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국주의조차 항복시킨 원폭의 가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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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국주의조차 항복시킨 원폭의 가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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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협박할 때 우리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히틀러가 자살하고 독일이 항복한지도 석 달쯤 지난 1945년 8월 6일 아침...맑게 갠 히로시마 상공에 나타난 B-29 폭격기 두 대.

8시15분 3개의 낙하산에 매달린 물체가 천천히 낙하하는가 싶더니 돌연 엄청난 섬광과 굉음 그리고 뒤이은 폭풍과 화재가 도심을 삼켜버리면서 20만 명의 무고한 생명이 사라졌다.

9일엔 나가사키에 두 번째 폭탄이 투하됐다. 투르만 미국대통령은 그것이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임을 밝히고 일본이 항복하지 않으면 원폭 공격을 계속한다고 천명했다.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고 만주와 중국본토를 침략하고 동남아를 유린하고...그 훨씬 전에 조선을 병합한 전쟁범죄자 일본도 지금껏 원폭 사용을 “용서할 수 없는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비난하고 있다. 당시 아사히신문은 “인도(人道)를 무시한 참혹한 신형폭탄”이라고 보도했다.

사실 일본이 역사상 최초이자 아직까지는 유일한 원폭의 희생자임에 틀림없지만 인류의 상식적 양심은 군국주의 일본이 미국의 원폭 사용을 비난할 염치는 없다고 단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입증된 핵폭탄의 가공할 위력은 인류 공멸에 대한 공포 때문에 그 이후 지금까지 누구도 핵무기를 실전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제해 왔다. ‘No More Hiroshima’는 핵무기 사용을 저지하는 반전(反戰) 평화운동의 상징적 구호가 됐고 핵확산금지는 거부할 수 없는 염원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은 원폭으로 죄 없는 민간인을 대량 살상했다는 불명예를 원죄처럼 안고 있으나 당시 상황은 미국으로 하여금 핵무기 사용을 결단할 충분한 이유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잠깐 과정을 살펴보면 41년 12월 8일 하와이 진주만 기습으로 승승장구하던 일본은 42년 6월 미드웨이 패배 이후 수세로 돌아섰다.

44년 10월 필리핀 해전에서 연합함대가 궤멸하자 당황한 군부는 가미카제(神風)특공대를 투입한다. 옥쇄(玉碎)와 함께 일본 무사도(武士道)의 전형이라는 광기의 비행폭탄 자살 공격은 처음에 미군을 공황상태로 몰아넣었으나 함정 상공을 대공포화의 탄막으로 둘러싸고 특공대가 미군 함정에 도달하기 훨씬 전 먼 바다에서 요격하는 전술을 개발함에 따라 효력은 반감했다.

45년 3월 유황도를 점령당한 후부터 일본 본토에 B-29의 폭격이 본격화되자 일본 육군은 본토결전(本土決戰)을 주창하면서 죽창(竹槍)전법에 의한 ‘1억 옥쇄’를 다짐했다.

45년 4월 오키나와 상륙작전에서 육군과 해군 통틀어 4만 여명의 사상자를 낸 미군에게 있어 일본 본토 상륙작전시의 희생은 피아를 막론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악몽이었다. 오키나와 상륙전에 총병력 55만 명과 군함 38척, 보조함 1140척 등을 투입한 미군은 일본군의 돌격, 옥쇄, 자살 전법에 치를 떨었다.

당시 일본측은 군인 10만, 민간인 15만의 사상자를 냈다. 미국은 미군 피해를 줄이면서 동시에 얄타, 포츠담 협정에 의한 소련 참전을 앞두고 일본과의 조기 종전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원폭 사용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원폭 투하와 함께 8월 8일 일본에 선전포고한 소련이 하루 평균 100km의 속도로 만주를 석권하자 관동군은 1주일 만에 총붕괴되고 말았다. 일본 정부는 14일 늦게 포츠담선언 수락, 무조건 항복을 통보했고 15일 정오 일왕이 방송으로 국민에 알림으로서 2차대전이라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참극은 막을 내렸다. 1억 옥쇄와 죽창에 의한 본토결전을 부르짖던 그 독한 일본 군국주의조차도 원폭의 가공할 위력 앞에서는 손을 들고 만 것이다.

그런데 지금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고 난리를 피우고 있다. 동족을 향할 것이 뻔한 핵폭탄을 갖고 하는 장난질도 치가 떨리는 일이지만 우리를 더욱 안타깝게 만드는 것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겠다고 해도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실감하지 못하는 우리들의 일상화된 무감각이다.

그뿐인가. 한총련을 비롯한 친북좌파들은 “북한 핵실험은 미국이 자초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대책” 운운한다.

그들이 입만 열면 금과옥조로 삼던 ‘반전, 비핵, 평화’ 구호가 무색하다. 주한미군의 전술핵무기를 비난하던 입에서, 히로시마의 인권을 외치던 입에서 북한핵을 옹호하는 자들의 뻔뻔하고 뒤죽박죽인 논리, 그 말도 되지 않는 억지와 자가당착은 참으로 황당하다.

차근차근 생각 좀 해보자. 그들이 핵무기를 소형화시켜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재앙이다. 그땐 우리가 아무리 철통같은 방어망을 치고 또 설사 선제공격을 한다고 해도 서울에 핵탄두 미사일 한두 발을 명중시키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꼭 서울 도심이 아니라도 된다. 현재 우리의 수도권은 어디나 다 인구밀집지역이다. 소형화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면 항공기에 싣고 와 서울에 투하하는 것을 우리가 100% 막는다는 보장도 없다. 사정이 이렇다면 무모하게 호전적인 김정일 군부의 의도에 따라선 서울의 히로시마 악몽이 현실적인 실제상황으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오는 것임을 아무리 둔감한 사람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퍼줬는데...하면서 이제 그들의 몰염치를 탓할 수만도 없이 다급한 처지에 우리는 몰렸다.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에 대한 추궁도 일단은 뒤로 접어두고 우리 살길을 찾아야 할 판이다. 우선은 그들의 핵무기 보유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를 절감해야 한다. 그리고 그 재앙을 피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도 핵을 가져 공포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을 우선 모색할 수 있지만 국제적인 견제나 시간적인 제약 같은 문제들이 따른다. 한반도 비핵화 때문에 철수했던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다시 들여오는 방법 즉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는 것도 한미관계를 파탄으로 몰아간 이 정권에게서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미군의 전술핵무기로 ‘평양 불바다’에 대한 공포를 심어줄 수도 있겠으나 평양과 서울이 단순비교의 대상이 되겠는가 하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수백만 명 굶겨죽이고 눈 하나 꿈쩍 않는 김정일 정권이 ‘서울 불바다’와 ‘평양 불바다’에 동등한 값어치를 부여하겠는가. 그래 해볼 테면 해봐라...하면서 배 째라고 나오면 기(氣)싸움에서 우리가 당할 것은 너무나 뻔하다.

핵무기 보유 선언에 이은 핵실험 천명에 이른 김정일 정권의 핵 공갈 시리즈를 목도하면서 61년 전 히로시마, 나가사키 희생자들의 참상에 우리 자식과 손주들 얼굴이 오버랩 되면서 “이런 무도한 !” 이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사태를 여기까지 오게 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책임이 어찌 무겁지 않다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이문호 칼럼(뉴스앤뉴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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