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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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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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언제나 아들이 한 일을 모두 알고 있었다. 사람을 죽인 것도 어머니는 알고 계실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광호는 모든 것을 어머니에게 고백하고 싶었다. 하지만 갈 수가 없다는 생각이 미치자, 한 마리의 연어가 되어 고향을 마음대로 유영해 보고 싶었다.

병들어 있는 아버지도 보고 싶고, 언제나 타인처럼 느껴지든 아내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아버지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한 것을 도깨비에게 듣고서 알았다. 형사가 찾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가족들을 아무 거리낌없이 만나볼 수 있을지를 생각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영화 속에서 도망자는 죽을 고생을 하며 도망을 다닌다. 그리고 언제나 꼬리가 잡히는 것은 가족과의 인연을 끊지 못해서 발각되고 잡히게 된다,

광호는 그 점을 생각했다. 아버지의 병환은 늘 있어 왔다. '설마 무슨 일이 있을 라고?' 광호는 아버지가 의례적인 노환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아무 연락도 하지 안았다. 아버지보다는 어머니가 더 보고 싶었다.

살인자가 되고서야 가족들 모두가 보고 싶었다. 언제나 사람들은 부자유가 찾아오면 자유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된다. 광호 역시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뒤늦게 알은 것 같았다.

노름꾼 탈을 쓴 사람은 귀신처럼 춤을 췄다. 눈구멍을 뚫고 검게 칠한 탈 때문에 더 음흉하게 보였다. 검은 눈으로 노려보는 것 같아 싫었다. 콧구멍을 벌렁거렸다.

"잘한다, 잘해,"
"그까짓 새끼들이 무어 필요해,"
"밤이 낮이지, 낮이 밤이고,"
"옆눈질을 잘해야지,"
"둘하고 일곱은 갑오지,"
광호는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 잘 몰랐다.

선생님을 죽이고서야 알았다. '왜 그때 그것을 몰랐을까,' 코는 높게 보이도록 하고 뺨에는 붉은 색을 칠한 둥근 혹을 붙였다. 입술을 길게 그리고, 황색을 칠했다. 음흉하게 보이기 위해서다.

뭐가 그렇게 신명이 나는지 노름꾼 탈을 쓴 사람은 이상한 소리를 냈다. 몸을 뒤틀기도 하고 한숨을 길게 쉬며 춤을 췄다. 관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소리가 나왔다. 광호는 왜 신명나게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한숨을 쉬는지 몰랐다.

광호는 돈이 거의 바닥이 나가고 있었다. 선생님은 하늘에 있다. 친구를 상급 학교에 못 가게 했다. 어리석은 자는 하늘과 땅을 보지 못한다. 작부와의 사랑도 돈이 없으면 못한다. 사람을 죽이고서야 그 것을 알았다.

살인자는 무엇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율법을 지키는 사람은 악인의 꾀에 빠지지 않고 오만한 자리에 앉지 않는다. 법보다는 현실을 중시했고, 어려운 것보다는 쉬운 것을 택했다. 젊은 시절의 마음과 노인의 마음이 다른 것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노름을 나쁜 일로 보지 않았다. 사기를 치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 누구나 하는 것으로 알았다. 선한 자는 언제나 손해를 보고 악한 자는 없다고 생각했다. 광호는 어린 나이부터 그것을 믿고 살았다. 아버지가 그렇게 말렸어도 고집대로 했다.

노름꾼은 돈으로 연탄을 사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 돈은 노름꾼에게 있어서 한낱 종이 쪽지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힘들여 일해 보지 않아서 돈이 얼마나 벌기가 힘든지도 몰랐다.

일하지 않고 얻어서 귀한 것인지도 몰랐다. 쉽게 잃고 쉽게 따는 판돈을, 무엇 하러 일하고 버느냐는 생각을 했다. 한번만 잘하면 되는데 그까짓 일은 무엇 하러 하느냐는 생각을 하며 노름꾼으로 살았다.

'왜 사람을 죽이고서, 멀리 도망가지 못하고, 작부를 만나러 갔을까,' 작부가 그리워서 이기도 하지만 두려움을 이기려고 해서다. 그래서 멀리 도망가지 못했다.

멀리 도망가지 못하는 것은 노름꾼의 습성이기도 하고 연어의 습성이기도 하다. 작부에게 돈을 주었다. 선생님의 돈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작부는 돈을 보자 활짝 웃으며 면장 아들을 욕했다.

돈을 좋아한다는 것을 확인하듯 광호를 미친 듯이 끌어안으며 좋아했다. 가짜 반지를 줄 때만 해도 만날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약속을 지키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재수가 매우 좋은 날이라는 생각을 했다. 읍내의 살인 사건을 알았지만 말하지 않았다. 작부는 남을 의심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을 실천하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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