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죄책감은 그 내용이 완전히 틀렸다.
엄밀하게 말해서 대통령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는 그의 한탄은 죄의식이 아니라 분통터지는 억울함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회창 전 총재의 허심한 반성을 기다려 왔던 것은 그가 권력을 잡기 위해 차떼기 같은 짓도 서슴치 않았을 뿐 아니라 그 아들에게까지도 병역면제라는 특별대우를 누리게 한 것 등을 비롯한 일련의 제왕적 행태들에 대해서이다.
온갖 추문과 추태 속에 낙마를 하고 정계를 은퇴했음에도 오직 대통령자리를 놓친 것만 억울해 하는 이회창 전 총재의 태도는 그가 아직도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어른의 이러한 특권적 태도는 지금 그대로 최연희, 이명박 등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인터뷰에서 이 전 총재는 정계복귀설에 대해 "이미 정치를 떠난 사람으로 다시 현실정치에 나간다든지, 정당에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으나 "완전히 국외자 의 처지에서 바람이 불든 벼락이 치든 오불관언 하며 조용히 지내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사실상 현실정치에 계속 참견할 의지를 보였다.
이회창 전 총재가 죄책감을 가지고 두문불출하는 것은 옳다.
그러나 실재 반성할 것은 외면하고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복수의 칼날을 가는 듯한 태도나 극우대결집을 웅변하는 식의 정치행보를 계속한다면 역시 그의 진정성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으며 구부러진 대쪽으로 역사에 기록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바라건대 자중하고 자중하라.
민주노동당 김배곤 부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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