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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호는 도망 나와서야 자기가 큰 실수를 한 것을 알았다. 도적질하러 들어간 집에 있는 무인 경비시스템이 갖는 성능에 대해서 잘 몰랐다. 자기가 범인이라고 보도된 것을 보고 놀랬다.

그렇게 쉽게 드러날 줄을 몰랐다. 아무런 사전 계획도 없이 무작정 뛰어든 것이 잘 못되었다. 여인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집을 뒤졌지만 큰 소득이 없었다.

많지 않은 현금을 가지고 나온 것이 전부였다. 무작정 담을 넘게 되어서, 하려고 결심 한 것은 단순히 돈을 훔치고 보자는 것 이외는 아무생각이 없이 일을 저질렀지만 신원이 밝혀졌다.

광호는 숨을 곳을 찾다가 처음 생각한데로 늦은 시간이지만 상규를 만나러 사무실을 찾아갔다. 하지만 사무실은 늦은 시간이어서 인지 굳게 잠겨 있었다.

광호는 할 수 없이 낚시터가 있는 여주 쪽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신륵사가 있는 여주는 바닥이 좁지만 숨기가 편리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관광객이 많고 위장하기가 편한데다가 도망가기가 쉽다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매스컴에 보도가 되고 나서는 어디에 있어도 불안했다.

막상 여주에 있는 먼 친척 벌되는 김씨 집을 찾아갔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내 집에서 나와 강 지류를 따라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옮겨 다녔다.

낚시꾼 복장을 하고 있었지만 때로는 관광객으로 위장하거나 등산을 가는 사람으로 위장하였다. 낚시터에서 멀리 사람이 나타나는 것이 보이면 바로 몸을 숨길 수 있는 장소를 택하여 은신했다.

낮에는 주로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이곳저곳을 배회했다. 그리고 밤에는 적당한 곳을 찾아서 투숙하며 하루하루를 어렵게 보냈다.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변장하고 다니느라고 애를 먹었다.

될 수 있는 한 사람들의 눈에 띠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먹는 것도 주로 라면이나 인스턴트식품으로 허기를 달래야 했다.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멋있는 행동을 하지 못하고 숨어사는 도망자가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를 알았다. 영화에 나오는 악당처럼 비참하게 죽고 싶지 않아서 자수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었다.

늘 불안 한 마음으로 생활을 하다 보니 매우 지쳐 있었다. 모든 것이 귀찮다는 생각을 했다.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아내에게도 미안했다.

평생을 노름판으로만 다녀서 가족들에게도 제대로 해준 것이 없었다. 많은 죄를 짓고 나서야 그것을 알게 되었다. 광호는 이제 의외성과 우연성으로 <죄와 벌>의 ‘라스콜리니꼬프’처럼 범죄의 깊은 수렁으로 점점 빠져들고 있다.

광호는 이제 점점 지쳐 가고 있었다. 모든 것이 귀찮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자수할 생각은 하지 못 했다. 여러 번 경험한 교도소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를 알고 있었다.

광호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사람들이 하나님을 왜 찾는지 알았다. 연약한 인간이기 때문에 기댈 곳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았다.

어머니가 보고 싶었다. 아버지의 산소에도 한 번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대로 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광호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었다.

위험한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전화를 걸기 위해서 절이 있는 곳으로 갔다. 주위에는 별다른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광호는 안심을 하고 전화 부스 안으로 들어갔다. 전화의 다이얼을 재빨리 돌리고 있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조금 떨어진 곳에 한 사람이 광호를 주시하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위험하다는 생각을 한 광호는 전화기를 내려놓고 황급히 전호부스를 빠져 나왔다. 그리고 지면이 있는 상점으로 불쑥 들어갔다.

김 형사는 신륵사에서 광호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광호가 낚시터에 있다는 것을 안 것은 성호가 여주에 내려 올 때부터 미행하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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