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6월 경이다. 여야 3당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과의 청와대 만찬회동 후 서울 강남 소재 최고급 룸살롱에서 술판을 벌인 사실이 들통나 곤혹을 치른적이 있다. 술판 한번 잘못 벌였다가 얼굴에 먹칠을 당하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고급 룸살롱 폭탄주 정치' '알코올 국회'니 하는 단어를 꺼 집어내 호되게 야단을 쳤고, 국민들도 기가 막히다 면서 혀를 껄껄 찼다.
따지고 보면 3당 대표가 모여 술 한잔하는 것이야 무슨 뉴스거리가 되겠는가.
문제는 그놈의 술집과 술값이지. 만약 그 집이 허름한 소주 집이었다면 아마도 다음날 아침 뉴스에는 '나라를 걱정하며 소주잔 나누는 3당 대표' 뭐 이렇게 나오지 않았을까 쉽다.
적어도 그날 술값이 600∼700만원 정도 된다니 욕을 먹어도 싸다. 그런데 어째 아가씨 차지비가 1인당 30만원이라니 서민들이 보기에는 부럽다 못해 성질 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사실 정치권에서 물께나 먹어 본 사람이라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정치라는 것이 앞에서는 싸우고 뒤에서는 소주잔을 나누면서 협상이라는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수완이 뛰어나야 탁월한 정치인이 되는 시대도 있었다. 어찌 보면 이런 정치가 더 멋지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요즘 정치는 너무 이기적이고 자기 주관적이고 협상과 타협이 매 말라 있다.
서로 상대방 흠집내기에 혈안에 돼 있고,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지극히 독단적인 행동들을 정치권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저 술 한잔하면서 이야기하면 술술 풀릴 일도 허구한날 아옹다옹이다.
필자는 술 이야기를 통해 정치권이 소란스러울 때 술 한잔하면서 실타래를 풀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하여간 술값과 술집을 뒤로 하고 3당 대표를 잠깐만 검색해 보자. 그날 한 사람 당 줄잡아 폭탄주 5∼6잔 이상 마셨다니 대단한 술 실력자들임에는 분명하다. 소주로 따지면 적어도 두 병 정도는 거뜬히 마실 수 있다고 봐야한다.
또 그들은 누구인가. 우리 나라 정치인을 대표하는 각 당의 대표들이 아닌가. 적어도 술 실력이 이 정도는 돼야 대표라고 하지 않겠는가. 여기에 한술 더 보탠다면 정치를 오래 하다보면 폭탄주는 기본이다. 오죽하면 폭탄주 하면 정치인, 군인, 법조인을 꼽겠는가 말이다.
폭탄주의 매력은 화끈하게 마시고 화끈하게 놀고 깨끗하게 집으로 돌아간다는 원칙이 있다. 그것은 시간이 황금 같은 사람들이 긴긴밤 들러 앉아 술판을 벌일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3당 대표께 준엄하게 한 말씀 올릴까 한다. 이런 일로 3당 대표간 영원히 술자리를 하지 않는 그런 모습보다는 이제부터는 소주잔을 기우리 면서 나라를 걱정해 줄 것을 당부 드리는 바다.
특히 한문과 고사성어에는 누구보다 박식한 3당 대표(의장)께 이런 글귀를 드리고 싶다. 德將無醉(덕장무취)/有酒無量不及亂(유주무량불급란).
이 말은 '덕으로 들고 취하게는 말라/양은 미리 정하지 않지만 난에는 이르지 않는다'는 주고와 공자가 술을 두고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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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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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즘마 여기 탁배기 하나더 안주는 필요없고 먹다남은 김치쪼가리 몇개주쇼
컥~ 취한다 폭탄먹고 취하나 탁배기 한사발먹고취하나 이세상은 빙빙돌고 있는데 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