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에 진짜 혼이 났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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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주에 진짜 혼이 났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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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3호

양주를 마시면 폭탄주 몇 잔 돌리는 것이 당연시되는 문화가 술판에 안착 된지 오래다. 괴상망측하거나 처음 본듯한 혼합주를 선보이면서 이름만 그럴싸하게 붙이면 순식간에 장안에 퍼진다. 맥주 잔에 양주잔이 빠진 폭탄주를 마시고 딸랑 딸랑 머리 위에 흔들어대던 풍경은 옛 것이 됐다. 폭탄주만 해도 30여가지가 넘었고 최근에는 듣도 보도 못한 폭탄주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어찌 보면 주당백과 사전에 없는 것을 어느 주당이 은근슬쩍 만들어 끼워 넣은 것인데도 적잖은 유행을 타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주당백과사전을 개정해야 할 것 같다.

주당문화의 파급효과는 피라밋 조직보다 수십 배 빠르다. 순식간에 전국에 퍼져 나가기도 하고, 심지어는 외국에까지 초스피드로 전파되는 괴력을 지니고 있다.

얼마 전 일이다. 꼭 참석해야 했을 그런 자리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불참하게 됐는데 처음 참석한 모 인사께서 생소한 폭탄주를 돌렸다는 전갈이 왔다. 아폴로 13호라고 하는데 혼이 났다는 것이다.

참석한 주포스맨들의 면면이 그래도 술판을 그냥 지나가라면 서러워 할 사람들인데 한결같이 혼이 났다고 하니 궁금증이 유발되는 것은 당연한 일.

그것도 한 두 잔에 모두 두 손을 들었다고 하니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아폴로 13호는 주당세계서 간간히는 회자됐지만 그래도 대중화되지 않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본다. 따라서 제조법을 공개 대중화하던지 사양화시키던지 둘 중 하나를 택하고자 함이다. 혹시 술을 잘 할 줄 모르는 선생님들께서는 미친놈들이라고 욕 하실지 모르겠으나 알아두면 큰 손해 볼 것 없다고 사료된바 이를 공개 하니 자세히 보시기 바라나이다.

아폴로 13호는 일단 아폴로를 연상해야 한다. 잔이 쌓아진 모습이 아폴로 같다고 해서 창안자가 붙였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가장 밑에 접시를 깔고 그 위에 맥주가 3분의2 쯤 담긴 언드락 잔을 놓고 그 속에 양주를 가득 채운 양주잔을 빠트린다(여기까지는 기본적인 폭탄주와 다를 바 없음). 다시 그 위에 나무젓가락 두개를 얹고 빈 언드락 잔을 올려놓는다. 그 위에 다시 나무젓가락을 놓고 마지막으로 양주를 가득 채운 양주잔을 올린 후 양주잔을 중심으로 맥주를 따른다. 빈 언드락 잔에 술이 가득 찰 때까지 술을 따르면 아폴로 13호 제조는 끝이 난다.

보통 이렇게 제조기법을 이야기하면 "뭐 별 것 아니네"하고 혀를 찰 주당들이 부지기수라고 본다. 그런데 여기에는 조건이 걸려 있다. 누가 가장 빨리 마시느냐 하는 것이다. 서투른 동작으로 술을 흘리면 접시에 남은 것까지 다 마셔야 한다. 정확하게 따지면 폭탄주 두 잔 정도에 불과한 것인데 말보다는 마셔봐야 안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지금까지 가장 빠른 속도는 모 방송국의 모 기자로 7초대를 간파하고 있다. 놀라운 실력임에는 틀림없다. 술에 장사 없고 술판의 객기 또한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는 하나 조만간 한판 붙어 볼 작정이다. 이왕지사 술 이야기 제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마당이니 새로운 타이틀을 그냥 두고 살아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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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페회식 2024-01-31 09:19:28
도혀이햄...?

김진우 2006-08-24 16:20:37
히히히히히ㅣㅣㅣ,새로운 타이틀에 도전 반다시 쟁취하시길,,,,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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