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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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호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조금 열어 보았다. 그런데 소리 없이 쉽게 열렸다. 안으로 살금살금 기어 들어갔다.

거실이 정말로 넓었다. 그러나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어느 쪽으로 들어가야 하나 하는 생각에 잠시 주춤거렸다. 문이 여러 개 있고 방의 구조를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여 겁을 먹었다.

거실에 불이 켜져 있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 사람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어둠 속에서 상대를 살피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거실의 불을 껐다.

갑자기 어두워진 상태에서 앞이 보이지 않았다. 숨소리를 죽이며 어둠에 익숙해 질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 얼굴을 가려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엇을 찾아보던 중에 발에 무엇이 차이고 넘어지면서 큰 소리가 났다.

“누구세요, 누가 왔나, 사장님이세요?” 하면서 한쪽편의 문이 열리면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났다. “어 이상하다. 왜 불이 꺼졌지,” 하면서 전기 스위치를 올리는 순간에 광호는 그 여인의 하체를 발로 힘있게 걷어찼다.

여인이 갑자기 어둠 속에서 걷어차이자 비명을 지르며 나가 떨어졌다. 광호는 재빠르게 그 여인을 덮치고 양손으로 목을 누르며 “움직이지 마, 죽여 버린다.” 하며 귀에다 대고 작은 소리로 위협했다.

집에 누가 더 있는지 동태를 살폈으나 아무도 없어 보였다.
“누가 더 있어?”
“아무도 없어요, 저 혼자뿐이에요.”
“거짓말하면 죽인다.”

광호는 다소 안심이 되었다. 아마도 집에서 일하는 여인이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고 식구들은 모두 출타를 하고서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광호는 여인을 일으켜 세우며 다시 물었다.

“몇 사람이 살아?"
“여섯 식구요.”
“되게 많네, 언제 다들 돌아와,”
“올 때가 되었어요.”
“거짓말하면 죽여, 누가 더 집에 있는 것 아녀,”
“아무도 없어요, 저 혼자요.”
“그래, 그럼 됐어,”
“그런데 어떻게 들어 왔어요.”
“어떻게 들어오긴, 보면 모르나, 도둑놈이지,”

광호는 다소 여유가 생기자 비틀어 쥐고 있던 손목을 다소 늦추며 그 여인을 한쪽으로 몰고 갔다. 그리고 어디가 주인 방이냐고 물었다. 겁에 질린 여인은 비대한 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었다.

“난 단지 돈이 필요할 뿐이야, 돈만 챙기면 해치지 않는다. 안내해,”
“안내라니요?”
“금고가 어디 있어, 패물이나 돈이 될 만한 것이 있는 곳을 대,”
여인은 잠시 머뭇거렸으나 할 수 없다는 듯 앞으로 몰리며 주인의 방 쪽으로 안내를 했다.

안방에 들어서자 광호는 여인에게 엎드리라고 했다. 그리고 이불장에서 큰 이불을 꺼내 온 몸을 덮어 버리고 움직이면 죽여 버리겠다고 했다. 여인은 이불 속에서도 벌벌 떨고 있는 듯 이불이 몹시 흔들렸다.

광호는 이곳저곳을 뒤졌지만 돈이 될 만한 것을 발견하지 못하였고 큰 금고가 한 쪽에 있었는데 열 수가 없었다. 마땅한 도구도 없고 여는데 시간을 지체할 경우 외출했던 가족들이 돌아 올 것이라는 불안한 생각 때문에 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급하게 이곳저곳을 뒤졌으나 별로 가져 갈 것을 챙기지 못했다. 탁자 위에 있던 과도를 주어 들었다 그리고 이불을 걷어 올렸다. 숨죽이고 있던 여인은 칼을 보자 몸을 더 떨었다.

“돈이 어디 있어?”
“돈이 없어요, 전 이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라서,”
“누가 네 돈을 내 놓으라고 했어, 주인이 돈을 두는데 말이야"
여인은 눈망울을 굴리며 겁을 먹어서인지 입을 열지 못했다. 다시 돈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라고 했다.

그러나 여인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고 얼이 빠진 듯 서 있었다. 광호는 그냥 말로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과도를 여인의 목에 들이댔다.

그제 서야 주인이 평소에 작은 돈을 넣어 두는 곳이 있다고 했다. 안내하라고 하자 여인은 비대한 몸을 비척거리며 거실로 앞장서서 나왔다. 거실 한쪽 구석에 있는 작은 항아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돈을 저런 곳에 두고 쓴단 말이지,”
“예,”
“참 돈 많은 놈들은 별 짓을 다 하는 군,”
항아리 속에서 지폐 다발이 몇 뭉치 나왔다.

정말로 부자들은 달랐다. 돈이 필요한 가족들은 그 항아리 속에서 가져가고 싶은 돈만큼 각자 알아서 가져다 쓰는 모양이었다. 돈 뭉치와 함께 작은 메모지가 끼어 나왔다.

호기심에 메모지를 들여다보았다. 정말 여러 명의 식구들 이름이 나열되어 있었고 용돈을 꺼내 갈 때마다 적어 놓고 가져가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들이 용돈으로 가져가는 것들이 웬만한 서민의 한 달 생활비를 넘는 돈이었다. 기가 막혔다. 제기할! 있는 놈들은 돈을 항아리에 숫자 개념도 없이 넣어두고 쓰는 판인데 라는 생각이 들자 도둑질 해 가는 것이 무엇이 죄가 되겠나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폐 다발을 호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주방 쪽으로 여인을 몰았다. 서랍을 열자 굵은 노끈이 있었다. 여인의 손을 묶고 입을 주방용 수건으로 틀어막았다.

그리고 엎드리게 한 다음에 안방에서 이불을 가져다가 온 몸을 덮어 버려서 일어나지 못하게 해 놓았다. 그리고 여유 있게 현관으로 유유히 나왔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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