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반쪽. 잉꼬부부(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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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반쪽. 잉꼬부부(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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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쾌 바랍니다

‘2006 암중모색 희망’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대한 암 협회는 20일 ‘제 3회 암을 이겨낸 가족 수기 공모전’의 수상작을 발표하고 시상식을 가졌다. 100여 편의 수기 중에서 대상작 1편과 우수작 3편이 가려졌다. 우수상을 수상한 신혼의 주부 윤정희(27)씨는 본인이 직접 수기를 썼다는 점에서 매스컴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부모님과 함께 시상식장을 참석한 그녀는 암 투병에 관한 뮤지컬이 상영되자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찍어냈다. 결혼을 불과 한달 앞두고 유방암 2기 선고를 받았던 작년 이맘때가 생각나는 듯했다. 윤 씨는 사귈 때나 투병 중일 때나, 그리고 지금이나 한결같은 남편의 사랑과 도움이 없었더라면 그 지독한 암을 이겨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털어놓는다.

“오늘 아침도 헤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신랑이 부모님 모시고 잘 다녀오라며 항암 치료 때문에 삐죽삐죽 솟아나와 있던 머리를 예쁘게 만져 주었다”며 수줍게 웃었다. 결혼식을 한 달 앞둔 어느 날, 윤정희 씨는 샤워를 하다가 가슴에 멍울이 만져지는 것을 깨닫고는 결혼식을 앞두고 건강검진도 받아볼 겸 병원을 찾았다. 며칠 뒤 병원에서 그녀는 유방암 2기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녀의 아버지는 사위될 사람이었던 이해림(35)씨를 조용히 불렀다. 충분히 상의해서 결혼을 결정하라는 것이었다. ‘사위가 진짜로 마음을 바꾸면 어떡하나?’ 내심 걱정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 윤 씨는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따님은 걱정 마십시오. 제가 곁에서 힘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가 깜박거렸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 때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보통 사람들 같았으면 못했거나 아니면 미뤄졌을 게 틀림없는 결혼식을 이들은 사랑 하나 믿고 감행하기로 했다. 서둘러 혼수도 고르러 다니고, 조직검사를 위해 맘모톱 수술을 받은 자리를 반창고로 붙이고 야외 촬영도 마쳤다. 무리하면 안되었기에 초스피드로 치루긴 했지만, 꿈에 그리던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도 치뤘다.

신은 한쪽 문을 닫으면 또 다른 문을 열어둔다고 했던가. 불행 속에서도 행복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었다. 결혼식을 마친 후 3일째 되던 날, 신혼여행도 미룬 채 그녀는 유방 절제술을 받았다.

“신혼 첫날밤 입으려던 분홍 잠옷 대신 환자복을 입고 누워있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정희 씨는 그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그녀가 암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사랑하는 남편과 부모님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열 두 번도 넘게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주사약 때문에 구토를 하고 자고 나면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질 때, 제가 힘들까 봐 웃기려고 애쓰시던 부모님과 그 모습도 예쁘다며 위로해 주던 남편이 아니었더라면 그 힘든 가시밭길을 쉽게 이겨내진 못했을 겁니다.”자기처럼 행복한 암환자도 없었을 것이라며 활짝 웃는 윤정희 씨. 그녀는 아직 약물치료를 받고 있지만 완치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아니, 암 세포가 다 사라졌다고 믿는다.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는 것이 제일 맘에 걸리지만, 이제 아기도 낳고 건강하게 살아갈 자신이 있어요. 세상 누구보다도 든든한 반쪽이 제 옆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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