 옮겨갔다. 그러면서 33인 중 일제 때 훼절한 일부를 격하시키기도 했다. 김원봉 같은 인물을 갑자기 전면에 등장시킨 것도 그런 관점변화의 한 장면이었다.

그러다가 남쪽 좌파들은 3.1 운동의 새로운 효용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1948년 8월 15일에 세운 대한민국의 정통성-정당성을 허물기 위해서는 1919년에 세운 김구 등의 상해임시정부의 정통성-정당성을 일부러라도 한껏 추켜세우는 게 한 가지 썩 좋은 꼼수라는 데 착안한 것이다.

이래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 더불어 하는 ‘우리민족끼리’도 새삼 드높일 겸, 1948년의 대한민국도 물 먹일 겸 해서 북에 3.1운동 100주년을 함께 경축하자는 꾀를 낸 것이다. 그러나 이 꾀는 북한의 거부로 무산되었다. 쌤통이다.

북은 반세기 동안 주민들의 뇌리에 주입해 온 “3.1 운동은 웃기는 장난이고 오직 김일성의 무장투쟁민이 유일한 민족해방의 길이었다”는 신화를 도저히 허무를 수가 없었던 것이다. 평양도 상해임정으로 1948년의 대한민국을 물 먹이는 아이디어는 나쁠 게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건 남쪽 안에서만 해야지, 북을 끌어들이는 것은 곤란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북의 김정은 입장에서는 독립운동사와 관련해 허리를 90도로 굽혀 절을 할 대상은 김일성 김정일뿐이지, 다른 어떤 대상을 향해 그러는 건 ‘고사포로 콩가루 만들’ 역적행위가 될 것이다.

이걸 모르고 북에 뭐, 3.1운동 100주년을 함께 경축하자고? 무식한 친구들, 북한을 모르는 남한 좌파, 이래서 북노당 마음속에선 적화통일 되면 모조리 폐기처분 할 대상일 것이다.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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