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시장이 황금알을 낳고 있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논술시장이 황금알을 낳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문의 가치를 실용성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다

^^^▲ 논술고사를 치르고 있는 수험생들^^^
얼마 전에 전국의 대학 교수들이 모여서 인문학의 위기를 토로하는 시국선언문 같은 것을 발표했었다.

인문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내용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이 경시된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초 과학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와 비슷한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인문학이란 문학과 역사. 미술과 음악. 종교와 철학을 총괄적으로 지칭하는 분야이다. 이는 인문학이 인간다움을 만들기 위한 학문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문학을 그 속성상으로 바라보면, 변화하는 세상에 재빠르게 적응하지 못함으로써 시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학문으로 보게 된다. 이러한 속성에 기인한 것이 실용주의적 사고관이다.

일반적으로 실용주의는 현재의 삶에 직접적으로 효용을 주지 못하는 형이상학적이고 관념적인 사고를 거부한다. 따라서 가시적인 이익을 주지 못하는 인문학은 저평가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인문학의 가치를 실용성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지금 사회일각에서는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혹자들은 인문학이 위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논술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 이유는 학생들이 진학하기 위해서 필요한 실용성 때문이다. 논술이 인문학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밑바탕이 되는 글이다. 논술은 개인이 가지는 가치관을 논리적으로 표출하는 글이기 때문이다.

지금 논술 시장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지고 있다. 입시를 앞둔 고교생들은 물론이고 초등학생들까지 논술공부가 일반화된 지가 오래되었다. 금년도의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04년 63개이던 논술전문학원이 465개로 늘었다.

통계자료에 잡히지 않은 골목의 논술학원들을 합치면 그 숫자는 엄청나게 많다.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될 정도로 많은 논술학원들이 지금 판을 치고 있다.

이에 가세하여서 강남에서는 유치원 아이들까지 논술을 가르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쁘고 고달프다. 해외어학연수도 다녀와야 하고 다른 과목도 공부해야 한다. 더욱이 서울의 유명대학이 논술비중을 높이면서 논술학원은 절정에 오른듯하다.

강남의 유명 논술강사는 억대 연봉을 받기도 한다.

스타강사가 CEO로 변신할 수가 있어서 젊은 인재들이 논술학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유명 교수가 대학을 버리고 강남의 논술학원으로 달려가기도 한다.

더욱이 2003년도부터 고시에 ‘공직적격성’ 평가방법으로 통합 논술형의 시험이 도입되면서 그 열기가 더욱 거세졌다. 앞으로는 7-9급 공무원 시험에도 확대될 예정이라고 한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지 시장 역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논술과 관련이 있다. 각종 매스컴의 광고란에도 논술에 대한 소개 글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온다. 그 내용이 매우 고혹적이다.

2007년부터 고교 신입생부터 교과별 독서활동을 학생부에 기록한다고 광고한다. 대학 입학 전형에 활용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차근차근 독서의 비중을 넓혀가야 한다는 각종 독후감 길라잡이가 소개된다. 논술능력의 향상과 독서토론에 자신감을 갖도록 만들어 주겠다는 요술방망이 같은 광고들이 판을 친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드려다 보면 별로 신통한 것이 없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전’이라는 작품들을, 조금 지명도가 있어 보이는 사람들이 쥐락펴락 써 놓은 것들이 전부다.

그래서 한쪽에서는 논술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전교조에서는 논술과 면접이 당락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학별 본고사 부활과 다름없는 입시안이라는 점을 들어서 철회할 것을 요구했었다.

전제한 내용들을 살펴보면 인문학이 위기라는 말에 다소 의아심을 갖게 된다. 대학에서조차 공무원시험과 취업준비를 위해서라도 논술과 관련한 인문학 공부를 하게 되면, 지금의 인문학이 위기라는 말에 더욱 공감하지 못하게 된다.

지금의 현실로 보면 논술 시장이 황금 알을 낳고 있어서 인문학의 실용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