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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선거구제' 도입 논쟁에 불을 지핀 지난 2일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연설 장면 ⓒ 연합뉴스^^^ | ||
4월 정치권은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내각제 개헌'으로 뜨거워지고 있다. 물론 중대선거구제와 내각제를 둘러싼 발언들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지난 2일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연설부터 3일 하순봉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국회 대표연설, 그리고 4일 정대철 민주당 대표의 발언까지 중대선거구제와 내각제가 정치권에서 집중 부각되면서 '중대선거구제를 매개로 한 내각제 개헌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이 내각제 개헌의 전제 조건으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현재 노 대통령과 민주당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최우선시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중대선거구제를 반대한 채, '내각제 개헌'만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내각제에 적극 찬성 입장인 자민련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에도 찬성하고 있다.
盧-한나라-민주-자민련, 계속되는 '중대선거구제'와 '내각제' 발언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일 국회 국정연설에서 "특정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3분의 2 이상 의석을 독차지할 수 없도록 선거법을 개정해 달라"며 "이런 제안이 내년 총선에서 현실화되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 또는 정치연합에 내각의 구성권한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중대선거구제 도입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은 또 "이는 대통령 권한의 절반 이상을 양보하는 것"이라며 "나라의 장래를 위해 충심으로 드리는 간곡한 제안이므로 받아들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중대선거구제의 도입은 대통령의 권한을 다수당에 내줄 수 있을 정도로 노 대통령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한편 지난 3일 하순봉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을 대표해 국회 대표연설에 나서, 내각제 도입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차제에 지난 헌정 반세기를 진지하게 되돌아보면서 국가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국가의 기본 틀을 새롭게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며 "권력집중의 폐해를 막고 국정 혼란과 국론 분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모색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4일 정대철 대표는 중대선거구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정 대표는 "지역분할 정치를 종식하고, 지역통합의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며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국회 의석을 독차지할 수 있는 현행 선거제도는 고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심각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대선거구제와 내각제에 대해 자민련도 가세하고 나섰다. 자민련 유운영 대변인은 4일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국회연설에서 지역분할 종식을 위해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주장한 것을 환영한다"고 평했다. 그러나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하순봉 최고위원이 제의한 내각제 개헌에 대한 언급이 전무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 중대선거구에 강력한 의지
노무현 대통령은 누구보다 중대선구제 도입에 적극적이다. '지역감정'의 최대 피해자로서 소선거구제의 맹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노 대통령으로서는 예전부터 이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했다.
특히 지난 2000년 4.13총선에서 다시 한번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낙선한 노 대통령은 이때부터 중대선구제 도입에 목말라했다. 그런 그가 제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이에 대한 칼을 뽑아들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구랍 23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대선거구제 문제는 정치권과 협상하겠다"며 "중대선거구제로 지역적 편중성이 극복됐을 때, 2004년에 소위 과반수 정당 또는 과반수 연합에게 총리를 넘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중대선거구로 영남 지역구도 돌파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은 2004년 총선에서 승리해야만 진정한 집권당이 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노 대통령과 민주당은 1년 여 남은 17대 총선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그러나 노 당선자와 민주당은 현행 소선거구제하에서는 2004년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영남에서 30%에 이르는 득표를 했지만, 전체적인 투표성향은 동서갈등구도를 그대로 보였다. 결국 노 대통령의 대선 출마 명분이었던 지역주의 청산과 국민통합은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따라서 부산출신 노무현 대통령도 깨지 못한 강고한 지역대결구도하에서 '과연 다음 총선에 민주당이 영남의 높은 벽을 깰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자연히 고개가 가로 저어진다.
노 대통령과 민주당은 중대선구제가 도입되면, 영남에서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처럼 30% 정도만 득표할 수 있다면, 전국정당의 모습을 갖추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다.
영남에서 의석을 확보는 수도권에서만 우위를 확보하면, 원내 과반수 의석 확보도 가능하다. 민주당으로서는 투표로 나타나는 지역감정을 획기적으로 완화하면서 의석 증가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1석2조'의 선거구제인 것이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과 민주당은 '지역주의 청산'을 이유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감정에 의한 투표를 지양하고 사표 방지 개선책으로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것이 중대선구제의 도입이다.
한나라당, 국민 여론·이해득실로 고민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중대선구제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한나라당도 큰 이견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중대선거구제 도입으로 인한 이해득실을 계산할 때, 한나라당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선거구제가 중대선거구제이다.
영남에서 노 대통령이 30%의 지지를 얻었지만,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10%의 지지율을 넘지 못하고 있다. 중대선거구제가 될 경우, 영남에서는 민주당에 의석을 내주고 호남에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한나라당 저변에 깔려 있다.
즉 잘못하다가는 '영남에서 내 밥그릇만 내주고, 호남에서는 콩고물도 얻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지역감정 해소'는 국민의 여망이라는 점이 고민거리다. 중대선구제가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양당이 전국정당의 모습을 갖출 수 있는 선거구제라는 여론이 점점 형성된다면, 한나라당도 국민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또한 이해득실을 떠나 정치발전을 위해 중대선구제가 바람직하다는 데에는 한나라당 내에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중대선구제가) 정치발전을 위해 하나의 바람직한 안"이라고 밝힌 바 있고, 서청원 전대표도 '행정구역 개편을 전재로 한 중대선구제로의 전환'을 역설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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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선거구제' 도입 논쟁에 불을 지핀 지난 2일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연설 장면 ⓒ 연합뉴스^^^ | ||
야당 지도부, 내각제 '적극' 희망
하지만 한나라당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으로 인한 영남 의석 감소 우려로 인해, 현행 소선거구제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권력 분산이라는 내각제에 대해서는 구미가 당긴다. 특히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에게 내각제는 집권당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지난해 12월 26일 민주당 중앙선대위원회 당직자 연수에서 "오는 2006년 께부터 개헌 논의를 시작해, 2007년에 들어가기 전까지 논의를 끝내야 한다"며 개헌 의지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내각제든 대통령제든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국민 뜻에 따라야 한다"고 밝혀 모든 권력형태에 문을 열어 놓았다.
여기에 하순봉 최고위원이 3일 한나라당을 대표해 행한 국회 대표연설에서 "권력집중의 폐해를 막고 국정 혼란과 국론 분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모색할 때"라고 밝힘에 따라, 내각제 논의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도 지난 1월 3일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부정부패를 일소하는 권력구조와 원내정치 구현, 지역화합을 위해 다음 임시국회에서 내각제 문제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등 내각제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내각제 실현을 '존재의 이유'로 보고 있는 자민련에게는 '내각제'라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반가운 일이다. 자민련 이인제 총재권한대행은 '개헌 논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월 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파간 합의만 되면 올해 국회 내에 헌법을 개정해 17대 총선을 새 헌법으로 치러 다음 국회 때부터는 책임정치를 해나가는 게 좋다"고 새해 벽두부터 개헌론을 들고 나왔다.
선거구 개정 통해, 내각제 추진
노무현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국정 2기(총선 이후-임기 말)는 '내각제에 준하는 분권형 대통령제'이다. 노 당선자는 국정 1기에 지역구도가 해소되는 것을 전제로 "전제조건이 실현되면, 분권형 내지 내각제에 준하는 국정운영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단지 권력 분산을 위해, 내각제를 받아들일 리는 만무하다. 노 대통령이 약속한대로 2006년 개헌 논의가 시작되려면,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이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중대선거구제를 먼저 받아야 한다. 노 대통령의 "지역구도를 깨주면 대통령 권한도 양보할 수 있다"는 말이 이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이 원하는 중대선거구제와 야당이 바라는 내각제가 동시에 추진되는 게 아닌지 관심거리다.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이 중대선거구제에서도 과반수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기만 하면,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매개로 한 내각제 개헌 논의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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