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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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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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이 불 당기던
    가슴에
    날이 선다
    더이상 어쩌지 못할
    거대한 하늘 한 자락
    자꾸만
    나늘 적시며
    비늘을 돋게 하고

    누가
    오늘 이 자리에
    깊이깊이 스며들어
    황톳빛 몸짓으로
    슬픔을 심는걸까
    안면도
    어디를 둘러봐도
    사연 아닌 것 없더라

       - 원은희 '그대를 두고 온 서해' 중에서 -


난향에 취하고 음악에 취하고 파란 하늘에 취하고 보고픔에 취하고 취하고 취하여 어질어질한 가운데 온갖 것들이 안타깝게 그리워진다.

곁에 머물던 것들이 하나 둘 떠날 때면 비로소 잎 피고 지는 소리를 듣는다. 어쩔 수 없이 커지는 가슴의 빈 자리로 아픔이 돋아나고 병이 깊어간다. "고독은 욕되지 않다. 견디는 이의 값진 영광···." 되뇌고 되뇌도 부족한 심사. 타는 그리움으로 목이 멘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어디까지 왔는가. 그는 또 어디에 있고 그들은 또한 무엇을 하는가. 밀리고 밀려 떠내려가고 오고 온갖 정리에 잃어버린 것들. 안타까움에 잠시 가슴이 젖는다.

산에 들에 꽃 피고 새 울며 봄은 오는데 어디까지 왔는가 나의 봄은-.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 게 아니라 세월도 가고 나도 가는 것. 가고 또 가서 어디에 닿든지···.

눈 감아도 보인다. 물살 오르는 바다. 타 오르는 태양. 속살거리는 웃음. 절절히 그리운 그 얼굴들이 말이다.

벌써 잊었는가. 우리들 한때는 아름다웠다는 것을. 점점 무감각해지고 쉽게 잊어버리지만 꿈에도 쫓아오는 그리움이 있다는 것을. 더하여 무지개같은 아름답고 향그런 기다림이 있었다는 것을-.

너무 정신없이 달려온 30여년. 절반쯤은 주어진 삶을, 나머지는 선택한 삶을, 언제나 꼬이고 얽히고 어긋나기만 했다. 끈질긴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는 산다는 것의 불공평한 의미. 자꾸만 덮쳐오는 허망의 꼬리들에 짓눌릴 때면 빛바랜 일기장의 사연들처럼 조금씩 꺼내보며 눈물을 쏟곤 했었지.

나가고 싶다. 훨훨 떠돌고 싶다. 바다의 색으로 비의 때갈로 치장하고 싶다. 적당한 바람에 흔들리고 적당한 사랑에 젖어 스며들고 싶다.

질곡의 삶. 어리석은 꿈에 찌들은 시간들이 후회속에 흩어지고 항상 불평불만쪽에 서서 자족할 줄 모르는 자신이 더없이 한갖되어 보여 우습다.

슬픈 미망에 젖어 또다른 미망에 사로잡히지 않게 내 삶의 무게가 무겁고 힘들수록 정신의 깊이도 크고 질박해지기를 소원한다. 상실의 아픔은 이제 그만. 쉬고 싶다.

비계덩어리의 얼굴 속에 그래도 반짝이는 눈. 그래 그 눈을 바라보자. 믿자. 그리움과 꿈에 젖어 떠도는 나의 영혼을 추스르고 남은 것을 지켜야 한다. 내 남은 여분의 삶을 위해서 말이다.

내일은 또 어떤 빛깔의 그리움이 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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