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영접-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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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가 어머니의 시신을 발견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형을 찾아 나섰다가 늦게 귀가하던 성호가 왜 그런지 아버지의 묘소를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성호가 묘지에 갔을 때에는 이미 모든 것이 끝나 있었다.

어머니와 형의 죽은 시신 위에 눈이 나려 소복이 쌓여 있었다. 그칠 줄 모르는 눈은 계속해서 모자를 흰 이불로 덮고 있었다. 한 사람의 잘못이 한 가정을 파괴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성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큰 소리로 울었다. 어머니는 아들을 붙들고 싸늘하게 몸이 굳어 있었다.

무엇인지 애절하게 그리워하는 듯한 모습으로 숨져 있었다. 무엇이 그렇게 어머니를 만들었는가, 아들이 무엇인가, 아들을 위해 그렇게 기도하고 용서해 달라고 했지만 남은 것은 당신의 죽음이었다.

형 역시 손에 흙을 만지지 않고 살며 모든 인간의 죄악을 다 저지르며 살았다. 소년이여, 큰 꿈을 가지라고 외치던 선생님도 죽였다. 그리고 ‘라스콜리니꼬프’를 흉내 내며 악어와 그 아내도 죽였다. 가족들을 배반했다. 그리고 작부를 사랑하고 사기와 허욕으로 모든 것은 가지려고 했다.

그런 결과는 결국 모든 것을 잃었고 허무하게 인생을 마감했다. 무엇이 진정 살아가는 이유인가, 사람들은 몇 백 년을 살 것처럼 허세와 욕망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젊은 시절에 노름꾼이 되고 곡식을 심지 않아 거둘 것이 없었다.

소중한 음식을 먹고 입에서는 독사 같은 독을 품으며 거짓과 위선으로 충만하게 살았다. 무엇이 문제인가. 땀 흘려 일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이웃을 사랑하지 않아서 문제이고 힘들여 일하지 않아서 문제다.

모든 것을 쉽게 해결하려고 하고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살려고 했다. 어린 시절에 남에게 영웅이기를 원하고 ‘아랏랏트’처럼 되기 위해 살았지만 하기 쉬운 것을 택했고 노름꾼으로 살았다.

노름꾼은 언제나 남을 속이는 것이 주업이다. 일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을 몰랐다. 돈을 하루아침에 벌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우연성을 위해서 살았다. 기회주의는 우연성을 신봉하지만 확실성을 부정한다.

인간은 우연성을 신봉하면 아무 것도 얻을게 없다.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버렸지만 아들은 어머니를 죽게 했다. 삶과 번뇌, 그것은 어머니에게만 있었고 광호에게는 없었다. 가족들에게는 오직 그늘이었고 불안이었으며 좌절이었다.

형이 일을 저지르고 나면 형제들은 불안에 떨었고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와 주기를 바랐지만 늘 고통이 따랐을 뿐이다. 그러한 고통은 늘 반복되었고 새로운 것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인생은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지만 형은 그것을 몰랐다.

하지만 형은 죽어 가는 마당에서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을 찾았을 것이라는 것을 성호는 믿었다. 똥통에 성경책을 쑤셔 넣던 형에게는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를 잃고 가족과 이별을 했다.

생을 마감하는 것 역시 성인과 악인의 차이는 크게 난다. 무엇을 하다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문제는 모두의 문제지만 생각의 차이에 따라 그 결과는 너무 크게 나타난다. 악인은 악을 낳고 선인은 선을 창조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하다가 죽는다.

영웅이란 무엇인가. 팽이를 잘 만들고 빨간 벽돌을 잘 던지고 싸움을 잘 한다고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러한 것을 잘 하는 형을 영웅으로 보았다. 아이들은 성장하는 동안에 많은 변화를 겪지만 형은 변하지 않아서 실패한 인생을 살수 밖에 없었다.

형은 소영웅이었지만 실패한 삶을 살았다. 순경 앞에서 당당했고 남보다 빠르게 어른들을 흉내 냈다. 사회의 모든 악을 그대로 받아 드렸다. 그것이 과연 누구의 책임인지를 모르게 했다. 하지만 형은 가족의 따듯한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을 올바르게 받아 드리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어려서부터 바른 양육과 교육을 받지 못해서다. 그러나 그것이 부모의 바르지 못한 양육 때문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 형의 문제다.

못된 짓을 하면서도 그것이 잘못하는 일인지를 모르고 남에게 베풀기보다는 빼앗으려 했다. 절대자를 믿지 않으며 자기 자신만을 믿었고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 했다.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을 다 얻는다고 믿었다.

물질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며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버려도 된다고 믿으며 살았다. 거짓과 위선, 사기와 허황된 꿈을 꾸면서 오직 그릇된 삶을 살았다. <죄와 벌>의 ‘라스콜라니꼬프’처럼 의외성과 우연성을 신봉하고 기회주의자가 된 것이 문제가 되었다.

지금까지 읽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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