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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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부는 오뚝이도 한 철이라는 점을 파악 한 듯 그러면 그럴수록 돈을 버는 일에 점점 집착하며 더욱 돈에 대한 애착을 가졌다. 하기야 작부로 일생을 마친다고 생각하면 돈 이상 더 필요한 것이 없는지도 모른다.

얼굴에는 웃음기가 말라가고 점점 부드러움이 사라져 가는 얼굴을 했다. 그러나 작부는 돈을 벌기 위해 남자를 유혹하는 기술은 점점 능숙한 요리사처럼 완벽해져 갔고 돈 있는 자를 유혹하고 같이 잠자리를 하는 대가를 많이 받아 내는 일에 몰두 했다.

그런 작부를 형이 좋아하며 따라 다녔다는 것은 사실상 문제가 많았다. 돈이 없으면서 그를 사랑한다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질 못된 것이었다.

형은 순진한 숙맥에 불과할 뿐이지만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쫓아 다녔다. 그래서 바보처럼 늘 문제가 되었고 형은 작부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작부에게 놀아난 것에 불과했다.

작부는 성호를 보았지만 별로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대했다. 그 이유는 돈과 관계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성호 역시 아무 말 없이 작부를 쳐다보기만 했다.

작부는 분주히 자기 일만 했다. 술장사를 하기 위한 준비를 매우 능숙하게 하나하나 점검하며 챙기고 확인하는 듯 했다. 내실에서 옷을 고쳐 입고 화장을 다시 하는 듯 했다.

화장을 마치고 작부는 일하는 아이에게 몇 가지의 안주 거리를 시장에서 사오라는 심부름을 시켰다. 그리고 나서야 안주 한 접시를 천천히 만들어 가지고 성호가 있는 테이블에 와서 앉았다.

“무슨 일입니까?”
“그냥 왔어요. 혹시 무슨 소식이 있을까 해서요.”
“나한텐 무슨 소식이 있겠어요. 인연을 끊고 산지가 오래 되는데요.”
“그렇지만 형은 못 잊어 하는 것 같은데요.”
“글쎄요, 나는 아닙니다. 불쌍해서 대접해 주었든 것뿐이에요.”
성호는 불쌍하다는 말에 울컥 화가 치밀었지만 참았다.

이제 작부는 형과 아무 관계가 없음을 애써 이야기했다. 성호도 그렇다는 것을 안다. 작부는 돈 많은 자를 만나면 결코 그냥 놔주지 않았다. 작부는 아직도 남성들이 찾을 만한 미모가 있으며 다룰 수 있는 저력과 힘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혼자서도 세상을 충분히 헤쳐 나 수 있으며 남자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으며 자기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늘 알고 있다고 했다. 남성이 찾지 않는 날이 오면 어떻게 살 것이냐고 물었다. 작부의 대답은 명쾌했다.

그래서 돈이 필요하고 돈은 그러한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사람들이 기분 전환이라고 말하는 것을 위해서는 돈이 절대적이며 모든 것은 오직 돈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식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대답에 대해서는 때로는 자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 할 때도 있지만 그것은 절대적이 아니라고 말했다. 돈이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얻기 위해서이지만 자식은 그렇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 보았다. 하지만 행복은 돈이 있어야만 가능하고 자식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했다.

작부는 행복은 오직 돈이 있을 때만 가능하며 돈이 없으면 자식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작부의 아버지가 자기를 사랑했지만 돈이 없기 때문에 자기가 작부가 되었으며 돈이 없어서 광부로 일하다가 죽었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가 아기를 낳으면 아버지가 없는 자식이 될 텐데,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작부는 여자에게 섹스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 만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즐겁지 않은 섹스는 고통이 따를 뿐이며 아이를 갖기 위한 섹스 역시 불행을 가져올 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사는 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자식은 필요 없는 것이며 남편은 더욱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행복은 남편과 자식 말고도 찾아보면 다른 것에도 더 큰 행복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자식과 남편을 사랑하며 사는 데 그것이 잘못인가를 반문해 보았다.

그것은 가치 기준이지만 자기의 가치기준은 다르다고 했다. 돈을 버는 이유도 무엇인가 얻기 위해서이며, 돈은 그러한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엇을 얻기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돈을 모으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산다면 짐승과 같지 않으냐고 되물어 보았다.

작부의 대답은 명쾌했다. 어떠한 욕구를 충족하고 나면 다른 욕구가 다시 생기기 때문에 언제나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다른 모든 욕구를 다 채울 수 없기 때문에 항상 현재가 문제이다.

모든 것을 충족했다고 해도 또다시 불만을 가져오므로 굳이 만족을 찾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심리학자 프로이드의 말을 흉내 내고 있었다.

성호는 작부를 다시 보았다. 웃음을 팔며 남성을 유혹하고 돈을 벌었지만 작부에게는 무엇인지 철학적 사고 같은 것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그렇게 엉뚱한 말을 하는 작부는 작부로 살수밖에 없음을 잊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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